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鹿鳴 爲政篇(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논어 위정편),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공자(孔子)가 자신의 제자 자로(子路)에게 ‘지(知)’에 대해 일깨워 주기 위해 전하는 말로 유명한 글귀이다. 공자의 제자 자로는 공자의 제자 중 가장 용맹하고 용기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자로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유난히 강했고, 힘쓰기를 좋아하는 탓에 배움이 늦어 학문에는 부족한 측면도 있었다고 한다. 자로의 후배들은 이런 자로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아마도 어려운 스승보다는 선배 자로가 조금 더 편해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자로는 자신의 무지를 들키지 않기 위해 후배들 앞에서 아는 척을 하거나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는 인색한 구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를 보고 공자가 자로를 일깨워주기 위해 전한 말이다. 

과거의 철학자들은 무지함을 깨닫는 것이 모든 계몽의 시작임을 인식하고 오래전부터 앎(지, 知)에 대해 고민해왔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비트켄슈타인의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침묵해야 한다’와 같은 명언들도 공자의 가르침과 비슷한 고민에서 비롯된 말이다.

무지함을 인정해야 자신의 문제를 개선할 기회가 주어지고, 그렇지 않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우겨버리면 진정한 배움의 기회가 사라진다.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은 빠르게 받아들이고 해낼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자신을 객관화해서 감정을 컨트롤하고 냉철한 상황 판단을 통해 많은 업무에서도 멀티태스킹 능력과 고도의 집중력도 겸비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단점을 잘 파악하고 주변 사람들과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에게 맞는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정확한 목적과 절차, 상황과 맥락을 잘 파악하고 의욕이 넘치고 생산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사회에서는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을 소위 좋은 사람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메타인지란  

앎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사고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교육 분야에서는 메타인지(Metacognition)라고 한다.

메타인지는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 H. Flavell)에 의해 정의된 용어이다. 아동 발달 연구를 위해 만들어진 용어로 초인지, 상위인지라는 용어로도 자주 쓰인다.

메타인지에서 ‘meta’를 한글로 풀이하자면 ‘초’,’~를 뛰어 넘어선’, ’초월의’이라는 의미가 있다. ‘초현실주의’, ‘초실감형’ 등 기존의 것을 넘어설 때 이 ‘초’라는 글자를 많이 사용한다. 그러니까 메타인지는 단순한 지식을 아는 것을 넘어서 ‘인식에 대해 인식하는 것’,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것’, ‘다른 사람의 의식에 대해 의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해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 · 발견 · 통제 · 판단하는 정신 작용으로 학습을 하면서 인지 과정을 거칠 때 그 인지를 더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바로 ‘메타인지’이다. 다시 말하면 학습을 하면서 자기 생각과 학습 과정을 어느 정도 자신의 힘으로 통제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메타인지를 설명할 때 ‘제주해녀학교’를 예로 들기도 한다. ‘제주해녀학교’에서는 해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기술이 잠수나 채취 기술이 아니라고 한다.

해녀는 선천적인 폐활량에 따라서 작업하는 깊이가 정해지기 때문에 가장 먼저 자신의 숨의 길이를 아는 교육을 실시한다. 자신의 숨의 길이(능력)를 알고 자신의 생명을 보호(통제) 하도록 하는 것이다. ‘나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메타인지의 중요성

인간이 자신이 이해하는 것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구별할 줄 알면 자신의 학습을 그에 맞추어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지 못한 채로 시험을 치른다.

자신이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부에 많은 시간만 들일 뿐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만족할 만큼의 시험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별할 줄 안다면 어떨까? 그 아이는 이제 모르는 것에 초점을 두어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중학생인 A와 B가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봤다고 생각해 보자. 시험이 끝난 후, 두 아이에게 똑같이 시험을 잘 봤냐고 물으니 A는 “시험이 이제 막 끝났어요. 채점도 해보지 않았고, 성적도 나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한 반면, B는 학교에서 가채점을 해보지 않았는데도 “저는 세 문제 정도가 틀렸을 것 같아요. 제가 공부하지 않은 부분에서 시험 문제가 나왔더라고요”라고 대답한다.

