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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함께 읽는 아름다운 시] 조덕혜 '별에게 물었다'
허형만 시인 | 승인 2023.10.06 12:19

[여성소비자신문] 그랬다 

그 밤에 맨발로 달려와 

나를 기다리는 건 

까만 하늘 무수한 별이었다 

저 멀리서 

다가서지도 못한 채 

야무진 눈빛 고요한 숨결로 

오롯이 그의 맥박 전하려고 

아, 수만 광년 

아니 더 천문학적 세월을 거슬러 왔다는 

이 초월적 사랑을 어쩌면 좋을까 

개미보다 더 무심하던 내게도 

단 한 번 돌아선 적 없는 불변의 사랑이여 

그대는, 충직한 그대는 

선하고 찬란한 나의 밤 지기라오. 

 

조덕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별에게 물었다』는 삶에 ‘성찰’과 ‘깨달음’과 ‘믿음’의 정신으로 존재의 근원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조덕혜 시인의 시집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마르셀 레몽이 “시는 언어에 대한 명상보다는 삶에 대한 명상에서 훨씬 더 귀중한 자양분을 얻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물론 마르셀 레몽은 ‘그렇지만 언어에 대한 명상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시인이라면 ‘별’을 소재로 시 한 편 쓰지 않은 시인은 없을 줄 안다.

특히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별 헤는 밤」은 물론 김광섭의 「저녁에」 같은 작품은 별을 소재로 한 명작으로 손꼽는다. 조덕혜 시인의 별에 대한 명상은 밤에 맨발로 달려온 별이 나를 기다리는 사랑으로 가득하다. 천문학에서는 별이 스스로 빛을 내는 가스 덩어리지만, 시인에게는 초월적 사랑의 살아있는 생명의 존재다. 

허형만 시인  hhm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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