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임원진에 권위를 타파하고 대신 젊은 피를 수혈한다. CJ그룹은 6월 26일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데 필요한 직급별 진급 체류 연한(승진 연한)을 기존 20년에서 최단 10년으로 줄이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승진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간 CJ그룹은 발탁 승진으로 젊은 인재를 임원에 배치했으나 각 직급별로 승진 연한을 1년 정도 줄이는데 그쳤으며 승진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반면 ‘패스트 트랙’ 승진제도는 현재의 사원-대리-과장-부장-선임부장까지 각각 4년씩 걸리던 승진 연한을 각 직급별로 최소 2년으로 줄인 제도로 앞으로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의 임원이 배출될 전망이다.

CJ그룹 인사팀 관계자는 “상위 직급을 수행할 역량과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승진심사위원회를 통해 발탁 승진하며, 사업 성장 속도나 인력 수요에 따라 계열사별로 탄력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지난해 1천2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은 CJ그룹은 올해 1천500명을 채용하고, 내년엔 채용 규모를 1천500명 이상으로 늘리는 등 젊은 인재 발굴, 육성에 매진할 방침이다.

인사개혁은 이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고 이병철 초대회장의 ‘인재제일(人材第一)’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역량있는 젊은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맘껏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일류 기업 문화이다”며 “연공서열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성과와 능력을 발휘한 인재가 인정받는 CJ’를 만들어야 한다”고 인사지대사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평소 “내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업보다도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에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인재 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파격적 승진 시스템 시행도 그러한 방침의 일환이다.

이는 CJ그룹의 사업 부문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CJ그룹은 다양한 형태의 문화 컨텐츠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으로 대변되는 문화사업이 제조업 규모에 육박할 정도로 거대해지고 있다. CJ그룹이 장차 전 세계에 전파하며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하는 문화 창조기업이 되려면 창조적 마인드로 사회문화 트랜드를 이끄는 젊은 인적 자원을 그룹의 미래를 이끌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승진 제도의 과감한 변화를 통해 그룹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해 더욱 차별화 될 것이다”며 “우수한 젊은 인재를 유인하는 채용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송기락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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