두 아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B는 자신이 시험 문제를 풀 때, 몇 개의 문제에 대한 정답을 모르는 상태로 문제를 풀었고,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B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아는 것’, 메타인지 능력이 있는 학생인 것이다. 

상위 0.1프로 성적의 학생들은 대부분이 B와 같이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B는 이제 다음 시험을 준비할 때, 모르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해서 공부하면 된다.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학습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상위 0.1프로의 아이들이 소위 엄친아, 엄친딸로 불릴 만큼 공부도 잘하고 취미 부자이기도 한 것이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나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인지의 학습법

이렇게 중요한 메타인지 능력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생각보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행동하는 대신에 ‘나’를 타인으로 생각하고 계속 자신에게 질문하도록 한다.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라고 하면 보통은 자기 자신의 자존감 보호를 위해 긍정적인 표현만 사용하게 되는데, 메타인지 능력은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객관화하고 지지와 위로뿐만 아니라 평가, 비판, 피드백과 같은 과정도 함께 이루어져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 너 이거 알아? 
- 어느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 
- 이 부분은 조금만 더 고민해보자!

만약에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 어렵다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그대로 나열해 보고 ’왜?’라는 의문을 갖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메타인지 훈련이 될 수 있다. 

- 지금 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왜? 내가 아까 OO랑 싸웠었지. 사과해야겠다. 
- 지금 하는 게임이 재미없어. 왜? 내가 게임에 자꾸 지고 있구나. 레벨을 조금 더 올려야겠어. 
- 지금 내가 행복하구나. 왜?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식사하는 건 오랜만이구나. 학원에 안 가는 날은 가족과 함께 해야겠어.  

자기 자신을 꾸준히 관찰하는 연습은 메타인지 능력 향상을 도와준다. 자기 자신에 대한 꾸준한 관찰을 통해 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입장’, ‘견해’라는 것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비로소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메타인지의 에듀테크 적용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훈련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사회 생활을 오래 해 본 어른들에게도 자신을 비판하고 성찰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하려면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는 훈련을 받아야 해”, “너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생각해 봐”라고 이야기한다면 어떤 반응일까?

“공부를 위해서 또 무엇을 배워야 하냐”며 “나 자신을 미워하라고 시키는 것이냐”며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자녀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에듀테크 영역에서는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한 메타인지 능력 향상 훈련 방법에 관한 연구를 오랜 기간 지속해왔다. 앞서서도 이야기했듯이 학습자의 입장에서 보면 메타인지는 학습이나 훈련하는 과정에 대한 객관적 인지가 반드시 요구된다.

즉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인지하는 과정을 통해 보완 계획과 실행의 단계를 거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에듀테크 기술이 지원하는 것이다. 

에이블에듀테크의 메타인지 훈련(MetaCognition Training: MCT) 솔루션은 시험 환경 메타인지 학습 전략을 향상시켜주는 메타인지 훈련 솔루션이다. 메타인지 능력만이 아니라 시험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문항평가 기반의 시험 환경에서 성적향상 및 성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메타인지 훈련을 도와준다.

MCT는 시험 문항을 쉬운 문제, 시간이 필요한 문제, 어려운 문제로 유형을 구분하고 학생들이 평가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메타인지 시험 전략 훈련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MCT에서 제공되는 결과 분석 표에서는 성적 평가에 대한 결과만이 아니라 메타인지 분석(메타인지 지수, 난이도 예측 정확도, 결과 예측 정확도 등의 정보 제공), 자기조절 학습역량 분석을 통해 학생의 메타인지 성장 정보를 제공하여 학생 지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성공적인 메타인지 향상을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모르는 것을 아는 것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보완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같은 전략을 사용한 에듀테크 서비스로는 비상교육의 메타인지 기반 스마트 학습 시스템 ‘온리원’이 있다. 학습의 단계를 학습-모니터링-컨트롤의 3단계로 구분하고 학생이 스스로 학습 수준을 인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습에서 학생의 교과과정/수준에 맞는 일방향 학습을 진행한 후 모니터링 단계에서 간단한 퀴즈, 비주얼 씽킹, 아이디어 보드 등을 활용해 인출 학습을 진행하고 대시보드를 통해 자신의 지식 정도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게 된다. 이후 컨트롤 단계에서는 자신의 지식 정도에 따른 맞춤형 추천 코스와 지식 교류 커뮤니티를 활용해 보완학습을 진행하는 체계이다. 

