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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한국정책학회 회장 "디지털전환기 정책설계 중요성 커져···부처간 규제 해소 필요"
한지안 기자 | 승인 2023.10.24 16:17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중 경제 갈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부 부처·공공기관·정치권에서 ‘정책학’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미 한국정책학회 31대 회장(상명대학교 행정학부 교수)은 “팬데믹 위기 이후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확장되면서 관련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변화와 혁신 뿐 아니라 이를 위한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되고 있는지, 기술 장벽을 허물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 구현되고 있는지 등 문제해결 기제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행정학을 전공한 학자로, 현재 상명대에서 교편을 잡고 디지털정부·ICT정책분야 중심의 연구 및 강의에 나서는 한편 여성정책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 일하는방식혁신분과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5년여간 공공데이터 전략위원회 위원, 교육부 LINC+사업단 단장 및 전국협의회장 등을 맡은 바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이 김 교수를 만나 한국정책학회의 최근 활동성과 및 정부 정책 분석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갈등 점차 복잡해···정책학 중요성 주목”

김 교수에 따르면 한국정책학회는 1992년 창립 당시 448명의 회원에서 시작했다. 2023년 현재는 회원 수 약8000여 명에 달하는 정책분야 최고의 위상을 자랑하는 학회로, 정책학 및 정책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정부 부처는 물론 공공기관, 정치 분야에서도 정책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점점 더 복잡한 난제가 등장함에 따라 정책의 기초 설계 과정에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 단체의 역할 등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정책학회는 그간 시대정신에 입각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아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외연을 확장하는 등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한국정책학회는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한 정책연구: 연결, 성장, 상생, 포용’를 학술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각 대학 연구소가 모여 인공지능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관한 세미나를 진행하는 한편 최근 주목받은 chatGPT의 이해와 활용을 중심으로 포럼을 주최해 새롭게 등장하는 의제를 공유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또한 정부 각 부처, 공공기관 등도 함께 참여해 정책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책의 사례를 공유하면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주요 논의를 함께하기도 했다”며 “지난 4월에는 미래교육포럼을 구성해 교육부총리와 16개 대학의 총장이 함께하는 미래교육 대전환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사회변화에 따른 대학의 역할과 변화는 매우 중요한 의제로, 이에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교육정책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이렇듯 행정학과 정책학계에선 최근 정부 및 공공기관의 직접적인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전통 학문으로서의 행정학과 문제해결 기반의 정책학은 공공의 가치는 물론 국정운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학문 분야”라고 말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규제 등 장벽 허물어야”

이어 김 교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 “혁신을 선도하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 도전적 기술에 대한 중점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라 밖 사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경제 갈등 등 난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며 “팬데믹 위기 이후 디지털 전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부와 기업 모두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위한 투자를 확장하고 나아가 디지털 혁신의 가치를 우위에 두고 있다. 가트너 그룹의 2023년 화두를 보면 플랫폼, 인공지능, 지속가능성을 꼽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기에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해 혁신은 필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기반의 인프라가 다양한 모습으로 생활 속 곳곳에 자리 잡으면서 변화를 그리기 위한 정책설계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때”라면서도 “다만 급변하는 혁신 기술이 이를 둘러싼 제도와 과정, 현장에서 작동이 되어 실효성을 높이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와 부처 간 칸막이, 지표화·정량화된 목표치에 치중하는 성과관리, 보안상의 위험 요소 등은 미래 혁신의 지속성을 위해 과감하게 넘어야 할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저출산 현상, 학문생태계에도 영향

한편 최근 한국 사회의 핵심 문제 중 하나는 ‘저출산’이다. 최근 가임기 여성 1명당 합계 출산율이 0.7 명대로 내려앉는 등 인구 감소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인구정책은 교육·경제 등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저출산 현상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당장 비수도권 대학의 위기와 연결되어 학문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학의 위기는 해당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비수도권 지역의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사회 전반적으로 악순환을 야기하므로 우려가 크다. 대학뿐만 아니라 대학원의 학문적 기능이 축소되어 학문 공동체 생태계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어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며 “앞서 학회는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해 대학 정책의 대전환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함께 지혜를 모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

