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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야에서 과수원 경작할 경우 정당한 보상금 산정기준
주상은 변호사 | 승인 2023.08.23 11:31

[여성소비자신문] 천사랑(가명)은 은퇴 후 서울 근교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과수원으로 운영중인 땅에 도로가 생긴다고 해서 토지를 강제로 수용당하게 됐다.

멀쩡하게 잘 농사지내고 있던 땅을 강제로 빼앗기는 것도 억울한 일인데, 사업시행자가 제시한 보상금액을 보고 화병이 나게 생겼다. 천사랑의 땅은 현재 과수원으로 배를 재배중에 있지만, 지목이 임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과수원이 아니라 임야로 평가를 해서 보상금을 산정한 것이다.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는 지목, 현황, 맹지인지 여부 등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과수원이냐 임야이냐에 따라 금액 차이가 1억 원 이상 나는 경우도 있다.

천사랑은 2004년 이미 과수원으로 살구를 경작중인 토지를 취득하여 배를 재배해오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자기 땅이 임야라고 하니까 사업시행자가 제시하는 보상금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업시행자 측 주장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토지보상법은 토지에 대한 보상은 현실적인 이용상황, 일반적인 이용방법 등 객관적 상황을 고려하여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수용대상 토지의 이용상황이 일시적이라거나 토지의 형질 변경에 대하여 신고 또는 허가가 필요한데, 위 허가나 신고를 받지 아니하고 형질변경을 한 경우는 불법형질 변경에 해당하므로 형질변경 당시의 이용상황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산지관리법은 산지전용을 하려는 자에 대해서는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를 받지 않고 산지를 과수원으로 형질변경하였다면 이는 불법형질변경에 해당하기 때문에 산지로 평가해서 보상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천사랑은 사업시행자의 주장대로 지목이 임야로 되어 있는 과수원을 재배하고 있었어도 임야에 대한 보상금만 지급받아야 할까? 그렇지 않다. 토지의 취득 시기, 형질변경이 이루어진 시기가 언제인지에 따라서 임야로 보상을 받을 수도 있고, 과수원으로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현행 농지법은 지목이 농지, 과수원 등으로 등재된 토지에 대해서 작물을 재배하여야만 농지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2016. 1. 개정된 것이다. 개정 전 농지법 시행령은 지목을 불문하고 농작물이 경작중인 토지도 농지로 보고 있었고, 법 개정 전에 이루어진 농지, 과수원 등 취득의 경우에는 지목과 관계 없이 농지나 과수원으로 인정될 수 있다.

수원지방법원도 2023년 위와 같은 취지로 지목이 임야로 되어 있어도 현재 이용 상황이 과수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과수원임을 전제로 감정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감정신청을 받아들여서 원고의 보상금 증액청구를 인용한 바 있다.

다만, 2016년 1. 이전에 취득한 모든 토지가 지목을 불문하고 과수원으로 재배중이라고 해서 과수원임을 전제로 보상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감정평가는 통상 감정의 기준시점을 기준으로 토지의 지목 등 현황을 기초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목이 임야로 등재되어 있다면, 임야임을 전제로 감정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임야가 아니라 과수원으로 감정평가를 받기를 원하는 토지소유자가 이 부분 입증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 첫째로, 토지의 취득 당시부터 현재까지 위 토지가 과수원으로 수목을 재배중이었음을 입증할 사진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두어야 한다.

대법원은 토지의 형질 변경이 이루어진 경우, 위 형질변경이 불법형질변경에 해당하여 변경 당시의 현황을 기준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 즉 사업시행자가 불법형질 변경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보는데, 이때 단순히 공부상 지목과 달리 토지 형질이 변경되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형질 변경 당시 법령상 허가 또는 신고의무가 존재하고, 위 법령에 위반하여 허가 또는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형질변경이 이루어진 사실까지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위와 같은 경우 통상, 사업시행자 측이 항공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수용 대상인 토지가 산림에 해당했다는 사정을 입증하려고 시도한다.

항공사진에는 수풀이 우거진 사진만 현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과실수의 개화시기가 언제인지 확인해서 꽃이 피는 시점의 항공사진으로 사진의 형상만으로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어서 단순 산림이 아니라 과수원에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도 있다.

둘째로, 토지수용절차가 진행되기 전에 과수원의 현장 사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토지수용 보상금에 대해서 불복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수용재결 처분의 집행이 정지되지 않기 때문에 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 중에 이미 과수원이 철거되어서 수용 당시 토지의 현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용절차 진행 전부터 사진 촬영을 해서 현황이 과수원에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셋째로, 토지 취득 당시 매매계약서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취득 당시부터 과수원으로 재배중이었다면 매매계약서의 목적 범위에 토지 외에 수목도 포함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넷째로, 시장 ․ 군수 등 주무관청이 과수원 재배가 적법함을 전제로 비료 등의 지원을 한 사실이 있다면 해당 증거 자료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이 증거를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둔다면, 지목이 임야로 되어있으나 과수원으로 재배중인 토지도 정당하게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어떤 자료가 구체적으로 필요한지는 수용 및 보상 전문 변호사에게 문의하는 게 좋다.

주상은 변호사  austin@centro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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