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패션업계 3사가 지난해 엇갈린 실적을 거뒀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둔화 흐름 속 해외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실적 희비를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둔데 이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상승한 실적을 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같은 기간 매출이 소폭 줄어들고 영업이익이 4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이 전년대비 약 13% 줄었고 영업이익이 약 58% 축소됐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해 수입상품과 온라인 등 전반적인 사업군 호조로 매출 2조510억원, 영업이익 19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5%, 7.8%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5450억원을, 영업이익은 4.2% 감소한 460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해 선방했다는 평이 나온다.

올해 삼성물산은 아미(AMI), 메종키츠네 등 독점 수입 브랜드 판매량을 확대하는 가운데 비이커 등 자체 편집샵을 활용해 독점 수입 브랜드를 확대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또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온라인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켜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는 내부 운영을 효율화하고 내년 이후 해외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 기업 한섬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 1조5288억원, 영업이익 100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대비 0.9%, 40.3%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해 453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5.7% 줄어든 316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측은 4분기 실적에 대해 동절기 의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소폭 성장했지만 신규 브랜드 론칭 및 투자를 함께 확대한데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실제 한섬은 지난해 캐나다 럭셔리 아우터 브랜드 '무스너클'과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아스페시(ASPESI)' 등의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신규 매장을 선보이며 제품군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지속적인 고금리·고물가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점, 소비 패턴 변화로 의류 소비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소비심리 위축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543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57.7% 감소했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패션부문의 브랜드 수가 2022년 49개에서 지난해 42개로 줄었으며, 이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00억원, 450억원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코스메틱 부문이 지난해 프리미엄 니치향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으며, 꾸레쥬, 리포메이션, 로라 메르시에, 돌체앤가바나뷰티 등 글로벌 브랜드의 독점 유통권을 확보하며 성장성을 높였다. 또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의 지난해 거래액(GMV)은 33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포트폴리오 효율화, 성장 잠재력 있는 신규 브랜드 론칭, 수입 화장품 사업의 독보적 경쟁력 확보, 스위스퍼펙션 볼륨화, K패션 전문법인을 활용한 여성복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 골프 비즈니스의 매출 확대, 이커머스 육성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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