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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확증편향과 과학의 달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3.04.22 08:38

[여성소비자신문] 4월은 과학의 달이고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며 그 다음날인 4월 22일은 정보통신의 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관으로 4월 한달 동안 과학축제, 강연, 포럼, 체험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과학문화 행사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고 있다.

1934년 일본의 통치하에서도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우리나라의 독립이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김용관 선생께서 과학기술 보급회를 창립하고 4월 19일을 과학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민족운동으로 여긴 일본의 탄압으로 중지되었다.

그 후 강력한 과학기술 진흥 정책을 추진한 박정희 대통령께서 과학기술처를 창립한 것을 계기로 1968년에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제정하였다. 2001년에는 유네스코가 매년 11월 10일을 ‘세계 과학의 날’로 제정했으나 우리나라처럼 범국가적인 대규모 행사를 거행하는 나라는 없다.

가난에 찌들었던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부흥 발전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과학기술 강국의 토대를 이룬 과학기술 진흥 정책과 함께 과학문화로 과학적인 사고와 국민생활의 과학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의 최선진국이 되었고 자동차, 정보통신, 원자력 등 최첨단 산업과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과학기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미래 지향적이고 합리성을 추구하는 과학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그 대신 당장의 이해득실과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영합주의에 현혹되고 비합리적인 선전 선동과 허황된 이념에 매료된 채 확증편향의 오류가 범람하고 있다. 그 결과 과학과 기술 분야의 산업이 동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일자리와 자긍심을 잃어가는 과학인과 기술인들이 이 나라를 등지고 외국으로 떠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공계 대학 및 대학원들은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어 불러들이고 있으며 공장은 외국인 노동자들로 채워져 있다.

확증편향(確證偏向, confirmation bias)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자신의 견해나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자기중심적 왜곡을 말한다. ‘진실을 믿기 보다는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인간의 심리 현상으로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에 부합하는 피드백을 얻으려는 열망이나 망상이 빚어내는 오류이다.

합리적 사고보다는 가짜 뉴스와 선전 선동에 영합하는 확증편향은 과학문화의 퇴조는 물론 여러 가지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 과학(science)은 자연현상과 인간 사회현상을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여 보편적인 원리나 법칙을 찾아내어 지식화하는 행위와 결과를 말한다.

만약 연구자나 영향력 있는 사람(인플루언서, influencer)에 의하여 과학이 왜곡되거나 오류가 발생한다면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과학자도 인간의 인식적 한계를 지니기에 실험설계나 결과 분석을 수행할 때 자신의 선입견이나 과거 경험 등으로 인하여 결론에 대한 확증편향(bias)이 발생할 수 있다.

한가지 예로 영국의 의사인 웨이크필드(Adrew J. Wakefield)는 1998년 저명한 의학지 란셋(Lanset)에 예방접종이 어린이들의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를 알게 된 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의 백신 접종을 기피하여 홍역 등 질병이 확산되었다.

그 후 이 연구는 연구자의 잘못된 확증편향으로 인한 오류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연구자에 의한 왜곡보다 더욱 빈번하고 파장이 큰 것은 인플루언서에 의한 확증편향적 왜곡이다.

세계적인 망신을 가져온 2008년도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일으킨 광우병 사태가 그렇다. 사태의 발단은 미국을 싫어하는 반미세력이 MBC의 PD수첩 프로그램을 통하여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소해면상뇌증(광우병)에 걸린다는 허위 과장 정보를 퍼뜨린데서 시작되었다.

즉 반미 친북의 이념 편향적인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낸 거짓 정보에 의해서 100일 이상 지속된 촛불시위를 불러왔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국가적 재앙을 초래한 탈원전이 있다.

이 정책으로 계획되었던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고 완공된 원전 가동이 뒤로 밀리는 등 한국전력에 26조원의 손실을 떠안겼을 뿐 아니라 가정, 기업의 전기 요금을 대폭 인상 해야 하는 국민 피해를 남겼다.

원전 재난 영화인 ‘판도라’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확증편향 오류의 결과이었다. 이 밖에도 이명박 정부에서 기상이변에 대비하기 위해 수행해온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를 문재인 정부에서 해체한 것도 과학적 사실이 무시된 채 수행한 자연보호라는 확증편향 오류이었다.

보들의 해체는 결국 호남지역에 홍수와 가뭄피해를 남겼다. SNS를 비롯한 정보통신이 발달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가짜뉴스와 선전선동에 쉽게 노출되고 확증편향에 취약해지는 경향이 높다.

스스로 민주화 세력이라며 으시대는 운동권 출신들 그리고 동성애자들을 비롯한 소수자들의 편으로 행세하는 진보 세력들이 하는 것은 선이고 정의이지만 반대편인 보수 우파는 약자들을 탈취하고 탄압하는 불의 세력이라는 집단적 확증편향의 오류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과학의 달, 과학의 날을 기념하고 행사를 벌이는 세계 유일의 국가인 우리나라가 이제는 더 이상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확증편향의 오류를 멈추고 진실을 추구하는 합리성과 과학적 사고를 추구하는 과학문화가 하루 속히 회복되기를 소망한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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