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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 어떻게 해야 할까
한재환 한의사 | 승인 2023.07.07 09:14

[여성소비자신문] 산후조리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여성의 평생 건강이 좌우된다는 말이 있다.

분만시 산모를 힘들게 하는 것이 신생아 머리 크기인데 동서양 신생아의 머리 크기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동양의 산모들은 서양의 산모에 비해 골반도 작고, 근육량도 적은 편이기에 분만시 몸에 가해지는 충격은 클 수 밖에 없고, 산후 회복 기간도 오래 걸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 나라는 조리원이나 산후 음식, 약 등 산후 조리 문화가 발달한 나라이다.

산후 조리에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첫째도 보온이요, 둘째도 보온이라고 할 수 있다. 왜 보온이 중요할까? 산모들은 기본적으로 땀이 많이 난다. 산후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은 체질과 크게 관계없이 임신 기간동안 불어난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런데 땀이 날 때 피부의 땀구멍이 열리면서 외부의 한기가 쉽게 몸속으로 침투하게 된다. 특히 산후처럼 몸이 약해지고 면역이 떨어져 있을 때는 한번 들어온 한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않고 두고두고 통증이나 냉감을 일으킬 수 있다.

요즘 덥다고 에어컨을 틀어놓고 혹은 창문을 열고 찬 바람을 직접 쏘이는 행동은 좋지 않다. 최대한 바람 세기를 약하게 해서 방 온도만 너무 덥지 않을 정도로 조절해 주시는 것이 좋다.

두 번째가 음식인데, 산후에는 찬 바람도 피해야 하고 찬 음식도 피해야 한다. 산후에는 땀도 많이 나고, 특히 수유할 때 갈증이 나고 찬 음식이 당길 때가 많다. 그렇지만 찬 음식은 기본적으로 비위의 활동을 방해한다.

또한 찬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팔다리로 가야 할 에너지가 위장을 덥히는 데 사용되어 붓기나 통증의 회복도 더딜 수 밖에 없다. 또 찬 음식과 더불어 밀가루 음식, 맵고 짠 음식도 몸의 기운 순환을 방해하고 수유를 통해 아이에게 좋지 않게 작용할 수 있어 가급적 적게 먹 는 것이 좋다.

요즘 산모들 중에 산후에 붓기제거를 위해 호박을 먹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동의보감에 “산후에 호박이 나쁜피를 제거하고 체내 기운을 순환시켜 여러 증상을 예방한다.”는 말이 있어 산후에 호박이 참 좋은 음식으로 인식되어 왔는데, 동의보감에 언급된 호박은 채소 호박이 아니라 보석 호박을 말하는 것이다.

호박의 효능 중에 영양 보충과 이뇨작용이 있어 호박이 나쁜 음식은 아니나 본초강목에 “남과(호박)를 너무 많이 먹으면 체내 습한 기운이 쌓여 기의 순환을 방해하거나 소화장애를 일으킨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원래 땀이 많고 살이 잘 찌는 산모들의 경우 호박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산후에 어떤 음식이 좋을까? 산후 음식 중 가장 좋은 음식으로는 미역을 꼽을 수 있다. 미역은 칼슘, 무기질, 섬유질 함량이 높고 자궁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산후 초기 자궁회복과 오로배출에 도움을 준다.

또한 모유에 포함되는 갑상선호르몬의 원료인 요오드도 다량 함유되어 모유수유에도 도움을 준다. 이외에 상추, 치커리, 곤드레나물 등 채소류도 자궁회복과 모유수유에 도움을 준다. 모유가 부족한 산모 중 소화에 큰 문제가 없다면 돼지족발이 모유를 늘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흑염소나 가물치를 다려 먹는 산모들도 있는데 흑염소의 경우 더운 성질이 있어 열이 많은 체질의 산모들은 좋지 않으며, 가물치는 반대로 찬 성질이 있어 몸이 찬 산모들의 경우 좋지 않다.

요즘엔 산모들의 나이가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 아무리 좋은 운동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통증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 마사지를 받는 것도 몸 상태에 따라 강도와 방법을 달리해야 하며, 한약재로 구성된 보약도 일률적인 처방이 아닌 체질과 몸 상태에 맞는 처방을 복용하여야 한다.

한재환 한의사  silvleaf@sso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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