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 봄철 포장이사 성수기가 다가왔다. 이사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홍보 전단지나 각종 언론 매체에서 전해지는 정보를 바탕으로 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이삿짐센터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규모에 따라 업체의 신뢰도가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영세한 업체도 인터넷 상으로는 체인망을 갖춘 큰 업체인 것처럼 거짓 홍보를 하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요즘과 같은 이사철이면 포장이사 업체들도 일손이 모자라 소비자가 희망하는 날짜에 계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포장이사 업체는 오랜 운영 노하우를 가진 기존의 업체 상호를 도용하거나 비슷하게 인용해서 마치 공신력을 인정받은 업체인 듯 홍보하는 곳이 있다. 이러한 영세업체 난립과 과다경쟁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해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소위 한철 장사를 핑계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곳도 많다. 이에 계약을 해도 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

포장이사 업체 계약 내용 일방적으로 변경

한 소비자는 포장이사를 했는데 이사 도중 시가 94만원짜리 대리석 식탁이 파손됐다. 포장이사 업체에 수리비 35만원 배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40대 한 여성은 170만원에 5톤차량 두 대로 포장이사를 계약했지만 이사 당일에는 5톤 차량 1대와 3.5톤 차량 1대가 왔고 이에 따른 차액을 소비자는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렇듯 포장이사 도중 이사화물을 파손하거나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피해사례가 적지 않다.

이 외에도 이사 당일 업체가 오지 않아 계약 해지 요청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방문하지 않는 이사 업체와 대금을 지불하고 나서도 차량을 추가로 불러야 한다며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포장이사 업체는 물건에 대한 훼손 및 분실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막상 일이 닥치면 발을 빼기 일쑤다. 소비자보호센터나 법에 억울함을 호소하려 해도 포장이사 업체의 책임 회피로 분쟁을 벌이기 십상이다. 설사 보상을 받는다 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가 복잡해 소비자의 속이 타들어 가지 않을 수 없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9월까지 접수한 포장이사 관련 소비자 피해는 1,122건에 달한다. 올해 들어 피해구제 건수만도 작년 동기 대비 15.9% 상승한 233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접수한 소비자피해 495건 가운데 환급·수리 등 배상을 받은 경우는 전체의 38%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 업체가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 본사가 배상 책임을 가맹점에 미루지만 가맹점의 배상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 낮은 33.3%에 그쳐 대책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피해 유형을 보면 ‘이사화물 파손·훼손'이 62.6%로 가장 많고 이사화물 분실(15.2%) 등도 자주 발생하는 피해 유형에 속한다. 이 가운데 가구 파손이 45.5%에 달한데다 가전제품 피해 비중도 34.2%였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구나 포장이사임에도 짐정리를 하지 않거나 이사 당일에 일방으로 계약을 취소하는 등의 계약 불이행에 따른 피해(15.8%)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 “3가지 체크리스트 유의하라”

소비자원이 계약 전에 적재물배상보험에 가입한 업체인지 확인하고 파손이 발생하면 사진으로 남기고 직원의 확인을 받아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손해배상을 시도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를 악용하는 업체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엇보다 보상절차 등 법적 보호 조치의 간소화가 시급하다.

소비자가 이삿짐센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만족스러운 포장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이삿짐센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만족스러운 포장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3가지 체크리스트만 유의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첫째, 이삿짐센터가 믿을 수 있는 관허업체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관허업체 여부는 각 지역 해당 관청에 문의하거나 해당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거주지에서 가까운 2~3개의 관허업체를 대상으로 무료 포장이사 방문견적 서비스를 의뢰해 포장이사 비용과 서비스를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관인계약서를 작성한다. 계약서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대부분이 포장이사 계약 시, 계약서 작성 없이 구두로 계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계약서는 문제 발생 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 따라서 이사 차량의 종류와 대수, 동원 인력, 가격 등에서부터 이사할 집의 층수와 도로 사정 등까지 최대한 자세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문제가 발생 시 즉시 증거자료를 남겨야 한다. 계약서만큼 중요하다. 문제 발생 시 분쟁의 여지를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삿짐센터 직원이 사고로 물품을 파손하거나 분실했을 경우 바로 사진을 찍고 해당 직원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 만일 이사당일 피해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30일 이내 신고 해서 보상을 받도록 한다.

한편 이사 할 때면 늘 안전사고 예방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겨우내 작동했던 보일러의 묵은 때를 닦으면서 철저히 정비하지 않으면 향후 사고가 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보일러 등 가스 점검은 필수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제일 신경 쓰는 계절 역시 바로 봄이다. 전체 가스 사고 중 40% 이상이 3~4월 해빙기에 집중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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