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쿠팡, 컬리가 자체 배송서비스 운영 권역을 확대하는 가운데 산업부가 신세계그룹 이마트, 롯데쇼핑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 대상 규제 해소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유통시장에 온라인 장보기 배송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쿠팡이 최근 경기도 외에 강원특별자치도, 경상남·북도, 전라남도, 충청남도 등으로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컬리도 친환경 배송서비스인 퍼플박스 적용 지역을 확대했다. 산업부는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국회와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쿠팡은 강원도 폐광촌 등 전국 주요 인구소멸 위험 지역에 로켓배송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물류 인프라 투자로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앞서 지난달 말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곳으로 쿠세권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 경남 거제·진주와 전남 순천·여수·목포·나주, 충북 음성·증평·진천 등 지방의 여러 시군구 지역에서도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읍면동 단위로 계속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에 따르면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태백산맥 고봉들로 둘러 쌓인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이 대표적인 신규 쿠세권이다. 도계읍은 1970년대 인구가 5만명에 육박한 탄광촌이었지만 현재 인구는 9000명대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간 지역사회 내 생필품과 식품 유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로켓배송 진출 이후 한 달간 주문 건수가 5000건에 이르는 등 이용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 됐다.

도시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지 않은 신도시역시 로켓배송 이용도가 높은 지역이다. 최근 로켓배송이 시작된 경남 사송신도시의 경우 현재 7000가구가 입주한 상태로 생필품을 구매할만한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쿠팡 로켓배송 도입 이후 일간 약 1000여건이 넘는 주문이 접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쿠세권을 확대해왔다. 지난 2021년 미국 증시 상장 이후 2년간(2021~2022년) 약 2조3000억원(19억 달러)을 투자한 상태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에서 한국에 투자된 전체 외국인 직접 투자액(54억6100만달러)의 35%에 이르는 규모다. 배송의 출발부터 고객의 제품 수령까지 책임지는 독자적인 '엔드투엔드(end-to-end)' 풀필먼트 시스템을 강화해 전국 곳곳에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게 사측의 설명이다.

컬리는 재사용 포장재 '퍼플박스' 서비스 지역을 충청권으로 확대했다. 현재 대전을 비롯한 세종, 천안, 아산, 청주 등에서 퍼플박스가 활용되고 있다.

퍼플박스는 컬리가 지난 2021년 7월 선보인 재사용 포장재다.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으며, 상온 28도 기준으로 냉장 제품은 약 12시간 동안 10도의 상태를, 냉동 제품은 약 11시간 동안 -18도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컬리는 현재까지 수도권을 비롯해 동남권(부산, 울산, 대구, 창원, 김해, 양산)에 퍼플박스 배송을 실시해왔다. 이들 지역은 모두 컬리에서 직접 샛별배송을 담당하는 지역으로, 충청권의 경우 지난 1일부터 적용됐다. 충청권은 CJ대한통운 등 다른 택배사 라스마일을 담당해왔으나, 작년 평택물류센터 오픈을 통해 컬리가 직접 배송을 시행 중이다. 

컬리는 퍼플박스를 통해 판매관리비를 축소하고 영업 효율화를 이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컬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판매관리비는 5708억원으로 전년 동기 5938억원 대비 230억원 줄었으며, 이 중 포장비는 560억원에서 488억원으로 12.9%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경우 최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정부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빠르게 배송 권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관련해 의무휴업 공휴일 지정 원칙을 삭제하는 내용의 유통법 개정을 추진하고 았다.

현행 유통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 사이 영업할 수 없고 월 2회 의무 휴업을 실시해야 한다. 

휴일의 경우 공휴일 휴무가 원칙으로, 영업제한시간과 의무휴업일에는 온라인 배송 역시 운영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배송 경쟁력이 이커머스 대비 약화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대형마트 업계의 지적이다. 또 유통시장 경쟁구조가 오프라인-온라인간 경쟁으로 변화하며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 역시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새벽배송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규제 해소가 이뤄지면 유통 공룡들의 온-오프라인 사업 시너지 역시 확장될 수 있다. 경쟁 심화에 따른 서비스 고도화로 소비자 편의성 역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