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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법상 정보공개의무 위반으로 기소된 조합장을 무조건 직무집행 정지시킬 수 있을까?
임형준 변호사 | 승인 2023.07.07 09:23

[여성소비자신문] 지역주택조합 표준규약 제18조 제4항에 의하면 '임원 및 대의원으로 선임된 후 그 직무와 관련한 형사사건으로 기소될 경우에는 확정판결이 있을 때까지 이사회 또는 대의원회 의결에 따라 직무수행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으며 그 사건으로 벌금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임원 및 대의원은 그 날부터 자격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주택조합은 위 표준규약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한편 주택법 제12조 제2항은 '주택조합의 발기인 또는 임원이 법령에 열거한 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들 및 관련 자료가 작성되거나 변경된 후 15일 이내에 조합원이 알 수 있도록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하여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주택법 제12조 제3항은 법령에 열거한 서류들 및 관련 자료를 조합원이 열람·복사 요청시 15일 이내에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 주택법 제104조에 의해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실제로 지역주택조합 조합장이 주택법상 정보공개의무를 불이행해 주택법 위반으로 기소되고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면 조합장이 정보공개의무 불이행으로 기소되면 무조건 조합장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표준규약에 따르면 조합장이 ‘그 직무와 관련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일정 절차를 거쳐 조합장의 직무수행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고 주택법상 조합장의 정보공개의무는 조합장의 직무에 관한 것이 분명해 조합장이 기소된 경우 원칙적으로 조합장의 직무수행자격 정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판례(부산지방법원 2021카합 10446 결정)에 의하면 조합장이 정보공개의무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고 해당 사건이 확정된 사안에서 해당 조합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례가 있다.

다만 조합장이 정보공개의무를 불이행하게 된 경위, 불이행 행위의 태양, 조합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했을 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합원들의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합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특별한 경우까지 직무집행을 무조건 정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극단적인 예로 사업계획승인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조합장이 과로로 입원했다고 가졍한다면 단순히 사업을 반대할 목적으로 비대위가 조합장에 대해 무분별한 정보공개요청을 했지만 15일 내에 요청받은 모든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요청 자료 중 극히 일부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되서는 안된다. 만약 기소됐더라도 그러한 사유로 조합장 직무집행이 정지되서는 안된다.

판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카합21730)에 의하면 법원은 “지역주택조합의 규약에서 임원의 자격정지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직무와 관련된 형사사건’은 직무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형사사건을 의미한다고 넓게 해석해서는 안되고 조속히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해 사업을 종결해야 할 필요성과 비교형량해 직무집행정지가 정당화될 수 있을 정도로 해당 지역주택조합에 미치는 위해가 현저하고 급박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실제로 주택법상 정보공개의무 위반으로 기소된 조합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신청을 기각한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조합장이 주택법상 정보공개의무를 불이행해 기소됐더라도 무조건 직무집행을 정지시켜서는 안되고 직무집행 정지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을 고려해야 한다.

임형준 변호사  lim87@centro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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