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경제 재계/공기업
통합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추격 뿌리치나
고승주 기자 | 승인 2012.07.10 15:04

국민주류로 자리잡은 소주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꾸준히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고, 충북소주를 인수하면서 생산 및 영업인프라가 날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 통합 시너지를 폭발시켜 후발업체와 격차를 벌리겠다는 하이트진로의 심모원려가 19.5도 소주시장에서 기세등등한 롯데주류를 누를 수 있을지 업계 향방이 주목된다.

 

   
 

하이트진로 통합시너지로 다시 점유율 50% 모색
롯데주류 “성공 비결은 물”…악성 루머에 빠졌다가 신뢰회복

지난 한해 우리나라에서 소비된 소주의 수는 32억7225만병이다. 성인 한 명당 84병을 소비한 셈이다. 2010년도 대비 0.07% 감소한 수치지만 업계는 다른 이유로 긴장하고 있다. 바로 후발주자들의 빨라진 추격 때문이다.

한국 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판매는 15억4270만병으로 47.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08년 51.4%이었던 것에 비한다면 하이트진로 입장에선 만족스럽지 않은 실적이다.

주류업계에선 참이슬의 점유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을 후발업자들의 추격이 그만큼 거세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진로가 기존의 마케팅 컨셉을 지키며 강한 소주로 잡았다면 후속 주자들은 젊은층과 여성층에게 순한 소주로 호응을 얻고 있다.

2007년 두산BG에서 출발한 ‘처음처럼’은 소주업계의 금기인 알콜 도수 20도를 깨뜨리고 19.8도로 출시되어 순함을 강조하며 젊은 층을 대상으로 활발히 마케팅을 펼쳤다. 이후 처음처럼은 2009년 롯데에 인수되면서 19.5도로 확정, 강화된 마케팅과 유통망으로 점유율 5% 성장을 달성했고 2011년 판매 병수 5억990만병, 시장 점유율 15.6%, 업계 2위를 기록했다. 1% 변동이 한계라고 여겨지는 식음료 특성상 5%의 성장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예라는 평이다. 여기에 롯데주류가 2011년 인수한 충북소주의 점유율까지 합치면 17%까지 상승한다.

0.5도 내린 참이슬

하이트진로측은 “지난해 하이트와 진로를 통합하면서 다소 실적변화가 있었지만 부서 개편이 끝나고 통합영업망이 정상 가동되면 실적회복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에 같은 지역에서 소주와 맥주가 따로따로 영업망을 운용했지만 통합을 통해 영업과 프로모션을 일치화하고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부진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젊은 마케팅을 보완하기 위해 사장단도 40~50대의 젊은 인력으로 꾸몄다.

또 올초엔 참이슬 브랜드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감행 기존의 참이슬 후레쉬는 ‘참이슬’로 참이슬 오리지널은 ‘참이슬 클래식’으로 바꾸었다. ‘참이슬’은 19.5도에서 19도로 도수를 낮춘 저도소주이고 ‘참이슬 클래식’은 진로소주에서 이어진 참이슬 본연의 맛을 이어가는 20도 이상의 정통 소주이다. 100% 천원원료와 100% 식물성 천연 첨가물만을 사용, 대나무 활성 숯 자연주의 정제공법으로 더욱 깨끗하고 잡맛이 없는 소주를 지향하면서 올 1월 리뉴얼 이후 두달새 2억병을 돌파했다. 참이슬의 새로운 얼굴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국내에서는 다소 고전을 겪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선 앞선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4월호에 따르면 진로는 일본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에 성공한 사례로 소개됐다. 국내에서는 저가에 팔리지만 일본에서는 10배 이상의 가격(3만5000원)에 팔리는 등 성공적인 고가정책의 사례로 분석했다.

일본에서 팔리는 소주 ‘JINRO’가 국내보다 고가에 팔릴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수입주류와 칵테일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일본 주류시장 특성에 기인한다. JINRO는 보드카, 진, 럼 등 다른 해외  증류주들과 가격대가 비슷해 거부감 없이 흡수될 수 있었다.

또한 JINRO는 보드카와 사케의 중간자격 술이다. 도수는 25도로 독함에서는 보드카(40도)에 미치지 못하지만 알싸한 풍미에 있어서는 사케(약 10~15도)보다 앞선다. 또한 사케는 소주처럼 쌀로 만든 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칵테일을 만들 때 보드카나 사케 대용으로 즐겨 사용된다. 하이트진로는 JINRO가 2011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힘입어 일본에 주류공장을 인수합병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본시장을 발판으로 중국 및 동남아시아지역으로 뻗어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확산하고 일본처럼 현지화 전략을 통해 맞춤형 JINRO를 내놓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전했다.

19.5도 두 자릿수 성장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의 성장세를 보면 무서울 정도다. 연평균 판매량 성장률만 따지더라도 두 자릿수다. 이에 시장점유율도 증가해 2008년 11.1%에 불과하던 시장점유율은 2009년 13.1%, 2010년 14.1%, 2011년 15.6%로 성장하면서 참이슬의 시장점유율을 50% 이하로 내리는 데 공헌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 기업인 롯데의 유통 인프라를 감안하더라도 목표 소비자층 선정과 특화 마케팅이 없었다면 이 정도 성장세를 이루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한다. 아이러니컬한 점은 처음처럼의 성공이 과거 맥주시장에서 하이트가 오비를 따돌릴 때 사용한 ‘물 마케팅’으로 얻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참이슬이 지배하던 소주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롯데주류가 착안한 것은 물이었다. 알칼리 환원수 마케팅이 저도소주 전략이 일치하면서 시장점유율에 변동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알칼리환원수는 대관령 기슭의 청정수를 알칼리 환원공법을 이용해 유해한 성분을 제거하고 활성수소가 풍부한 물로 만들어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알코올 분해활동을 촉진하고 물입자가 작고 미네랄도 풍부해 술 맛이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아지다는 것이 롯데주류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환원수 관련 악성루머가 퍼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매출에도 변동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의 19.5도 시장을 확고히 할 예정이다. 과거 20도 소주시장이 깨지면서 전체 소주시장이 점차적으로 19도 이하로 소주의 도수가 점점 내려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20도 소주시장에서 점유율 90%를 넘는 참이슬 클래식의 아성을 깨뜨리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계산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참이슬이 리뉴얼을 통해 소주도수를 19도로 0.5도 더 내리면서 반격을 꾀하고 있지만 최저도 소주시장에서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16.8도짜리 ‘처음처럼 Cool’이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하는 입장이다. 처음처럼은 도수만이 아니라 휴대용 위스키 보틀처럼 힙 플라스크에 담아 판매하는 등 용기에도 변화를 주는 등 다각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