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차장] 쿠팡이 올해 첫 연간 흑자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롯데온·SSG닷컴 등 토종 e커머스 업체의 영업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 해소와 소비자 권리 확대를 위해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환경에 맞춰 통과시키고,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온라인 배송 금지 등 규제를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3분기 매출 8조1028억원, 영업이익 114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 8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자 업계에선 쿠팡이 올해 첫 연간 흑자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국내 유통기업의 이커머스 사업부 실적은 부진한 상태다. 신세계 그룹 통합 온라인 유통채널인 SSG닷컴의 매출은 4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 폭은 307억원으로 76억원 늘었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쇼핑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부는 3분기 매출이 320억원으로 26.1% 늘고 영업손실 규모가 23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50억원 축소됐으나 아직까지 흑자 전환은 이루지 못한 상태다.

유통업계에서는 SSG닷컴과 롯데온의 실적을 개선할 방안 중 하나로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과 심야 시간대에 온라인 영업에 나설 수 없다’는 제약의 해소를 꼽는다.

현재 대형마트는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법에 따라 영업제한 시간인 ‘자정~오전 10시’와 매달 격주 ‘의무휴업일’에는 배송을 할 수 없다.

전용물류센터를 갖출 경우 의무휴업일 및 영업제한 시간에도 온라인 배송 영업에 나설 수 있지만, 수도권 외 지방에는 물류센터를 갖추지 못한 탓에 새벽배송 등 특화배송 서비스 전국 확장의 길이 막힌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에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으나 코로나19 기간 오프라인 점포의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것을 감안 하면 막대한 투자 비용은 자칫 기업 부담으로 연결 될 수 있다. 롯데쇼핑이 올해 초 부산에 오카도와 협업한 자동화 물류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투입한 자금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여당이 이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발의안)’을 재상정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법안이 통과되면 대형마트는 수도권 외 지방에서도 제한 없는 온라인 배송 영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지역 소비자들의 온라인 장보기 선택지 역시 확장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간 수도권 외 지역 소비자들은 신선식품을 온라인 구매하고자 할 때 배송제한 등에 따른 불편을 겪어왔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7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새벽배송에 대한 이용현황과 이용의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6%는 대형마트 영업제한시간에 대형마트 점포를 통해 상품이 배송될 수 있도록 하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립은 27.1%, 반대는 5.3%였다.

물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만으로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실적이 쿠팡 수준으로 확대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각 회사가 차별화된 혜택과 상품 전략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내는데 달려있다. 다만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기업 규제로 불필요한 짐을 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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