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SK그룹이 10년 전 철수한 와인 수입 사업을 재개하며 와인 유통 시장에 진출한다. 신세계와 롯데, 현대백화점그룹에 더해 와인 시장이 4강 구도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모바일 인프라를 활용한 와인 플랫폼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앞서 SK는 2008년 SK네트웍스를 통해 주류수입업체 WS통상을 인수하면서 와인 수입·유통업에 진출했으나 2012년 와인수입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되면서 이를 매각하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 가운데 SK의 와인 시장 진출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SK그룹이 호텔&리조트 사업을 영위하는 SK네트웍스를 통해 향후 식음료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와인 수입은 이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SK그룹이 와인 시장에 재진출 하면 국내 와인 시장은 4강 구도로 재편 될 전망이다. 와인 수입·유통 업계에서는 당초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양강 구도로 경쟁을 벌이고 있었으나, 이는 올해 3월 현대백화점그룹이 와인 수입·유통 계열사를 출범시킨 후 재편되고 있다. 

현재 와인 시장에는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롯데쇼핑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관련사업을 주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미국 나파밸리에 있는 유명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를 2억5000만 달러(한화 2996억원)에 인수하고, 이어 3월과 6월 미국 출장 당시 이를 둘러보는 등 와인 사업 전반을 점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월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이지웰 공동 출자로 설립한 와인유통회사 ‘비노에이치’를 통해 유기농·프리미엄 와인 등 특화 와인 수입 판매에 나선다.

특히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34세 송기범 대표이사, 47세 김형석 현대그린푸드 외식사업부 총괄셰프, 43세 박인천 현대이지웰 재경실 책임 젊은 경영진에 회사를 맡겼다. 비노에이치는 이들 3명을 주축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2024년까지 연 30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롯데그룹은 지난 2020년 11월 와인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후 2021년 와인사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프로젝트W 팀’을 출범시키고, 같은 해 말 롯데마트 잠실점을 리뉴얼하며(제타플렉스)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선보인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에 나서고 사업목적에 ‘주류소매업’을 추가했다. 

대기업들이 와인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코로나19 기간 2030소비자들을 위주로 홈술(집에서 음주)족 등이 늘어나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졌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와인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5억5981만 달러(7227억원)를 기록했다. 2019년 2억5925만 달러(3346억원) 대비로는 115% 늘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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