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오피니언 칼럼
[행복한 시 읽기] 이우걸 '귀'
구명숙 숙명여대 명예교수 | 승인 2023.06.22 18:20

[여성소비자신문] 들으려하지 않는 귀,

들을 수도 없는 귀.

이미 편 갈린 귀,

서로 닫아버린 귀,

마음이 길을 잃어서

오래전에 병든 귀

 

사람은 귀가 둘, 눈도 둘을 받았다. 콧구멍도 둘이다. 양쪽 눈 위에는 눈썹이 나란히 바르게 나 있다. 거기에는 각각 이유가 숨어 있다고 한다. 남의 말을 잘 경청하라고 귀가 둘이고, 보고 싶은 한쪽만 보지 말고 편견 없이 똑바로 멀리도 잘 보라고 눈을 둘이나 주셨다 한다.

콧구멍은 한 쪽 코가 막히면 다른 한 쪽으로 숨을 쉬라고 둘을 내 주셨을 게다. 그러면 입은 왜 하나만 만들어주셨을까? 단연코 말을 적게 하라는 뜻이라 한다. 남의 말을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의미를 모를 리가 없건만 요즘 우리의 귀는 도대체 들으려 하지를 않나보다.

이우걸 시인의 시 「귀 」는 점점 먹통이 되어가는 사회현상을 답답하게 바라보며, 어떻게든 귀가 열리도록 일깨워보려는 듯 행마다 귀를 강조하여 내놓는다.

“이미 편 갈린 귀”가 되어 서로 듣지를 않고 아예 귀를 닫아버렸다고 한탄한다. 막무가내로 제 편에서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귀가 되어버렸다는 의미다.

“마음이 길을 잃어서”그리되었다니 서로 마음 문을 먼저 열어야겠다. 일체유심조라 하지 않던가. 귀가 더 깊이 병들기 전에 마음을 잘 찾고 길을 찾게 되면 귀도 뻥 뚫리는 밝고 시원한 사회가 되지 않을는지.

구명숙 숙명여대 명예교수  k9350m@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