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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의 그 노래 그 사연]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란 삶의 철학 담긴 히트가요 '타타타'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 김국환 노래...중년주부들에게 인기, 1992년 MBC-TV 주말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배경음악으로 히트
왕성상 언론인 / 가수 | 승인 2023.05.23 09:30

[여성소비자신문]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음음 어허허∼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음음 어허허∼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어 허허허허허∼ 어 허허허허허허허∼

인도여행 중 ‘타타타’ 뜻 알게 돼 작사

'타타타’는 1991년 발표돼 1992년 국내 가요계를 휩쓴 가요다. 4분의 4박자 슬로고고 풍으로 감성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노랫말과 제목이 이채롭다.

김희갑 작곡가는 양 작가와 만나 훌륭한 작곡솜씨에 날개를 단 노래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 등 이들 부부가 만든 노래는 많지만 ‘타타타’는 백미다. 방송드라마 삽입곡이기도 했던 ‘타타타’는 무명가수 김국환을 스타가수자리에 올려놨다.

‘타타타’는 산스크리트어(तथाता, tathātā)로 ‘있는 그대로의 것’, ‘꼭 그러한 것’이란 뜻이다. 한자로는 진여(眞如)로 번역된다. 우주만유(宇宙萬有)의 실체로 진리, 실상 그대로란 얘기다.

늘 달라지지 않으며 그 모습대로 오고 감 없이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래 2절에 나오는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가사 중 ‘옷 한 벌’은 세상을 떠날 때 입는 수의를 말한다. 노래 후반부의 호탕한 웃음소리도 눈길을 끈다.

‘타타타’는 양인자 작가가 인도여행 중 이 말의 뜻을 알게 돼 작사했다. 거기에 그의 남편(김희갑)이 곡을 붙여 태어났다. 히트곡이 된 건 MBC-TV 주말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 11. 23∼1992. 5. 31 / 55부작)로부터 비롯됐다.

1992년 2월 주말 밤이면 전국의 길거리가 조용했다. ‘사랑이 뭐길래’를 보느라 차량이 뜸했다. 달동네 수돗물도 잘 나왔다. 드라마배경이 된 달동네 서민들 애환을 정부가 최대한 들어주느라 수돗물이 잘 공급된 것이다.

‘사랑이 뭐길래’가 드라마사상 최고시청률(64.9%, 평균시청률 59.6%)을 보이자 정부가 고지대사람들 신경을 건들이지 않기 위해 힘썼다. ‘보통사람시대’를 부르짖은 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후반기로 드라마가 주부들 생각과 행동을 바꿨다고 할 정도로 인기였다.

‘타타타’는 드라마와 무슨 관계가 있었길래 빅히트했을까. 드라마작가 김수현이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타타타’ 노래를 듣게 됐다. 순간 가사내용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 자신이 각본을 쓰고 있는 ‘사랑이 뭐길래’ 배경음악(BGM)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차에서 내려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타타타’ 노래얘기를 꺼냈다. “드라마배경음악으로 넣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논의에 들어간 제작진은 배경음악으로 쓰기로 했다. 노래는 방송을 타자 삽시간 전국을 뒤덮었다. 음반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서울 등 일부 도시엔 품절소동까지 빚었다. 노래인기를 매스컴에서 보도하자 ‘타타타’는 장안의 화제였다. 노래를 듣지 못했던 사람들도 호기심으로 음반을 사는 일이 벌어졌다.

음반 하루에 2만장 넘게 팔려 대박

그 바람에 23년의 무명가수 김국환은 유명가수로 떴다. 그의 밤업소출연료가 20배로 뛸 만큼 ‘타타타’ 인기는 대단했다. 하루 10장 남짓 팔렸던 음반이 2만장 넘게 나가 음반회사, 레코드판매업소들이 재미를 봤다.

한순간 대박이 난 것이다. ‘타타타’는 1992년 가요톱텐에서 골든컵까지 받아 명곡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국환은 45살에 이 노래로 ‘한국방송대상’, ‘서울가요대상’ 등을 휩쓸며 인생역전을 이뤘다. 

노래가 폭발적 인기를 끈 건 TV방송의 힘과 주부들 전유물인 드라마 특성 때문만으로 돌리기엔 설명이 부족하다. 진짜 이유는 극중의 중년주부(김혜자)와 이심전심 공감대를 가진 주부시청자들이 많았다는 게 정답이다.

