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황인자 칼럼] 우리나라는 내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첫 이사국 수임을 앞두고 있다. 작년 10월 한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에서 탈북 여성의 인권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

금년 3월 정부가 처음으로 공개한 ‘북한인권보고서’에는 북한 여성, 그중에서도 특별히 취약계층인 탈북 여성의 인권실태가 포함되었다.

탈북 과정에서 많은 여성이 인신매매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탈북 과정에서 중국에 체류하게 된 여성들의 경우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되어 북한으로 강제 소환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권 침해를 겪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국회는 지난 11월 30일 본회의에서 ‘중국의 북한이탈주민 강제북송 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정치적 탄압과 굶주림으로 인해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에서 체포 구금된 다수의 북한이탈주민이 최근 북·중 국경이 개방되면서 중국 정부에 의해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것으로 보도되고 추가로 강제 북송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국 정부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전후로 중국 체류 중 강제북송의 위기에 처한 탈북민 수천 명 중에는 여성들이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여기에는 미성년 10대 여성들도 포함되어 있다.

최근 탈북과 강제북송, 재탈북이라는 가시밭길을 겪은 한 탈북 여성의 경험담이‘가려진 세계를 넘어’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되었다. 이 책을 인용하면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박지현 씨는 1998년 탈북한 뒤 인신매매 브로커에 의해 중국 농촌에 팔려가 강제북송되는 등의 고난을 겪었다.

재차 탈북해 베이징에서 숨어 살던 그는 미국 국적 목사의 도움으로 2008년 영국에 정착했다. 이후 박 씨는 유럽에서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겪는 고난과 북한의 인권실태를 알리는 운동을 폈다. 탈북할 당시 20대였던 박 씨는 50대가 된 지금 북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한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가시밭길을 헤쳐나와 가려진 세계의 장막을 열고 자유의 세계로 나오는데 우리 정부와 국회는 물론 국제사회, 시민사회도 함께해야 할 것이다. 내년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에서 탈북 여성들의 용감한 증언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 / 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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