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는 5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현황을 분석한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현황 분석’을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부과 등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정 정도의 재량권은 행사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성뿐만 아니라 상당한 정도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경제개혁연구소의 이번 보고서는 과징금 부과단계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최종 과징금 총액이 최초산정 과징금의 47.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과징금 부과의 근거가 충분히 의결 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고 과징금 감면 또는 가중 사유와 그 정도가 합리성을 잃은 경우가 다수 발견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고서는 공정위 의결서에 과징금 부과근거를 보다 자세히 기재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할 것, 과징금의 감면 또는 가중사유와 그 정도가 과연 적정한지 재검토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원들의 국민대표성을 확보할 것 등을 제시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라 함)는 공정거래법 등 위반사항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고발하는 등 시장감독을 하면서 준 사법적 판단을 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의견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재량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정위가 시장 및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성뿐만 아니라 상당한 정도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이 보고서에서는 실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및 감경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공정위가 2011~2013년 중 공정거래법 위반과 관련하여 과징금을 부과한 사안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이 기간 중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회사는 총 781개사(중복포함)다.

위반행위의 유형은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에서 정한 5가지 유형을 그대로 이용했다.

과징금 조정단계별로 감면 및 가중 사유를 분석했는데 과징금 부과 1단계에서는 부과기준율 또는 부과금액 산정을 기준으로 산정기준을 결정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의결서는 부과기준율 결정과 관련하여 위반행위의 중대성 정도는 밝히고 있지만 중대성의 정도를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고 있지 않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총 781개사 중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가 520개사(66.58%)이며 ‘중대한 위반행위’가 237개사(30.35%) 그리고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가 24개사(3.07%)로 나타났다.

부당공동행위 등 및 불공정 거래행위 등의 경우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가 많아 정통적 경쟁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제재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차 조정에서 위반기간에 따라 과징금이 가중된 회사는 50개사 그리고 위반횟수에 의해 과징금이 가중된 회사는 16개사로 중복을 제외할 경우 총 64개사가 1차 조정에서 과징금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체 회사(781개사)의 8.19%가 1차 조정에 의해 과징금이 가중되었다. 

1차 조정으로 가중된 회사 64개 중 76.69%는 ‘부당공동행위 등’에 의한 것이며 각각의 행위유형을 기준으로 볼 경우 1차 조정에서 가중된 회사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불공정거래행위 등’으로 이로 인해 과징금을 받은 66개사 중 12.12%에 해당된다.

2차 조정에 의해 가중된 경우는 총 118건이며 회사는 총 116개사이다.
 
118건 중 가장 많은 것은 임원 가담에 의한 가중으로 106건이 해당된다.

116개사 중 107개사(92.24%)가 ‘부당공동행위 등’에 의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회사이다.

각 행위유형을 기준으로 볼 때 ‘부당공동행위 등’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590개사의 18.14%가 2차 조정에서 과징금이 가중되어 각 행위유형별 기준으로 볼 경우 가장 많은 비율로 가중되었다.

감경된 경우는 총 799건으로 조사협력에 따른 감경이 390건(48.8%)이며 412개사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했다.

이들 412개사 중 306개사(74.27%)가 ‘부당공동행위 등’에 의해 과징금을 받은 회사다.

행위유형별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회사 중 2차 조정에서 과징금이 감경된 비율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가 가장 높은 82.95%다.

부과과징금 결정단계에서 과징금이 감면사유는 총 740건이며 이 과정에서 과징금이 감면된 회사는 총 656개사로 전체 과징금을 부과받은 회사의 83.99%에 해당된다.

감경 사유는 ‘종합적 판단’에 따른 감경으로 총 225건(30.41%)이 해당된다.

‘종합적 판단’ 다음으로 많은 과징금 감면 사유는 부담능력>사업여건 및 시장상황>재무상황 등이다.

‘종합적 판단’ 내의 세부 감경 사유는 사업여건>시장에 미치는 효과>납부능력>발주자의 유도 및 의존도 및 발주자 책임 등의 순이다.

‘종합적 판단’이 감경 사유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결국 공정위가 감경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징금 감면을 금액으로 분석하면 같은 기간 중 최종 과징금 총액은 2조3256억원으로 최초산정 과징금 기준액 4조8923억원의 47.53%에 불과하다.

즉 최초산정 과징금 기준액의 52.46%가 조정과정 중 감면된 것이다. 이는 공정위 의결서 기준으로 계산된 것으로 의결서에 기록되지 않은 자진신고자 감면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이를 포함한다면 감면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유형별로 보면 ‘부당공동행위 등’의 경우가 가장 감면율이 높아 부과과징금은 최초 산정기준의 46.64%에 불과하다.

이는 1차 조정 및 2차 조정 이후 부과과징금 결정단계에서 대폭 감면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최종 과징금 총액이 최초 산정 과징금의 절반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과징금 부과의 근거도 의결서에 충분히 기재되어 있지 않고, 과징금 감면 또는 가중 사유와 그 정도도 합리성을 잃은 경우가 다수 발견되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정위 의결서에 과징금 부과근거를 보다 자세히 기재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과징금의 감면 또는 가중 사유와 그 정도가 과연 적정한지를 재검토하고 합리적으로 정비할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각 위원들의 국민대표성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경제개혁연구소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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