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AI기술 도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한 후보물질 탐색 과정부터 임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효율화로 경쟁력을 키우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과 삼진제약이 국내외 AI기업과 신약 개발 협력을 공격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AI신약 개발, 기존 신약 개발 과정 및 비용 절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먼저 효능효과를 낼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탐색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최소 5천 개에서 만 개 정도의 물질을 탐색하고 연구하며, 이 단계에만 통상 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어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대상으로 동물 실험에 돌입하는데, 2년 간의 전임상시험 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도 3차까지 진행해야한다.

AI 신약개발은 인공지능을 통해 방대한 임상데이터를 분석하여 신약에 쓰일 수 있는 효과적인 신약 후보 물질과 최적의 대상환자군을 찾아내는 것을 뜻한다. 이 과정을 AI가 대신할 수 있게 된다면 개발 기간은 절반인 7년으로, 개발 비용은 이전 금액의 1/4 수준인 6천억 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임상에서도 AI 활용을 통해 약물 상호작용을 예측해 임상시험의 시행착오를 줄여 시험 대상자의 부담 완화와 시간 등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이미 AI신약개발 도입에 한창이다. 영국 제약사 Benevolent는 AI를 이용해 기존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Baricitinib)’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예측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가능성을 제공했다.

미국 제약사 AtomWise는 하루 만에 7천 종의 후보물질을 분석하여 에볼라 치료제의 후보물질을 발굴했으며, 미국 제약사 In Silico Medicine는 섬유증을 학습한 AI가 46일 만에 해당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찾아냈다.

이에 국내 제약사도 AI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AI 전문기업과 협력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JW중외제약,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AI 신약 개발

JW중외제약은 R&D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신약 연구에서 원료의약품 연구 분야까지 확장한다. 이를 위해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Merck Life Science, 이하 머크)와 AI를 이용한 신약의 원료의약품 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머크는 JW중외제약에 자사의 AI 소프트웨어 ‘신시아(Synthia™)’를 제공한다. 신시아는 신약 개발 단계 원료의약품의 합성 루트를 신속하게 분석·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머크의 주문합성연구소 ‘CS랩(Custom Synthesis Lab)’의 신규 물질 합성 노하우를 JW중외제약에 컨설팅한다.

JW중외제약의 원료연구센터는 자체 신약후보물질의 합성연구에 신시아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비임상, 임상 시험에 사용할 화합물(주성분) 제조방법에 대한 연구 시간을 줄이고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시아가 제시한 합성 조건을 바탕으로 로봇이 연구원을 대신해 24시간 원료합성을 하는 무인 자동화 실험실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삼진제약, 국내외 인공지능 기업과 AI신약개발 협력

삼진제약은 지난해 연말, 연이어 국내외 인공지능 기업들과 잇달아 협력을 맺으며 AI신약 개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2월 캐나다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사이클리카(Cyclica CEO, Naheed Kurji)社’와 ‘AI 신약개발 공동연구’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진제약은 현재 검토 중에 있는 복수의 약물 타겟을 ‘사이클리카’에 제안하게 되며, ‘사이클리카’는 자사의 ‘AI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Ligand DesignTM, Ligand Express®)’기술을 적용, 개발 가능성 높은 후보물질을 신속히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양자역학 기술 기반 인공지능 신약개발 기업 ‘인세리브로’와 AI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인세리브로’는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하여 도출 된 후보물질을 삼진제약에 제안하고 후보물질 최적화에 관한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삼진제약은 제안 받은 신약 후보 물질 합성과 약효 평가 및 임상 개발을 진행하며 또한, 이에 대한 검증과 상용화에 필요한 절차들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이번에 활용되는 ‘인세리브로’社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기존의 AI 신약개발 업체와는 다른 ‘양자역학 계산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후보물질의 약물친화도와 적중률을 높여주는 독자적인 신약개발플랫폼(MIND)이라 평가받고 있다.

국내 인공지능 신약개발 기업 ‘심플렉스’와도 ‘AI 신약개발 공동연구’에 대한 협약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검토 중에 있는 복수의 약물 타깃을 ‘심플렉스’에 제안하게 되며, ‘심플렉스’는 자사의 ‘Explainable AI(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CEEK-CURE’를 적용, 개발 가능성 높은 후보물질을 순차적으로 신속히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심플렉스’가 발굴한 후보물질을 삼진제약이 검증하고 상용화에 필요한 절차들을 진행하게 되며, 도출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양사 공동 소유, 상용화에 필요한 ‘실시권’은 삼진제약이 독점적으로 보유한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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