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어록인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이건희 회장의 성격이 드러나는 혁신적인 말이다. 이 말은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변화를 강조한 내용이다.

이 선언에 이어 초일류기업으로 가기 위해 그가 제시한 △제조공정 중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 라인의 가동을 중지하는 라인스톱제 △3개월 이내에 고객의 클레임이 있을시 무조건 환불해주는 품질보증제도 등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그는 고위 임원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과감하게 해 나갔다. 실로 우리나라 기업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다.

그 당시 이건희 회장의 이런 혁신적인 모습을 보고 전 국민들이 놀라워하면서 기대와 함께 걱정스러운 눈으로 삼성의 행보를 주시했다.

이는 첫째, 재벌 총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의 제품에 대한 깊은 실무지식과 강약점을 꿰뚫어보는 통찰력 때문이었다. 그리고 둘째, 평소 조용하고 외부에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가 보인 엄청난 추진력 때문이었다.

기업가들이 ‘혁신’이라는 말을 자주쓰는 경향이 있는데 ‘혁’자는 한자로 ‘革’ (가죽 혁)자에 ‘新’(새신)으로 가죽을 벗겨서 몸을 새롭게 한다는 말이다. 이건희 회장의 혁신은 변화를 위한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에니어그램(성격도구 중 하나)으로 분석할 때 이건희 회장의 성격분류는 머리형(Head Types)이다. 이건희 회장의 언행에서 나타나는 많은 정황들이 그가 대표적인 사고형, 머리형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당시 높은 정신적인 건강도(High Level of Development)를 유지하고 있었음을 드러낸다.

LG그룹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동업자 그룹이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동업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알 것이다. 57년간 동업을 하면서 국가 대표 기업의 위상을 유지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사례다.

이 동업자 정신을 받쳐주는 것은 역시 구씨와 허씨 두 가문의 수장들이 갖고 있는 성격, 기업가 정신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하겠다.

LG그룹은 대표적인 가슴형(Heart Type)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는 허창수 GS 회장의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 구인회 회장의 “한 번 믿으면 모두 맡겨라”라는 어록에서 잘 나타난다.

그리고 ‘사람’과 ‘사랑’으로 표현되는 그룹의 로고와 이미지, ‘인화원’(人和苑)이라는 그룹연수원의 명칭 등 곳곳에서 따뜻함과 인간미를 강조하는 기업문화의 흔적들이 느껴진다.

이처럼 LG는 사람과 화합을 중시하는 가슴형의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기업의 발전과 위상을 유지했다. 두 기업 총수는 오랜 기간의 동업을 끝내는 시점에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중시하는 가슴형 기업답게 아름다운 헤어짐을 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행동형 장형(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을 분류하는 구조), 도전형 기업정신이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이봐, 해봤어?” 라는 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록이다.

1984년 충남 서산간척지 개발 사업을 맡은 현대건설은 최종 물막이 공사를 앞둔 상황에서 방조제용 바위가 계속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가는 바람에 공사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현장을 찾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폐유조선을 가라앉혀 물길을 잡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담당자가 ‘현실성이 없다’며 머뭇거리자 정 회장은 “이봐, 해 봤어?”라고 물으며 “해보지도 않은 채 고민하지 말고 일단 해 보라”고 말했다. 결국 정 명예회장의 아이디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공사기간을 무려 3년이나 앞당길 수 있었다.

그 이후 그는 이 말을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이 공사를 ‘정주영 공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주영 회장은 대표적인 행동형 장형으로 분류된다. ‘도전’으로 함축되는 그의 기업활동의 역정은 수 많은 성공 신화를 써왔으며, 중공업을 기반으로 꾸준히 국내 1위 기업의 자리를 지켜왔다.

이렇게 기업총수들의 어록만 봐도 성격을 알 수 있는 근거들을 수 없이 많이 제시 할 수 있다. 하나 더 보태자면 이건희 회장이 출간한 수많은 책 중에서도 직접 쓴 수필형식의 유일한 책의  제목이 “생각 좀 해보고 삽시다”로 머리형적 제목이라는 점, 정주영 회장의 책 역시 제목이 “이봐, 해봤어?”로 행동형적 제목이라는 점이다. 또 LG그룹의 로고는 사람의 웃는 얼굴을 형상화 해 가슴형적 사고인 사람에 대한 사랑(LOVE)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강점인 “성격자본Personality Capital”으로 초일류기업을 일군 기업총수들의 성격에 대해서 알아봤다. 다음은 기업총수들의 성격을 구분한 에니어그램의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류지연 성격자본연구소 소장  yiy9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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