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이 최근 잇따라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국내 조선 산업이 친환경 선박 개발 및 자율운항 기술 연구, 생산인구 감소에 대비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등으로 고도화 되는 가운데 젊은 인재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를 계열사로 둔 HD현대는 최근 연세대, 고려대와 각각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는 지난 27일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과 ‘인재 양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측 모두 인재 양성과 산학협력 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상호 간 이익 증진을 위해 협력을 체결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협력에 따라 HD현대는 연세대 학생들에게 현장실습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사내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해 연세대 어드밴스드(Advanced)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에 임직원을 추천할 예정이다.

연세대 경영대학은 채용 홍보와 산학 교류를 위해 HD현대 임직원에게 연세대 학생 대상 특강 기회를 제공하고, HD현대 방문 견학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앞서 고려대와도 ‘미래 인재 육성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HD현대는 고려대학교 학생들 가운데 연간 40여 명을 선발해 방학기간 채용 연계형 현장실습(인턴) 기회를 부여하고, 우수한 평가를 받은 인원은 임원면접을 거쳐 채용하기로 했다. 채용이 확정된 학생들에게는 남은 학기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학원생을 대상으로는 ‘HD현대-고려대 DAY’ 행사를 개최, 각종 산학과제를 발표하고 최고경영층의 특별 강연, 교우 멘토링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HD현대의 미래 신사업 분야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HD현대와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한다. 이와 함께 산업 현장 실습, 산업체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HD현대의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과 고려대학교 연구처 간 미래 친환경, 디지털 전환 분야의 핵심 공동 연구 과제를 발굴해 산학 연구 협력도 진행한다.

HD현대 외에 삼성중공업도 최근 부산대학교와 ‘스마트 SHI 추진을 위한 포괄적 MOU 및 산학과제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도 부산대학교와 협력 강화에 나섰다. 디지털전환 제조혁신 기술개발 및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서다. 이에 회사는 지난 22일 ‘스마트 SH’ 추진을 위한 포괄적 MOU 및 산학과제 협약을 체결했다. 

스마트 SHI는 현장에 스마트야드 구축을 목표로 회사 전 부문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접목하는 삼성중공업 고유의 혁신 활동을 의미한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스마트 야드 및 친환경·디지털 선박 산업 기술교류 및 연구개발 활성화 ▲전문기술 인재 양성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직무교육 및 컨설팅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창출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역 인력육성은 물론 총 8건의 산학 연계 연구개발 과제도 지원하기로 했다. 축계 용접변형 해석 정도 향상 등 조선공학 전문 분야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 연구분야 확대 ▲드론을 이용한 스마트 야드 기술 등 디지털 기반의 융복합 기술 연구 등이다. 

특히 정진택 사장은 협약 체결 후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와 정보컴퓨터공학부 학생을 대상으로 ‘기술 대전환기, 조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서며 인재 소통 행보를 보였다.

정 사장은 강연에서 “친환경과 자율운항 선박 등 디지털 기술 중심의 제조 혁신을 이뤄내야 한국 조선업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경쟁력 강화가 디지털 인재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업계가 ‘대학생 및 대학원생’ 인재 확보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국내 조선산업의 기술 고도화 때문이다.

최근 조선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 및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연료 및 추진 방식 연구, 미래 선박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율 운항 시스템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선박의 설계 및 신기술 연구를 수행할 고급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HD현대의 경우 정기선 사장이 올해 초 개최된 CES2023에서 ‘바다의 근본적 대 전환’, ‘해양 모빌리티 비전’ 등을 발표한 만큼 인재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젊은 인재들이 모이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 모빌리티 기술 연구가 조선업계와도 무관하지 않은 만큼 이번 연세대·고려대와의 산학협력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스마트 야드 등을 개발해 조선산업의 첨단화를 추진 중이다. 최근 조선업계 이슈로 떠오른 ‘생산인구 감소’와 ‘산업재해 감축’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하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실제로 선박 생산 현장의 노동력 감소 및 고령화는 최근 조선업계 최대의 고민거리로 꼽히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조선 업종 근로자 수는 9만9000여명으로, 지난 2015년(약 20만명)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부터 건조 전 부문의 스마트화를 선언하고 ‘DT 제조혁신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등 고효율·기술집약적 산업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번 산학 협력도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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