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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형만 시인과 함께 읽는 아름다운 시] 유경희 '젊어島를 지나 늙어島에 들어서다'
허형만 시인 | 승인 2023.07.07 11:22

[여성소비자신문] 젊어島의 뜨거운 해변엔 

이상理想을 향해 쏘아 올린 청춘들의 폭죽이 
가지각색 별이 되어 허공에 흩어졌다가
바다에 사뿐 내려앉는다 

방황하는 청춘의 잔물결은 
갈지之자로 이리 왔다 저리 갔다 
만화경 속 형형색색 색종이 조각처럼 
반짝이다 흩어지다 다시 모여 반짝이고 
천상의 아름다움 창조하려 바쁘기만 한데 
나는 이제 젊어島 해변의 열기를 뒤로한 채 
늙어島에 들어서고 있다 

너의 이상이 나의 이상이라는 착각 속에 
무지몽매로 달려온 나날 
그저 그런 무수한 별들 중에도 
더 빛나는 별이 되고자 
총총대며 살아온 가면의 생 

나의 별빛 수명을 다해 흐릿해가도
조금은 느긋하게 조금은 게으르게 
곁에서 황홀히 빛나는 젊은 별빛에 살짝 기대어 
안단테 맞춰 느림보 춤춰 맘 편히 살 수 있는 섬 
나는 늙어島로 흔쾌히 들어선다 

유경희 시인의 회갑 기념 시집이다. 시인은 이 시집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영전에 바친다고 말한다. 시인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의 대국어학자이신 정산 유목상 전 중앙대 국문과 교수님이시다.

유 교수님은 10년 전 따님인 유경희 시인이 첫 시집 『하룻강아지의 꿈』을 보고 ”너는 생활인의 시인이었으면 한다. 어려운 용어 멀리하고 쉬운 표현으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생활인의 벗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대자연의 순리와 인생의 애환으로 모든 이에게 다가가 위안을 주는 그런 시인 말이다. 시인은 순정의 언덕에서 사물을 보고 생각하는 달관의 소유자가 아닐까“라고 격려의 편지를 보낸 적인 있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인지는 몰라도 유경희 시인의 시는 낮으면서도 낭랑하게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아버지와 가족에 대한 애정이 가슴 뭉클하게 하기도 하고, 유경희 시인의 시정신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우주 자연에 대한 생명성이 이 시집의 핵심을 이루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감동케하는 힘이 있다.  


허형만 시인  hhm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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