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요사이 병을 앓는 것보다 앓고 난 후유증이 더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료받고 난 후에 지속되는 신체적 정신적 불편함을 호소하는 코로나 후유증 이야기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들 대부분은 1주일간의 격리기간 동안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회복된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치료를 받은 후 신체기능의 저하 현상이 몇 주 수개월, 때로는 1년 이상 지속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코로나 후유증 발현자의 수가 많아지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포스트 코비드 컨디션 또는 포스트 코비드 증후군이라 칭하며 치료대책을 찾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대륙의 각종 언론 매체는 이러한 코로나 후유증 증후군을 롱코비드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도 일반화된 병명이 되었다. 롱코비드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WHO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학술지인 JAMA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중에서 12가지의 증상 즉, 운동후 불쾌감(PEM), 피로감, 뇌안개(집중력 저하), 현기증, 위장장애, 두근거림, 성욕/성기능 감퇴, 후각/미각 감퇴, 갈증, 만성기침, 가슴 통증, 팔다리 떨림의 발생 빈도가 높다.

이 중에서도 PEM, 피로감, 뇌안개, 현기증, 위장장애 순의 발생빈도를 보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몇 가지가 겹쳐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 감염 후 지속되는 불면증, 우울감, 탈모, 목의 통증, 이명 등 신체 여러 부위에 나타나는 이상증세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국내 롱코비드 발생 통계는 물론 해외 자료마저 명확치 않으나 미국의 경우 확진자 중 10~30%, 우리나라의 경우는 30~60%가 롱코비드를 경험했다고 한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롱코비드 환자들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6가지 요인을 위험인자로 지목하였다.

첫째는 여성의 발생률이 남성보다 1.5배 높다. 두 번째는 연령으로 40세 이후에는 발생률이 2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비만, 흡연, 만성질환이 위험요인으로 밝혀졌고 감염 시 초기증세가 심했던 환자들의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위의 조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여성이 남성보다 롱코비드 발현율이 높은 것 이외에는 대부분 감염자들의 감염 시 건강상태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저명 학술지인 셀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롱코비드 환자들은 감염 후 완치된 정상인들에 비해 체내에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우는 세로토닌의 수준이 낮다. 세로토닌은 체내에서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으로 미주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세로토닌의 부족은 기억력이나 인지능력의 감퇴와 호흡기 및 심혈관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 연구자들은 체내 세로토닌의 감소는 항바이러스 단백질인 인터페론에 의한 염증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호주 퀀즐랜드 대학교 연구자들에 의하면 롱코비드 환자들에게는 신경계를 이루는 기본적인 세포인 뉴런의 융합이 신경계의 신호전달을 방해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오래 방치하면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롱코비드 증후군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롱코비드 증후군이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뒤늦게 나마 대형병원이나 지방단체 보건소에 ‘롱코비드 클리닉’ 또는 ‘포스트 코로나 회복 클리닉’ 등을 열어 환자들을 돕고 있다.

그러나 아직 치료제도, 명확한 치료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 클리닉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환자들을 증상에 따라 해당 전문의에게 보내어 통상적인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증 및 피로감 완화에는 소량의 날트렉손, 전신 피로나 브레인 포그에는 아리피프라졸 그리고 위장장애에는 생균제 등을 처방하며 휴식과 안정을 권유하곤 한다.

하버드 대학교 보건 대학원에서도 롱코비드를 막는 생활방식으로 비만 방지, 적절한 신체활동, 과도한 음주방지, 충분한 수면, 금연 그리고 영양관리를 권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체중관리를 위해 활용되는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인 키토식단이 롱코비드 극복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체계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면역체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D와 미량광물질인 아연 그리고 오메가-3 지방산이 결핍되지 않도록 한다. 이들은 달걀, 해산물 등을 통하여 상당 부분 보충이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시중에서 영양제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식품으로는 계란, 생선과 굴 등의 해산물이 좋다. 그리고 염증을 막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C와 E와 같은 황산화 기능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으며 함유 식품으로는 녹색잎 채소, 과일, 견과류 등이 있다. 그리고 무기질 영양소인 마그네슘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근육의 떨림을 예방하며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평소에 먹는 식품으로는 이들 영양소를 고루 충분한 양을 섭취하기가 어려우므로 별도로 시중에 유통되는 영양제를 보충하는 게 효과적이다.

건강증진 및 면역력 증강을 목적으로 비타민 C, B, D 그리고 아연과 같은 영양소를 권장량보다 10배 이상 섭취하거나 혈관에 주사하는 고용량 비타민 요법도 있다.

실제로 병원에 가서 영양제의 메가도스 요법으로 영양제 주사를 투여함으로써 롱코비드 후유증 극복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사례가 많다. 발생 원인도 치료 방법도 애매한 롱코비드 증후군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병원 치료와 적절한 생활방식과 함께 효과적인 영양관리가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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