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패션업계가 ‘온라인 콘텐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자체몰 SSF샵은 최근 F/W 시즌을 맞아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콘텐츠 개편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W컨셉은 2030 신규가입자가 증가하자 고객의 성별에 따른 구매 특성을 반영한 브랜드 화보, 캡슐 컬렉션 등 자체 제작 패션 콘텐츠를 강화하기로 했다. SKT와 협업해 아이폰14 퍼플컬러 테마의 패션 콘텐츠도 내놨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자회사 한섬은 올해 초 스포츠 콘텐츠 스타트업 왁티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패션업계가 앞다퉈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 나서는 것은 주 고객층인 MZ세대 소비자들이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 핸드폰,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자라난 ‘디지털 네이티브’라서다.

이들은 백화점 공식몰, 온라인 편집숍, 브랜드 자체 온라인몰, 포털사이트 쇼핑 플랫폼과 각 어플들까지 다채로운 온라인 쇼핑채널을 동시에 이용한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을 때는 한번 더 눈길을 주지만 관심을 끌지 못하는 페이지에서는 빠르게 ‘뒤로가기’를 눌러 퇴장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도 “엇비슷한 느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형성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시장이 급격히 확대된 가운데, 치열해진 온라인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밌는 읽을거리·볼거리’를 제공해 화면 너머 소비자의 손가락을 붙잡는다는 게 업계의 전략이다.

SSF샵 ‘세상이 사랑하는 패션’ 유튜브 영상·매거진 등 강화

‘세상이 사랑하는 패션’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고 플랫폼 강화에 나서고 있는 SSF샵은 지난 8월말 기준 신규 고객 유입률이 전년비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신규 고객 중 MZ세대가 70% 이상 차지해 업계에서도 ‘젊은 플랫폼’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SSF샵은 최근 온라인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MZ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세사패(세상이 사랑하는 패션)TV와 자체 매거진을 새롭게 개편했다. 

SSF샵의 공식 유튜브채널 세사패TV는 콘텐츠 조회수 1700백만 회, 구독자 14만여 명에 이르는 채널이다. 

SSF샵은 이번 개편에 따라 배달의 프로들, 화보맛집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시즌2를 제작하고 스테이씨, 비투비, WSG워너비, 한해 등 셀럽들을 출연시켜 이들의 패션 이야기를 전달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임직원들의 일상 속 패션을 소개하는 VLOG, SSF샵 신상품을 선제적으로 소개하는 ‘신상파인더’ 등 콘텐츠도 확대한다.

SSF샵은 또 최신 패션 트렌드 키워드를 컬렉션 이미지로 소개하는 쇼핑 칼럼 ‘포커스’, 에디터의 심미안이 담긴 아이템을 추천하는 ‘에디터 픽’, 패션전문 연구팀이 추천하는 핫플레이스·맛집·여행·전시 등 컬처 큐레이션 ‘쿨블렌더’ 등 다양한 정보가 담긴 ‘세사패 매거진’을 오픈했다.

이달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로는 신규 개설한 ‘피플’ 코너를 통해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공개하기로 했다. 

W컨셉, MZ세대 고객 겨냥 패션 콘텐츠 확대

W컨셉도 M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사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기준 W컨셉은 신규 가입자 연령이 20대 초반까지 낮아지며 2030세대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었다. 

이에 따라 W컨셉은 고객의 성별에 따른 구매 특성을 반영한 브랜드 화보, 캡슐 컬렉션 등  자체 제작 패션 콘텐츠를 확대한다. W컨셉은 매년 주요 브랜드 컬렉션 론칭에 맞춰 셀러브리티들과의 패션 화보를 자체 제작하거나 관련 기획전을 열고 있다. 

W컨셉은 자체 제작 기획전의 주간 평균 페이지 뷰(PV)가 일반 기획전 대비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를 활용한 마케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남성 이용자를 겨냥해 ‘스타일멘션’, ‘쇼멘십’ 등 콘텐츠를 선보인다.

온라인 쇼핑 시 목적형 구매를 선호하며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 구매하면서도 화보를 통해 스타일링을 확인하는 특징을 겨냥했다. 이에 따라 MD가 브랜드와 상품을 큐레이션 하고 상품을 믹스매치한 스타일링을 소개하는 화보 콘텐츠를 활용할 계획이다.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선 ‘지금 여기, W컨셉이 사랑하는 여자들(WOMEN WE LOVE)’ 콘텐츠를 내놓는다. W컨셉은 여성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살펴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탐색형 구매를 선호하는 만큼 유명인(셀러브리티) 협업 화보를 지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라이브 방송과 VR 콘텐츠 발굴도 추진한다. 자체 앱에서 매주 수요일 선보이는 ‘W라이브(W.LIVE)’와 인스타그램 전용 라이브 ‘브랜드 사담’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W컨셉은 이같은 콘텐츠 마케팅의 일환으로 SK텔레콤과 손잡고 아이폰14 출시를 기념해 MZ세대 고객을 겨냥한 패션 콘텐츠 ‘0 컨셉(YOUNG CONCEPT)’를 게시했다. 아이폰14의 핵심 색상인 ‘퍼플’과 MZ세대를 대표하는 ‘젠지(Gen Z) 패션’을 테마로 가수 ‘최예나(YENA)’와 촬영한 패션 화보를 공개한다. 

W컨셉은 플랫폼 내 ‘디지털(Digital)’ 카테고리 매출이 올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한 한편 2030세대 구매 비중이 71%를 차지하자 이를 겨냥해 이같은 콘텐츠를 기획했다. ‘

한섬, 스포츠 콘텐츠 스타트업 ‘왁티’ 투자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기업 한섬은 올해 초 MZ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스타트업 ‘왁티’에 53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이는 한섬의 첫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로 눈길을 끌었다.

한섬이 투자한 왁티는 2016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스포츠 분야에 특화된 사업 노하우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축구 미디어 골닷컴의 한국 에디션을 운영하며, 국제축구연맹(FIFA)·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헤리티지 사업 파트너를 맺고 국제대회 역사와 관련된 라이선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 ‘골스튜디오’와 니치향수 브랜드인 ‘SW19’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섬 측은 투자 당시 “M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다각화의 일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왁티의 스포츠·스트릿 분야 콘텐츠 기획력과 브랜딩 능력에 주목, M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버티컬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 시장의 주 이용자인 MZ세대는 수많은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과거 소비자들과 다른 성향을 보인다. 제품 구입시 디자인과 가격만을 보기보단 제품이 판매되는 플랫폼을 탐색하거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따지는 한편 긴 줄글이나 딱딱한 폼은 선호하지 않는 점이 특징”이라며 “트렌디 하면서도 진정성있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유통업계의 최근 화두”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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