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아주 사적인 시간’ 등으로 유명한 연애소설의 여왕, 다나베 세이코가 ‘노리코, 연애하다’라는 또 다른 연애소설을 출판해 화제다. ‘노리코, 연애하다’는 일본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던 '노리코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노리코’의 연애를 진솔하게 그려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나베 세이코의 연애소설이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소설을 통해 ‘인간의 좋은 점’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노리코, 연애하다’는 어릴 적부터 짝사랑해온 착한 남자 ‘고로’와 부잣집 도련님인 나쁜 남자 ‘고’, 아저씨 같으면서도 남자 냄새가 풍기는 ‘미즈노’ 사이에서 흔들리는 노리코의 마음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한번이라도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노리코, 연애하다’를 통해 노리코식 사랑에 공감하며, 다나베 세이코가 왜 ‘연애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로 자유롭게 살아가던 노리코에게 어느 날 친구 미미가 전화를 걸어왔다. 미미가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게 됐는데 너무 억울하다는 이야기. 노리코는 그 이야기를 듣고 거짓말을 하고 돈을 받으라며 그녀의 ‘교섭’에 동행하게 된다. 그렇게 위자료 청구 작전에 휘말려 미미의 전 남자 친구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노리코는 나카야 고라는 거만하고 잘생긴 남자와 만나게 된다.

그 후로 고는 노리코에게 저돌적으로 접근해오고, 노리코는 자신과 많이 다른 부잣집 도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신기해한다. 그런데 소꿉친구인 고로는 그런 노리코의 마음도 모르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평소와 다름없이 대하기만 한다.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사랑에 답답한 노리코는 고의 별장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미즈노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남자 냄새가 풍기는 미즈노에게 노리코의 마음은 또 흔들리게 되고, 노리코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미즈노에게 푹 빠져버린다. 그렇게 노리코가 세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이, 앙큼한 미미는 고로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데….

다나베 세이코는 ‘노리코, 연애하다’에서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리는 감정들을 세 갈래로 나눠서 보여준다. 정말 좋아해서 제대로 말조차 할 수 없었던 사랑, 사사건건 어긋나지만 그래도 묘하게 통하는 점이 많았던 사랑, 그리고 전혀 좋아할 수 없다고 믿었는데 어느새 끌리고 마는 사랑. 다나베 세이코는 이렇게 다양한 사랑의 무늬들을 솜씨 좋게 한 편의 소설로 엮어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어떤 건어물녀라도 ‘다시 한 번 시작해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이라는 매력적인 마법의 진수를 선사한다.

다나베 세이코 지음, 북스토리 출판, 1만2천800원

송혜란 기자  hrso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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