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햄버거 프랜차이즈 빅5 중 롯데리아를 제외한 맥도날드·버거킹·맘스터치·KFC 4곳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다만 매각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기간 누린 특수가 리오프닝으로 꺾이기 시작한 것이란 분석과 함께 ‘프리미엄 버거와 가성비 버거 사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리아를 제외한 햄버거 4사 중 우선협상자와 인수를 논의 중인 곳은 KFC뿐이다. KFC를 보유한 KG그룹은 현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와 인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초 KG그룹이 1000억원 가량을 희망했던 것과 달리 인수 가격은 600억원대로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KFC가 얼마에 팔리는지에 따라 맘스터치, 맥도날드, 버거킹의 가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업계 안팎에서 예의주시 중이다.

맘스터치 지분 100%를 매각중인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최근 이례적으로 매각 주관사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주관사는 도이치증권으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글로벌 PEF를 비롯한 주요 후보자들의 인수 의향을 파악한 후 예비입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맘스터치 인수 후보군으로는 피자헛과 KFC를 운영하는 미국 얌 브랜즈와 베트남 외식 브랜드 기업인 골든게이트그룹, 맥도날드 중국 및 홍콩 사업부를 운영하는 칼라일그룹, 커피빈을 보유한 졸리비그룹 등이 거론된다. 맘스터치는 국내 최대 매장수(1354곳), 해외 진출 가능성, 견조한 수익성(상각 전 영업이익 440억원) 등을 강조하며 몸값 높이기에 나선 상태다.

한국맥도날드는 미래에셋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삼고 인수 후보자를 찾는 중이다. 한국맥도날드는 경쟁사 대비 적은 매장 수로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매물로 나온 4개 업체 가운데 맘스터치는 매장 1300곳, 버거킹은 430여곳을 운영하는 반면 맥도날드는 400여개 수준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버거킹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지 약 6년 만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어피너티 측이 올해 초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인수 후보군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버거킹 인수시 한국 사업과 일본 사업을 함께 운영해야하는데 따른 부담을 원인으로 꼽는다. 버거킹은 한국 매장 약 440곳, 일본에 약 150곳 등 약 60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매물로 나온 초기 몸값은 약 1조원까지 거론된 바 있다. 버거킹의 지난해 한국 사업의 매출은 약 6800억원 수준, 일본 사업의 매출은 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들 햄버거 4사의 매각이 장기화 되는 원인으로 최근의 시장 상황을 꼽는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규모는 2020년 2조9636억원에서 2021년 4조원 안팎(추정)으로 확대된 상태다. 2015년 시장규모가 2조3038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한 셈이지만, 이같은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2020년경 1인가구의 식문화와 배달 시장 성장, 코로나19 특수 등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시대를 맞은 상황에 코로나19기간 급증한 배달료 부담으로 소비자들이 배달앱 사용을 줄이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매장 취식이 증가하는 분위기라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시장이 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햄버거 업체 매입 이후 SPC의 쉐이크쉑·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BHC의 슈퍼듀퍼 등 ‘미국계 프리미엄 버거’와 노브랜드버거·편의점 등 ‘가성비 햄버거’ 사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된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경제 불황에 따라 소비자들의 식생활이 양극화 양상을 띄는 가운데 기존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들의 제품 가격대는 세트기준 8~9000원 가량에 달하고 있어서다.

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맥도날드는 햄버거패티 사건, 양상추 품귀, 버거 번 품질하락 의혹 등 이슈를 겪었다. BTS마케팅에는 성공했고 킬러메뉴도 수차례 개발해냈지만 위생 논란도 일었다. 맘스터치의 경우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이트갈릭 이후 킬러메뉴 개발이 부진했던 가운데 닭강정 메뉴의 닭고기 양이 줄고 떡이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며 “프리미엄 버거들이 맛과 품질을 강조하고 노브랜드 및 편의점 버거들이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가운데 ‘매각 후 품질 하락·가격 인상’ 등 이슈가 반복돼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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