메타인지 능력 향상을 위한 전략으로는 학습 후 선생님처럼 타인에게 설명해 보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방법은 메타인지라는 키워드가 부상하기 전부터 학습효과로 입증되어 온 방식이다. 타인에게 내가 아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설명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인지하게 되기도 한다.

윤선생 엘리트의 ‘윤선생 베플리’는 이러한 메타인지 향상 전략을 에듀테크 도구들을 활용한 블랜디드 러닝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학습 앱 ‘스마트베플리’에 자신의 음성을 녹음하고, 원어민의 발음과 자신의 발음을 비교하며 바로잡아 나가는 과정을 통해 메타인지 능력 향상을 도와준다.

이후 진단평가와 학력 평가를 통한 자기점검을 통해 학생의 절대적 점수와 상대적 위치를 제공하고 이러한 분석 결과를 확인한 학생이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자기주도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지막으로 화상 수업도구를 활용하여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설명하며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하게 된다. 

이 밖에도 에듀테크 분야에서는 메타 인지 향상을 위해 자기의 발음을 녹음하고 자기의 발음 정확도를 확인할 수 있는 AI 서비스, 학생들이 알고 있는 어휘를 확인하는 문해력 진단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들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메타인지와 데이터

성공적인 메타인지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이 자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고 이를 학습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즉, 메타인지를 지원하는 에듀테크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에게 현재 학습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여 결과를 제공하고, 학습을 위한 학습 자원 수집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서 효율적인 자기주도적 보완학습 진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학생에게 자신의 학습 상태를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학생들에게 현재 학습 수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집된 데이터의 시각화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대시보드를 예로 들 수 있다.

에듀테크 도구에서 활용되는 대시보드는 교수-학습 플랫폼에서 수집된 학습 과정 데이터를 시각화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앞서서 언급한 에듀테크 서비스들도 학생들에게 자신의 학습 수준에 대한 정확한 위치와 상태를 알리기 위해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해서 대시보드나 결과표를 제공하고 있다.  

메타인지 학습 지원을 위한 에듀테크 도구는 인간의 고차원적 사고의 수행을 지원하는 만큼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분석하기 위한 수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는 학생들이 어떠한 것을 원하고 에듀테크 서비스 내에서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모두 담겨있다. 학습 분석이라고 일컫는 학습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생의 학습 수준과 성향을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학습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기가 뭘 모르는지를 모르는 사람에게 뭔가를 알려주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학생을 파악할 수 있는 더 많은 양의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메타인지 학습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양의 데이터가 수집되어야 한다. 일례로 원광디지털대학교의 AI 학습분석시스템은 학생들의 학습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업 중도 포기자나 탈락자를 예측해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예방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는 더불어 학생들의 메타인지와 개별화된 관심도를 분석해 적성과 역량에 따른 교과·비교과 과목을 추천하는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교수학습플랫폼에서 학습 과정 자체에서 생성된 데이터뿐 아니라 중도 탈락과 관련한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 수집을 통해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학생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은 대시보드를 통해 내가 중도탈락 할 위험에 처했는지 확인하고, 학업을 마치기 위한 다른 다각도의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본 시스템은 학생의 중도탈락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여 환경적 영향요인을 포함하는 메타인지 학습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무엇을 모르느냐를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을 때만이 삶의 의미를 갖게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모르는 것을 확실히 모르는 것으로 인식하고 성찰하는 사람만이 비로소 진정한 앎에 대한 발돋움이 가능하는 이야기이다.

수많은 에듀테크 도구들이 알게 모르게 인간의 메타인지 향상을 위해서 쓰이고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미래교육에서 에듀테크가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이대현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it@int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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