한국 P&G가 보유하고 있는 고가 화장품 브랜드인 SK-Ⅱ는 한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방사능 유출 사태 이후 화장품 원료 자체가 일본에서 생산된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 데다 반일감정의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더욱 더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다.

올초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일본 화장품 수입규모는 1억8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Ⅱ의 한 백화점 판매원은 “매출을 공개할 수 없지만 예전 만큼 호응도가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SK-Ⅱ가 기존에 고수하던 백화점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홈쇼핑 판매까지 나서자 이 같은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또  SK-Ⅱ는 미샤와의 법정 다툼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올 4월 6일 대법원은 SK-Ⅱ를 판매하는 한국 P&G가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불법행위로 상표가치가 훼손됐다”며 “에이블씨엔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를 출시한 후 2011년 10월 1일부터 “더 이상 값비싼 수입 화장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란 문구를 사용한 TV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또 SK-Ⅱ 에센스 공병을 갖고 오는 고객에게 미샤 에센스 정품을 주는 판촉활동을 전행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 P&G는 “에이블씨엔씨가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유인하고 SK-Ⅱ 에센스의 상표 가치를 훼손시켰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에이블씨엔씨의 광고 및 공병행사가 SK-Ⅱ  고객을 유인할 가능성은 인정된다”면서도 “공병행사는 1개월간 한시적으로 진행됐고 SK-Ⅱ 에센스의 공병을 가지고 오는 소비자에게 미샤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 없이 단지 제품 사용의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리고 “비교 평가의 대상으로 SK-Ⅱ 에센스를 선택했다는 점만으로 그 제품의 인기에 편승해 무임승차할 의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미샤 에센스가 SK-Ⅱ의 모방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결 내렸다. 

이지은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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