권위주의와 남성우월주의 전형인 남편(이순재), 그를 빼닮은 아들 대발이(최민수), 자기편인줄 알았던 딸(임경옥)의 독립선언이 가져다준 당혹감과 허탈감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한평생 남편그늘 아래서, 또 자식 뒷바라지로 살아오다 어느 날 뒤돌아본 자신의 모습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헛살아온 듯 무엇을 잃어버린 듯한 서글픔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40~50대 여성이면 한 번쯤 느끼게 마련인 감정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리 됐을 것이란 얘기다. ‘타타타’는 그런 분위기와 시대흐름을 탄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상종가를 쳤다. 노랫말이 많은 사람들 공감을 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민초들 고개를 끄덕이게 한 내용으로 드라마와 어우러져 먹혀들었다. 가요계와 여성단체에서 ‘변혁기 주부들 심정을 잘 나타낸 노래’로 평가하자 김국환은 방송사 가요프로그램 단골가수가 됐다.

조용필, 처음 녹음했으나 음반제작 불발

‘타타타’가 히트하기까지엔 잘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가 흥미롭다. 노래를 맨 처음 취입한 가수는 조용필이다. 하지만 음반으로 나오지 않았다. 조용필이 노래 끝에 호탕하게 웃는 대목에서 “닭살스러워 못 하겠다”고 하자 음반사는 그 부분을 빼고 녹음했지만 음반제작은 안 됐다.

끝 대목이 노래의 하이라이트여서 그냥 갈 수 없었고, 음반에 담길 곡들을 조용필이 여유 있게 녹음해놓아 ‘타타타’를 빼기로 한 것이다. 이어 조용필과 목소리가 비슷한 위일청이 취입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1988년 1월 10일 방송된 MBC-TV 베스트셀러극장 ‘사촌들’ 도입부와 끄트머리에 나왔을 뿐이다. ‘타타타’는 1990년 김국환이 세 번째로 취입, 빅히트곡 주인공이 됐다. 그는 노래취입을 위해 1988년부터 2년간 준비했다. 조용필이 녹음한 테이프를 듣고 연습하며 자신의 목소리로 소화해냈다.

당초 가사엔 웃음소리도 없었다. 김희갑 작곡가 권유로 해보자 반응이 좋아 막판에 들어갔다. 노래는 1990~1991년 홍보기간을 거쳐 1992년 드라마 덕분에 본격 알려졌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타타타’가 음반(CD)으로 나오기 이틀 전에 김국환의 아버지가 별세했다는 점이다. 막내아들인 김국환이 무명가수 설움을 겪고 있을 때다. 그는 노래를 녹음하고 새벽에 귀가했으나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부친의 임종을 보지 못했다.

장례식이 끝난 뒤 그는 산소 앞에서 이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아버지! 이 노래가 히트하도록 도와 주십시요”라며 외쳤다. 그래서 그런지 ‘타타타’는 빅히트해 지금의 김국환이 됐다.

김국환, 초기엔 만화영화주제가 불러

1948년 보령태생인 김국환은 1969년 김희갑 악단 단원(보컬가수)으로 노래 삶을 시작했다. 가요계 입문초기엔 악극단 심부름, 공연장 청소 등을 하며 버텼다. 1978년 대중가수 데뷔 후 첫 취입곡은 김희갑 작곡, 김중순 작사의 ‘꽃순이를 아시나요’다. 잘 알려지지 않아 무명가수로 고생했다.

그는 ‘타타타’로 인기가수가 되면서 ‘접시를 깨자’, ‘바람 같은 사람아’, ‘숙향아 돌아와 다오’ 등을 발표하고 자리를 잡았다. 그는 대중가수로 이름을 알리기 전엔 만화영화주제가를 불렀다. 1980년대 초 ‘은하철도 999’ 등을 취입했으나 일반인들은 누가 불렀는지 몰랐다.

1984년 MBC가 방영한 ‘은하철도 999’ 주제가 가수로 이름이 좀 알려지는 정도였다. ‘은하철도 999’는 그에게 가슴 깊이 남아있는 노래다. 특유의 애절한 멜로디로 부른 후 슬퍼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일본제작자들도 이 곡을 듣고 울었다.

그는 KBS 라디오방송프로그램에서 “마상원 작가가 성악을 했던 자신에게 어린이 만화영화주제가를 부르도록 많이 배려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마징가Z’, ‘메칸더V’, ‘미래소년 코난’ 등 1980년대 유명애니메이션에 자신의 목소리를 담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2020년 2월 신곡 ‘배 들어온다’를 발표했다. 

왕성상 언론인 / 가수  wss4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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