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2025년 완전자율주행 버스가 도로에 등장할 예정이다. 2027년 구역 운행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2035년까지 자율주행차 보급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연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자율주행 서비스 제공 플랫폼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한 바 있다.

이달에는 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6G 차세대 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 공동연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카카오와는 카카오T 앱으로 호출하는 자율주행 택시의 시범 서비스를 올해 안에 출시한다. 특히 올해 연말까지 자율주행 기술 ‘레벨3’에 해당하는 ‘HDP’를 개발해 제네시스 G90에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플랫폼 스타트업 포티두닷 인수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미래 모빌리티 사업 분야로 낙점한 자율주행 기술 시장에서 스타트업 업체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2020년 로보틱스 스타트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두번째 경영권 인수다.

포티투닷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을 거친 송창현 대표가 2019년 세운 스타트업이다. 자율주행차, 드론, 배달 로봇 등의 미래 이동수단을 통합해 차량 호출, 물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플랫폼을 개발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모빌리티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포티투닷 지분을 각각 인수했다.

현대자동차는 포티투닷 주식 212만9160주를 취득해 지분비율을 55.9%로 높였고, 기아차는 포티투닷 주식 118만7106주를 1530억800만원 취득해 지분율을 37.3%로 확대했다.

IB업계 등에 따르면 이는 포티투닷의 최대주주인 송 대표가 보유한 지분 36.19%를 포함해 롯데렌탈, 신한금융그룹, 스틱벤처스, 위벤처스 등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인수 이전에도 포티투닷의 지분 20.36%를 보유한 주요 주주였다.

현대차그룹의 포티투닷 인수는 앞서 발표한 63조원 규모 국내 투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를 넘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위해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8조9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KT, 자율주행 기술에 '5G 50배 속도' 6G 활용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 인수 이후 활발한 자율주행 관련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7일에는 KT와 6G 자율주행 기술 공동연구 등을 포함한 차세대 통신 인프라와 ICT 분야에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실증사업 및 선행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KT는 ▲미래 사업의 시너지 창출 ▲상호 협력의 실행력 및 지속성 제고 ▲장기적인 파트너십 강화 차원에서 자기주식 교환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하기로 합의했다.

안정적인 통신망이 뒷받침돼야 원활한 기술 운용이 가능한 만큼 양 사는 M·E·C·A(Mobility service, Electrification, Connectivity, Autonomous) 실현의 기반인 ‘커넥티비티’ 분야 차량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KT와 손잡고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나선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더욱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6G 통신규격을 공동 개발해 차세대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6G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5G의 최대 50배에 달한다. 초 단위 이하 실시간 정보 수집 등 초대용량의 데이터를 더욱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AAM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의 기술적 안정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모빌리티·현대차 "올해 안에 자율주행 택시 시범서비스 출시"

카카오모빌리티와는 기술 상용화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 현대차와 카카오 모빌리티는 올해 안에 카카오T 앱으로 호출하는 자율주행 택시의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9일 현대자동차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자율주행 기술의 일상화를 앞당기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플랫폼을 활용해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인 '로보라이드'를 호출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도심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연내에 선보이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라이드를 카헤일링 서비스 '아이엠'을 운영하는 진모빌리티와 함께 서울 강남지역에서 호출해 승차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 서비스를 지난 6월부터 실시한 바 있다. 해당 차량에는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자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인 자율주행 4단계 기술(레벨4)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의 초석을 쌓는다. 향후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차량을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 범위를 확대해나간다는게 양 사의 계획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G90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 HDP 탑재

한편 현대자동차는 올해 연말께 처음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본격 평가받게 된다. 

현대차는 올해 안에 미국자동차공학회(SAE) 레벨3(조건부 자동화) 기술로 평가받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인 ‘HDP(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Highway Driving Pilot)’ 개발을 완료하고 제네시스 ‘G90’의 연식 변경 모델에 탑재할 예정이다. 

HDP는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시속 60km 범위 내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한 기술이다. 보행자나 자전거 등이 진입할 수 없는 고소도로 또는 간선도로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교차로 진출입 시 시스템이 스스로 가·감속을 실시해 운전자가 주행에 적극 개입할 필요가 없지만 자율주행 한계 조건 도달시에는 운전자가 대응해야 한다.  현대차의 HDP는 최대 시속 60km로 규제되고 있지만, 규제가 완화되면 시속 90~120km까지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연말 G90을 시작으로 내년 기아 EV9 모델과 현대차 아이오닉7 등에 HDP를 도입한 레벨 3 단계를 적용한다.

이에 더해 현대차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시 비상상황을 대비한 리던던시(Redundancy, 이중안전기술) 시스템 등 ‘레벨4’ 자율주행 요소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 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차량용 MDPS 제어로직 △자율주행 차량용 브레이크 제어 장치 △컷인 차량 충돌 방지용 자율주행 시스템 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 ADAS 표준 SW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모셔널 등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토부 “자율주행 기반으로 교통 체계 대전환”

한편 국토부는 올해 말 일본과 독일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부분자율주행차(레벨3)를, 2025년에는 완전자율주행 버스·셔틀을, 2027년에는 구역 운행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2035년 자율주행 신차 보급률 50% 이상을 달성하면 완전자율주행이 대중화된 것으로 간주한다.

국토부는 자율주행 본격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완전자율주행(레벨4)에 부합하는 제도를 2024년까지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보험 제도도 운행자 중심의 현행 체계에서 벗어나 운행자·제작사·사업자·인프라 운영자 등 관계에서 사고 책임을 명확히 한다.

운행 제도도 운전대 조작이 필요 없는 상황이 도래함에 따라 운전자 개념을 재정립하고, 면허·교통법규와 사이버 보안 등도 제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운전자 없는’ 대중교통이 등장할 전망인 만큼 기존 여객 운송 사업과의 공생을 위해 단계적 전환을 추진한다. 조성 초기 신도시, 농어촌 지역 등 교통 취약지역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후 도심 등 전국 단위로 단계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같은 로드맵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주요 과제 등을 내년까지 이행해야 하는 단기 과제, 2027년까지 가시적 성과 창출을 위한 중기 과제, 이후 지속 검토·추진이 필요한 장기 과제로 구분하고 이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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