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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아파트 거주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세대간 층간소음은 민감한 주제다. 코로나19 기간 홈캉스(홈+바캉스), 재택근무, 화상 수업 등 ‘집콕’ 생활이 이어지며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자 층간 소음은 주거 시장의 핵심 화제가 됐다.
실제로 최근 한국환경공단 발표에 따르면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코로나19(COVID-19) 이전인 2019년 2만6257건에서 2021년 4만6596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까지 나서서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도입 등 조치에 나선 가운데 건설업계는 층간소음 저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롯데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은 지난 8월 층간소음 솔루션 공동개발을 목표로 삼고 협력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해 층간소음 줄이기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고성능 완충재를 바닥에 덧입히는 방안으로 충격을 전달하는 진동수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DL이앤씨는 자체 층간소음 저감 기술 ‘디사일런트2’의 특허를 출원하고 ‘층간소음 알리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삼성물산·포스코건설 층간소음 저감 방안 공동개발
롯데건설은 최근 초 롯데케미칼의 친환경 신소재를 활용한 완충재와 ‘벽체지지형 천장시스템’ 등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친환경 신소재를 활용한 완충재는 친환경 소재인 EPP(발포 폴리프로필렌)를 활용해 기존의 EPP가 갖는 완충 성능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친환경 특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1회 가공 및 사용 후 소각 처리되는 기존의 층간 완충재와 달리 분쇄 후 재발포를 통해 리사이클링이 가능하고, 시공과정에서도 부스러기 등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오염을 방지한다. 또 롯데건설은 층간 완충재 전문기업인 이피에스코리아와 협업을 통해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인정 획득에 성공, 실용화를 완료했다.
천장 시스템은 바닥 슬래브에 직접 고정되는 달대(상부 세대의 바닥 슬래브와 하부 세대의 천장을 연결하는 부재) 설치를 최소화해 상부 세대 진동의 전달 경로를 차단하고, 벽체에 고정하는 방식을 채택해 층간 소음을 줄이는 원리를 적용했다.
한편 이는 지난 8월 포스코건설 및 삼성물산과 층간소음 저감기술 공동개발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공개한 내용이기도 하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삼성물산은 3사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사내에 층간소음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하이브리드 강성보강 바닥시스템(안울림)을 개발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다.
롯데건설도 지난 2월 층간소음 제로화를 위해 석·박사급 전문인력 13명으로 이루어진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출범시키고 신소재 완충재, 신규 천장시스템 등을 개발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연구소를 설립하고 지난 5월 층간소음 전용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안(安) 랩(LAB)’을 개관했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3사는 각 사 기술을 공유해 층간소음 솔루션을 개발하고, 협약을 통해 개발된 기술은 3사를 포함한 모든 건설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우선 공동협약 이후 첫 번째로 ‘리모델링 사업용 우수 바닥구조 개발’에 돌입했으며, 성능검증 실험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스마트 3중 바닥구조 개발
대우건설은 아파트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하고 지난해 1월 관련 기술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해당 구조를 시공하기 위한 추가 기술 2건도 특허 출원했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1층 내력강화 콘크리트 △2층 고탄성 완충재 △3층 강화 모르타르 로 구성된다. 기존 아파트 바닥구조 보다 재료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성능이 강화됐다.
기존 아파트는 바닥을 시공할 때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차음재를 깔고 난방 배관을 설치하기 쉽게 기포 콘크리트층을 둔다. 이 기포 콘크리트층 위에 난방 배관을 설치하고 모르타르를 타설한 뒤 마루나 타일과 같은 바닥 마감재를 시공한다.
대우건설은 층간소음의 주요 원인인 중량충격음을 저감시키기 위해 콘크리트 슬래브의 강성을 높이고 차음재와 모르타르 두께를 증가시켰다. 자체 개발한 난방배관 설치용 건식 패드를 이용해 모르타르 두께는 기존 40mm에서 70mm로(일체 타설형 강화 모르타르), 차음재 두께는 기존 30mm에서 40mm(고탄성 완충재)로 증가시켰다. 콘크리트 슬래브에 철근을 추가 시공(내력 강화 콘크리트)해 바닥 강성도 높였다.
대우건설은 올해말 착공을 시작한 푸르지오 단지부터 해당 기술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시공후 양생까지 최소 3일이 소요되는 기포 콘크리트 공정이 생략돼 공기가 3일 이상 단축된다.
현대건설 H 사일런트홈 시스템, 층간소음 1등급 인증서 획득
현대건설은 앞서 개발한 ‘H 사일런트홈 시스템’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지정 인정기관인 LH품질시험인정센터가 실시하는 바닥충격음 성능등급 평가에서 경량 및 중량충격음 부문 1등급 인정서를 취득한 상태다.
층간소음은 작은 물건이 떨어지는 등 가벼운 충격에 의해 발생하는 ‘경량충격음’과 성인의 보행 및 아이들의 뛰는 소리와 같이 무겁고 큰 충격에 의해 발생하는 ‘중량충격음’으로 구분된다.
기존 아파트는 대부분 법적 기준인 중량충격음 차단 4등급 수준에 해당하는 차단성능을 갖고 있는 반면 현대건설이 인정받은 중량충격음 차단성능 1등급은 아래층에 전달되는 소음이 40dB 이하 수준일 때 받을 수 있다.
현대건설은 고밀도 특화 몰탈과 PET(폴리에스테르), PU(폴리우레탄) 등 특수소재를 활용한 고성능 완충재를 적용한 시공법을 활용해 ‘뜬 바닥(floating floor) 구조’를 극대화시켜, 바닥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진동에너지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사람이 걷거나 뛸 때 저주파 진동으로 전달되는 중량 충격음 자체를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통상 콘크리트 슬래브나 온돌층으로 구성된 바닥 두께 증가를 통해 1등급 달성을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현대건설은 기존 바닥 두께를 유지하면서도 1등급 성능을 확보한 시스템이 포함하는 방안을 구현했다.
향후 현대건설은 인정서를 획득한 바닥시스템의 시공방법을 표준화하고, 시범현장 적용 및 장기적인 품질 확보 방안을 마련해 2023년 중으로 상용화 준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 자체 층간소음 저감 기술 ‘디사일런트2’ 특허 출원
DL이앤씨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디사일런트 2(D-Silent2) 바닥구조가 국가공인시험기관(KOLAS)에서 시험 측정했으며 이를 통해 ‘중량 충격음 저감 1등급’의 성능을 인정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바닥 중량 충격음은 약 7.3kg 무게의 타이어 구조물을 바닥으로부터 0.9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뱅머신(Bang Machine)’으로 측정한다. 아래층에 전달되는 소음이 40dB 이하일 경우에 1등급을 인정 받는다. 앞서 DL이앤씨는 경기도 화성시에 건설중인 e편한세상 현장에 해당 바닥구조를 시공하고 성능 검증에 돌입한 바 있다.
이에 더해 DL이앤씨는 틍간소음 예방기술인 ‘층간소음 알리미’도 개발했다. 층간소음 알리미는 거실과 세대 내 벽면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진동이 감지되면 월패드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이다.
환경부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인 40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면 ‘주의’ 알림이, 1분 평균 43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면 ‘경고’ 알림이 울리게 된다. 이를 통해 입주민 스스로 층간소음을 저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게 사측의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를 도입하는 등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층간 소음 이슈가 더욱 커졌다. 이전부터 업계 내에서도 고심해왔던 부분"이라며 "기술 개발과 함께 상용화가 본격 추진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층간소음의 고통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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