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물구나무서기, 즉 머리로 서기(살람바 시르사아사나)는 아사나의 왕이라고 불린다. 살람바(salamba)는 ‘받침대와 함께’를, 시르사(sirsa)는 ‘머리’를 의미하는데, 이 자세에서는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양팔을 바닥에 대고 양손을 컵 모양을 만들어 그곳에 머리를 받히고 다리를 들어 올려 바닥과 수직이 되게 하고 머리를 곧게 펴면 온몸의 무게는 팔과 머리로 쏠리게 되는 자세이다.

뒤집힘, 버둥거림, 반란, 방어, 두려움, 신성한 불꽃, 인식, 성장의 과정 등의 의미를 내포하는 살람바 시르사아사나는 요가 수련을 하는 수련생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성취하고자 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가끔 이 자세의 성취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아직 몸의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자세 연습에 돌입하다가 목과 어깨 손상을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요가는 집착하는 마음에서 멀어지는 수련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세에 대한 집착이 몸을 상하게 하고 그로 인해 요가 수련을 포기하는 결과를 도래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실로 인간의 어리석은 무지를 깨우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실감하게 된다.

머리로 서는 일은 단순히 감정만이 아니라, 말에 대해서도 명료한 마음을 선사한다. 말이나 생각의 강력한 암시 효과가 표면화되어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때로는 자기최면의 경계로까지 끌고 간다.

피가 뇌로 밀려들면서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하듯 이런 느낌이 습관적 사고를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다고 알려진다. 상징적인 이야기지만 땅에 뿌리박고 있던 우리들의 발이 하늘로 뿌리를 향하게 될 때 우리는가 얻는 자양분은 더 이상 지적이거나 철학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이다. 하늘에 뿌리를 둔다는 것은 신에게서 자양분을 얻게 된다는 것이고 그것은 스스로 확립한 이상과 도덕에 뿌리내림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가 살람바 시르사아사나를 수련하면서 균형과 용기를 배우는 동안, 이 아사나에서 느껴지는 중압감이 자신의 몸에 의한 것이고 인생의 짐 역시 자신의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물구나무서기의 육체적인 효과는 곧바로 드러난다. 몸이 내구력과 유연성을 얻고 동작은 우아해지며 안색이 좋아지고 전체적으로 건강해진다. 뒤집힌 자세로 인해 피가 머리로 흐르게 되면서 영양분과 여분의 산소가 뇌로 직접 공급된다. 머릿속의 모든 기관들도 덕분에 강해진다.

그러나 요가의 관점에서 볼 때 단지 이것들만을 위해 물구나무서기를 수련하는 것은 아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효과에 집착하는 수련은 결코 요가의 진정한 내면으로의 여행을 방해할 뿐이다.

우리가 땅에 뿌리를 잘 내렸다는 것은, 잘 발달된 현실적 지성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하늘로 두 발을 향하게 하여 뿌리를 두게 되면 영감이 현실의 적용을 시험하고 높아진 직관력은 우리의 새로운 복합 상황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높아진 의식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영감이 에고(ego)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에고(ego)는 사실상 모든 문제와 장애의 원인임을 알게 된다. 새로운 사고방식에 뿌리박음으로써 우리는 전보다 더 큰 융통성을 갖게 되는데, 보다 큰 인식이 우리를 내면의 빛으로 인도하지 않는 한 하나의 신념 체계를 다른 것으로 대치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이 자유와 자립을 받아들이고 안정을 얻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자유와 해방의 개념은 각자가 분명히 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자유든 열쇠는 내 손 안에 있다. 요가는 여러 가지 형태로 이 열쇠를 제공하며, 우리는 다양한 수련 방식을 통해 자유에 따르는 책임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물구나무서기의 강력하고도 신비한 측면은 육체 속에서 움직이는 프라나이다. 이 자세를 쉽게 취할 수 있을 때 어떤 영적인 상념이 떠오를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이 에너지를 의식하게 되면 땅에 뿌리박은 존재로서의 심리 상태를 벌충하여 삶의 매 순간이 기적이 된다.

우리 자신의 눈이라 부르는 아름다운 장치는 우리의 마음이 갖는 마법의 거울로서 우리의 심상을 보여줄 것이다. 그때 육체는 그저 당연시할 것이 아니라, 존중하면서 보살펴야 할 기적의 도구로 느껴질 것이다.

김유경 요가 칼럼니스트  efaav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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