인구 감소의 근본 원인은 저출산에서 출발하는데, 그 원인은 사회 구조적으로 여전히 여성 친화적이지 않은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예전에 비해 여성의 권리와 위상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사회 현장으로 들어온 여성들의 이후 역할과 후속 제도는 여전히 변화가 크지 않고 속도도 빠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인구감소에 따른 예측과 이에 대비한 정책 지원을 해 왔다. 각 정부는 그동안 상당히 많은 예산을 투입해 저출산을 해결하고자 노력했음에도 인구정책은 흔히 실패한 정책으로 거론되어 왔다.

특히 미래 인공지능이 기반이 되는 지능정보사회가 오면 일자리의 축소로 인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사회가 급변하는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미래 대비를 위한 촘촘하고 견고한 설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데이터가 많아도 정교한 예측이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조급하게 단기적 숙제에 치중하기보다 거시적 시각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기술 발전은 불필요한 일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 인력의 충실한 활용을 위한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선 현 공공정책의 재설계가 전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성이 경제 현장에 참여한 이후 한국 사회가 발전했다. 이를 지속하기 위해선 공공과 민간기업의 협업, 특히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균형 있게 마련돼야 한다.

앞선 코로나19 팬데믹이 비대면 근로를 활성화하면서 젊은 층 가운데 재택근무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삶의 질과 일의 균형을 맞추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중장년층과 다른 눈높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거시적인 인력정책을 그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 정부, 인공지능·데이터 생태계 확장···각 부처 규제는 아쉬워”

이어 김 교수는 현 정부 정책과 관련해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통해 기존에 추진해 왔던 정부혁신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새로운 사회 방향을 제시하는 점, 글로벌 관점에서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업 분야의 생태계를 주도하고자 노력하는 점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남들이 가지 않은 분야를 개척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르고 있으나 그만큼 우리나라의 행정력과 정책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정책과 제도를 그리고자 할 때 해외 선진국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나 최근의 한국은 글로벌 선도 국가로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각 부처의 여러 규제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된다는 점은 아쉽다”며 “물론 필요한 규제도 있지만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없애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다. 신기술 분야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반면 법과 제도가 이를 따라주지 못해 무산되는 정책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한국정책학회, 우리 사회의 갈등과 고민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전문가들의 모임”

한편 김 교수는 한국정책학회 회장으로서 학문공동체를 활성화해 학회 본연의 내실을 강화하고, 사회문제 해결과 변화를 주도하는 정책플랫폼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김 교수는 그간 역점 추진한 학회 사업에 대해 “사회가 빠르게 변화되고 문제의 복잡성이 심화하면서 실용 학문으로써의 정책학 연구가 진화하는 시점에 있다.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확장성이 필요하므로 학제 간 융합을 통해 함께 풀어갈 수 있는 학문적 공동체를 활성화하려 한다. 이에 따라 정책학을 중심으로 분과 연구회, 소모임 연구회 및 지역의 연구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플랫폼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또 정책학 전문 연구 학회로써  위상이 강화되도록 학술지원을 활성화하고 있다. 미래형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교육 지원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대변화를 적극 탐색하고 반영해 정책학이 중심이 되는 연구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그의 비전과 목표에 관해서는 “그간 대학의 새로운 역할 전환과 정책학의 교육 학습 방법에 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했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새로운 연구를 통해 변화와 성장을 기대해 본다.

2023년도 한국정책학회는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한 정책연구: 연결, 상생, 포용, 성장’을 대주제로 춘·하·추·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특별연구회 및 특정 포럼을 상시로 운영해 공공기관,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진지한 담론의 장을 확장하고자 했는데, 우리나라 정책의 가운데 한국정책학회 전문가가 함께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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