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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랑에 휩쓸린 하나은행 김종준 號
송기락 기자 | 승인 2012.07.02 14:06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부임 3개월만에 풍랑에 휩쓸리고 있다. 지난 5월 직원들의 수백억원대 상품권 횡령과 수천억대 PF부실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으로부터 징계 조치를 받은 데 이어 6월엔 꺾기 영업으로 또다시 징계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행장의 전 부임지였던 하나캐피탈이 지난달 23일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더욱 김종훈 號의 앞날에 암운이 끼고 있다. 김 행장은 전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2012년 3월 하나은행장으로 부임했다.

3개월 만에 금감원 적발 2회
전임지 하나캐피탈에서 배임 의혹

중소상인과 서민들에게 빚 아닌 빚을 떠넘기는 구속성 예금. 이른바 ‘꺾기’는 예를 들어 대출자가 1억원을 대출받을 시 1000만원은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대출자가 쓸 수 있는 돈은 9000만원으로 한정하면서도 금리는 1억원분을 받아 실질금리 수준을 높이는 일종의 불법 영업행위이다. 예치된 1000만원은 대출계약이 지속되는 한 사실상 은행에 맡겨두는 보증금이나 다름이 없다.

‘꺾기’는 성질상 대출창구가 협소한 중소기업, 영세상인들, 서민들을 대상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그간 사회 및 금융계의 지탄을 받아 왔다.

금감원은 2009년 신용정보보호법 세칙보완, 2010년 은행법을 개정을 하면서 구속성 예금 및 거래와 무관하게 개인정보를 조회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2011년 1월 1일부로 각 은행권은 꺾기를 하지 못하도록 내부 시스템 보완 및 수립, 직원교육을 해야 한다.

내부통제 손 뗀 하나은행

금감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009년 10월∼2011년 7월까지 전국 134개 영업점에서 180개 중소기업 및 신용도가 낮은 개인(신용등급 7등급 이하)을 상대로 204건, 187억 6400만원의 대출을 취급했다. 하나은행은 이중 190건, 83억4100만원에 달하는 꺾기 예·적금을 팔았다.

특히 은행법에 ‘금융상품의 구속 등 불공정 영업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조항’이 신설, 2011년 1월 1일부로 시행이 고지됐음에도 불구 하나은행은 여전히 대규모 꺾기영업을 하면서 실적 올리기에만 집중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1년 1월 이후 하나은행은 63개 영업점에서 71개 차주에 대한 대출 73건, 40억 800만원의 취급과 관련해 총 71건, 22억4900만원 어치의 금융상품을 꺾기 형태로 유치했다. 하나은행은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1개월 내에 추가로 예·적금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으로 하나은행은 대출금액의 1%이상을 월수입금액으로 챙겼다. 하나은행은 꺾기 영업으로 매월 대출자들의 주머니에서 13억 1100만원을 챙겼다.

금감원이 앞서 2009년 10월 감독업무시행세칙신설에 따라 이 같은 예·적금 계약 행위를 처벌한다고 규정했지만 하나은행은 개의치 않고 꺾기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은 꺾기 영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기는 커녕 꺾기를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놓았다. 하나은행은 2010년 5월 구속성예금을 제한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놓고도 영업점에서 이 시스템에 ‘예외 코드’를 입력하면 구속성 금융상품 수취할 수 있도록 했다.

예외 코드는 일종의 관리자 모드로 사람의 실수나 시스템 한계 상 벌어질 수 있는 오류를 직접 강제 개입해 수정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금융기관에선 예외 코드를 본점의 관리자만이 접속해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하나은행은 일선 영업점에서도 본점 승인없이 예외 코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사실상 꺾기 영업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꺾기영업 방지가 가능했음에도 적절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음으로써 다수의 영업점에서 금융상품 구속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에 하나은행 관계자는 “과거 영업점차원에서 사용 가능했던 예외 코드를 본점 사업본부 부장의 승인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끝마쳤다”며 “현재 금감원의 지시 사항을 모두 이행한 상태며 앞으로 물의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금감원으로부터 법정최고금액(5000만원)의 75%인 37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고 임직원들에 대해서도 견책 3명, 주의 1명, 조치의뢰 1건 등의 제재결정을 받았다.

하나캐피탈에선 배임 혐의

올해 3월 하나은행장으로 부임하며 하나금융지주 3.0 시대를 선포했던 김종준 행장으로선 이번 금감원의 지적이 씁쓸하기만 하다. 이미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와 임직원 28명에 대해 징계 조치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금감원은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74억원대 상품권을 부당 유통시키고 이를 현금화해 20억원을 챙긴 점, 하나은행이 2268억원대 PF 대출을 취급하면서 차주에 대한 여신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1506억원의 손실을 떠안은 점, 또 대주주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출에서도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을 등을 적발해 과태료와 기관경고 및 임직원 징계를 내렸다.

김 행장을 둘러싼 리스크는 안 만이 아니라 바깥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2011년 9월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 145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미래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 유예중이어서 사실상 손실이 거의 확실히 되던 때였다. 하나캐피탈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지분 64%는 미래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면서 실질 가치가 ‘0원’이 됐다.

그나마 유상증자 당시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아파트와 빌딩, 그림 등 현물담보를 잡았지만 회수가 가능한 것은 90억원 정도로 나머지는 55억은 소송 등 여러 변수에 따라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김 행장은 당시 하나캐피탈 사장이자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의 최고 실무 책임자였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하나캐피탈 윗선에서 배임성 투자를 지시한지 여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 상태로 5월 23일 하나캐피탈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저축은행이 넘긴 담보들이 감정액을 넘어서는 후순위라 담보 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실무에서의 부실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유상증자 최고 실무 책임자였던 김 행장에게까지 조사가 뻗칠 수 있다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송기락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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