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쿠아디파르마 홈페이지 갈무리.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향수 시장이 확대되면서 신세계·현대·롯데·갤러리아 등 대형 유통사들이 급증한 ‘니치향수’ 수요를 잡기 위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035억원에서 올해 약 7930억원으로 3년 만에 30% 이상 성장했다. 2025년에는 9000억~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니치 향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니치 향수’는 벽감 등 우묵한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명사 니끼아(nicchia)에서 파생된 말이다. 전문 조향사들이 흔치않은 취향의 틈새시장을 위해 고급원료를 조합해 만든 제품인 셈이다. 

니치 향수 트렌드는 당초 일부 소비자들이 고가의 가격을 지불하고 ‘흔치않은’ 향수를 사용하는데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소비하는 ‘스몰럭셔리’ 트렌드가 퍼지면서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딥티크·바이레도·산타마리아노벨라 등을 들여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3분기 연결기준 잠정매출액이 3875억원, 잠정영업이익이 242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면서 니치 향수 브랜드의 활약으로 코스메틱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신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니치향수 브랜드 입점 강화에 적극적인 현대백화점도 지난 10월 기준으로 향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5%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는 ‘탬버린즈’와 ‘논픽션’ 매장이 10월과 11월에 연달아 문을 열었다.

그룹 차원에서도 올 초 패션계열사 한섬을 통해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를 론칭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 중이다. 리퀴드 퍼퓸바는 10여개 니치 향수 브랜드의 200여종 상품을 판매 중이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의 향수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신장된 기록을 세운 상태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니치 향수 브랜드 ‘아쿠아 디 파르마(Acqua di Parma)’와 손잡고 30일까지 잠실 에비뉴엘 지하1층에서 대형 팝업을 진행한다.

신제품 ‘매그놀리아 인피니타’에서 영감을 받은 ‘매그놀리아 데이즈(Magnolia Days)’를 테마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한정으로 판매하는 단독 기획 세트도 판매된다. 시그니처 향수 100㎖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10가지 대표 향수의 체험판을 모은 '럭셔리 디스커버리 세트'도 증정한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선 지난 5월 살롱 드 느바에, 8월 메종쥬 등 브랜드에 이어 이달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메종21G의 팝업스토어도 운영된다. 이날부터 27일까지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팝업 스토어를 오픈한다.

메종21G는 프랑스의 비스포크 향수 브랜드다. 메종21G의 팝업스토어에서는 AI 기반 퍼스널 센트 테스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해당 향료의 조합을 직접 시향 할 수 있다. 2022년 크리스마스 한정판 에디션, 구매 금액대별 프로모션까지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방향제, 향수, 인센스 스틱 등 '향기'에 대한 수요가 커진 가운데 명품, 고가 제품 등에 대한 보복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고급 향수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소유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향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도 향기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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