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올해 소비자들의 김장 물가 부담이 예상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중순 김장철을 앞두고 급등했던 배추가격이 강원도 등 산지에서의 수확에 따른 물량 증가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더해 유통업계가 김장용 절임 배추 등 할인 행사에 나서면서 포장김치 시장까지 퍼졌던 김치대란도 장기화를 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가락시장에서 판매되는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달 중순 포기당 9000원 수준까지 상승했으나 지난달 하순부터 하락세로 전환해 이달 1일 기준 5543원을 기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른 배추 소매가격도 지난달 30일 기준 포기당 8155원으로 하락한 상태다.

앞서 잦은 비와 태풍 등 영향으로 급등했던 배추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고랭지 배추와 준고랭지 배추의 수확으로 시장에 풀린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김장물가도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유통업계도 배추·열무 등 김장 재료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내산 배추를 점포 당 4000망 한정으로 할인해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오는 11월 2일까지 해남산 절임배추 사전 예약을 진행중이다. 롯데슈퍼는 11일까지 전 점포에서 절임배추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오는 7일 하루 농림축산심품부와 손잡고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특가로 구성해 국내산 배추(3입·망)를 전 점포 4000망 한정으로 20% 할인한 1만352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또 7일부터 10일까지 국내산 ‘한가득 얼갈이·열무’를 각 3290원(봉) 기획가에 판매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배추 가격이 오르면서 얼갈이와 열무 수요가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얼갈이 품목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3배, 열무는 4배 뛰었다.

홈플러스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물가 폭등 추세가 계속됨에 따라 상품 조달을 위한 산지 확대에도 적극 나섰다고 밝혔다. 강원 평창·태백·삼척 등 배추 공급산지를 강원 영월·춘천·경북 영양 등지의 준고랭지로 확대해 배추 물량을 확보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9일 시작해 오는 11월 2일까지 절임배추 사전 예약을 진행중이다. ‘해남향토 절임배추’는 20㎏ 기준 3만9900원, ‘산지뚝심 영월 절임배추’는 4만5900원에 판매한다. 절임배추 20㎏에는 배추가 8~12포기 들어간다.

롯데마트는 1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김장철을 앞두고 올해 절임배추 사전 예약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시작했다. 여름철에 폭염과 폭우가 반복된 데다 최근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면서 배추값이 폭등한 게 영향을 미쳤다.

롯데마트는 200t에 달하는 물량을 산지 농가와 사전 협의해 확보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전남 해남과 강원 영월에서 11월에 출하되는 배추는 지금 시장에 풀리는 강원도 고랭지 배추와 달리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적어 출하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슈퍼도 5일부터 11일까지 전 점포에서 절임배추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 예약 물량은 지난해 대비 30%가량 확대한 1700톤, 8만 박스 규모다. 우선 대표상품으로 20kg박스 단위 절임배추를 사전예약 받는다. 해남 절임배추와 평창 절임배추, 괴산 절임 배추를 판매하며 행사 카드 사용 시 시세보다 50%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1~2인 가구를 위한 ‘간편 김장키트’도 새롭게 선보인다. 절임 배추 7㎏(약 3포기)와 전라도식 김치 양념 2㎏ 구성이다. 사전예약한 상품은 내달 4일부터 12월 17일 사이 지정한 날짜에 매장에서 수령하면 된다.

한편 유통업계에선 한때 배추가격 급등의 여파로 포장김치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aT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배추 소매가는 한 포기에 9544원으로 1년전(5671원)과 비교해 68.29%까지 상승한 바 있다. 무 가격은 개당 3824원까지 인상돼 1년전(2008원)보다 90% 넘게 올랐고, 대파는 1㎏에 3236원으로 1년 전(2752원)보다 17% 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같이 김장 재료 가격이 비싸지자 소비자들의 선택은 포장김치로 몰렸다. 실제로 대상(주) 청정원의 온라인몰 ‘정원 e샵’에선 열무, 갓김치 등 품목에 더해 일부 포기김치 제품이 일시 품절을 겪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공식 온라인몰인 더마켓에서도 일부 제품이 품절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추, 무 등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절임배추 사전 판매 물량과 포장 김치에 몰린 바 있다"며 "각 유통업체들은 고물가 상황에 고객 부담을 덜기위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관련 행사를 이어가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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