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 패권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가 기술 차별화를 통해 시장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동시에 반도체 시장의 메인 스트림이라 할 수 있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 초격차를 통해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시스템반도체, 초격차 기술 및 파트너십으로 승부

삼성이 불황이 예고된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모두 ‘초격차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불황이 예견된 반도체 시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인 시스템 반도체로 나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램이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나란히 이끌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를 제외한 모든 반도체를 뜻한다. 컴퓨터의 두뇌인 CPU, 스마트폰의 두뇌인 AP, 5G 통신칩, 디지털카메라의 이미지센서 등이 모두 시스템 반도체로, 비메모리 반도체와 뜻이 같다.

이처럼 비메모리 반도체의 종류가 더 다양하고 시장 규모도 매우 크기 때문에 비메모리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야 반도체 강국, 반도체 대표기업이 될 수 있다. 현재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기업은 대만의 TSMC다. 특히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삼성이 추월해야 하는 기업 역시 TSMC뿐이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 주도를 위한 삼성의 전략은 ‘초격차’다. 삼성은 올해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공정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1세대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GAA은 전류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해, 보다 높은 전력 효율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대규모 생산이 필수적인 파운드리의 효울성을 키우기 위한 장비 투자도 필요하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7㎚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구현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를 위해 이를 독점 생산 중인 네덜란드 ‘ASML’를 직접 찾으며 파트너십 강화 행보를 보였다.

메모리반도체 ‘차세대 기술’로 승부

삼성은 메모리반도체 역시 차세대 기술을 통해 글로벌 1위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를 통해 메모리반도체에 차세대 기술을 부여해 리더십을 지속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수요 둔화로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와 물가 상승 등으로 IT 제품 수요가 줄고 미국 IT 업체들도 서버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PC·TV·게임기 등 개인용 전자 제품 출하량이 감소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6월 세계 반도체 집적회로(IC) 판매량은 전월 대비 감소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이 1976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6월 반도체 판매가 감소한 적은 없었다.

이에 업계도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하향하는 등 수요 둔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은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해내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날 메모리 반도체 세션에서 삼성전자는 ‘5세대 10나노급(1b) D램’, ‘8세대/9세대 V낸드’를 포함한 차세대 제품 로드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은 “삼성전자가 약 40년간 만들어낸 메모리의 총 저장용량이 1조 기가바이트(GB)를 넘어서고, 이중 절반이 최근 3년간 만들어졌을 만큼 우리는 급변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체감하고 있다”며, “향후 고대역폭, 고용량, 고효율 메모리를 통해 다양한 새로운 플랫폼과 상호진화(Co-evolution)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품질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과 동반성장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전체 산업에 기여하며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인텔리전스(Data Intelligence)를 발전시킬 미래 D램 솔루션과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D램 기술을 공개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 사용량을 감당하기 위해 HBM-PIM, AXDIMM, CXL 등 다양한 시스템 아키텍처를 지원할 수 있는 차세대 D램 기술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32Gb DDR5 D램, 모바일용 저전력 8.5Gbps LPDDR5X D램, 그래픽용 초고속 36Gbps GDDR7 D램 등 차세대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프리미엄 D램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5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하는 한편,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igh-K Metal Gate) 공정 등 새로운 공정 기술 적용과 차세대 제품 구조를 통해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는 등 혁신적인 낸드 기술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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