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는 혈액관리뿐 아니라 사회봉사사업과 재난구호활동, 국제협력활동 등 정부의 인도주의 사업을 지원하는 기구다. 대통령이 명예총재로 있으며 총재는 주로 총리나 장관을 지낸 원로들이 맡아왔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의 대북 지원정책을 주도적으로 맡기도 한다.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돼 적십자사 총재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 같은 연유로 평소 북한에 대한 관심을 공공연히 드러낸 바 있는 김 신임총재 취임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교류가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김 선출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전 재산을 북한을 돕는 데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정직하게 번 돈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 “매년 40-50개국의 NGO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주요사업은 늘 북한 문제”라고 말했다.

 

적십자사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교류 활성화 과제는 적십자 회담 및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ICRC와의 협력 등을 통한 서신교환 등, 영유아 등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이다.

 

하지만 대북지원이 정치적 상황과 구분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북한에 대한 지원은 정권에 따라 요동친 것이 현실이다.

 

앞서 지난해 국감에서 양승조 의원은 “노무현 정부 기간 대한적십자사가 북한에 지원한 규모는 6805억원인 데 반해 이명박 정부 기간 지원 규모는 175억원으로 그 차이만 39배”라며 “적십자사가 정권에 따라 춤추고 갈팡질팡한다”고 비판했다.

 

김성주 의원도 “인도적 대북지원 횟수를 보면 김대중 정부 85회, 노무현 정부 62회인데 비해 이명박 정부는 8회, 박근혜 정부는 현재까지 1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북에서는 적십자사의 지원을 정부 지원으로 연계해 판단,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정치적 상황과 구분해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독립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