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건설업계가 ‘리모델링’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 개 단지를 전부 리모델링하게 되는 만큼 사업 규모가 적지 않으면서도 재건축 등에 비해 규제가 심하지 않아 시장의 수요도 커서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발주 규모는 19조원에 달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리모델링 시장이 2025년 37조원, 2030년 44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 가운데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잇따라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신반포 청구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시공자로 최종 선정됐다.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도, 한화건설은 최근 각각 첫 단독 수주에 성공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9일 개최된 신반포 청구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시공자로 최종 선정됐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신반포 청구아파트는 1998년 준공됐다. 올해 24년이 경과한 노후단지다. 

포스코건설은 기존 아파트 2개동 347가구를 수평 및 별동 증축해 3개동 376가구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신축되는 가구는 29가구로 일반분양 예정이며 공사비는 약 1810억원이다.

포스코건설의 외장재인 포스맥 강판을 활용한 스틸 프레임과 커튼월룩, 그랜드 게이트 등을 구현할 예정이다. 기존 지상주차장은 공원화하고 지하 2개층이었던 주차장은 지하 7개층으로 늘려 세대당 약 1.55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한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부터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운영하며 관련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그간 개포 우성9차(현재 개포 더샵 트리에), 개포 대청, 잠원 훼미리 등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이번 수주로 포스코건설은 누적 리모델링 수주 총 29개 단지, 2만3470가구의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일 개최된 용인 수지 뜨리에체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는 SK에코플랜트의 리모델링사업 첫 단독 수주다.

용인 수지 뜨리에체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일대에 기존 430가구의 아파트를 수평 증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24층, 6개동, 총 494가구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 규모는 약 1924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단독 수주를 통해 최근 성장하는 리모델링 시장 본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5월 인천에서 리모델링 시장에 처음 진출한데 이어 약 4개월 만에 첫 단독 수주에 성공한 만큼 사업 확장 속도가 빠른 편이다. SK에코플랜트는 향후에도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더불어 리모델링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최근 첫 단독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4일 열린 ‘용인 수지 삼성1차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되며, 첫 단독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사업규모는 3027억원이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일대 삼성1차아파트를 기존 지하1층~지상18층 576가구(6개동)에서 지하2층~지상25층 662가구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다. 수평 증축을 통해 신축되는 86세대는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업을 통해 첫 단독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말 도시정비영업실 산하에 있던 리모델링TF를 ‘리모델링영업팀’으로 격상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바 있다.

리모델링영업팀 출범 이전이던 지난 3월에는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광명 철산한신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가락 쌍용1차아파트’, ‘수원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등의 사업지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사업 기반을 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단독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화건설도 지난달 24일 열린 염창 무학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첫 단독 리모델링사업을 맡았다. 서울 강서구 양천로 일대 273가구 규모의 염창 무학아파트를 지하 5층~지상 24층, 아파트 5개동, 총 302가구 규모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1205억원 규모다.

한화건설은 올해 1월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키고 대내외적으로 기술력 및 영업력 강화에 돌입한 바 있다. 이후 팀 출범 1년이 되기 전에 성과를 이뤘다. 한화건설은 향후에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편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안전진단 B등급 이상인 구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정비사업이다. 최근 신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 가치를 제고하려는 수요 또한 확대됐다. 준공 30년, 안전진단 D등급 등을 요구하는 재건축보다 규제가 적다는 점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2020년 1조3000억원, 2021년 9조1000억원, 2022년 19조원(예상)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관련 시장이 2025년 37조원, 2030년 44조원 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호황이 이어지던 당시 집값이 급등하며 신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단지 매물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구축 아파트라도 수리하면 괜찮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이들을 겨냥해 단지 단위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증축에 나서는 이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이미 인프라 형성이 완성된 도심에 위치해있는 경우가 많아 단지 가치가 올라가기 용이한 점, 신축이나 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까다롭지 않은 점, 뼈대를 남기는 만큼 공기가 상대적으로 짧아 시장 흐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점 등 때문에 앞으로도 시장 규모가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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