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황인자 칼럼] 얼마 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성 격차 지수를 개선하는데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지 질의가 나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2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성 격차 지수 0.689로 세계 146개국 중 99위를 차지하였다.

여전히 세계 하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성 격차 지수는 여성가족부를 포함하여 정부의 노력만으론 개선되지 못한다.

경제, 교육, 건강, 정치 등 4개 분야를 망라한 글로벌 성 격차 지수는 세부 분야별 성 격차를 조사하는데 한국의 경우 교육(문해율, 초·중·고등교육율)과 건강(출생성비, 건강수명) 분야는 성 격차가 거의 없으나 경제와 정치 분야에 있어서 남녀 간 성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난다.

성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정치 분야로, 정치적 영향력 세부지표는 국회의원 여성비율, 장관직 여성비율, 국가수반 남녀재임기간, 이 세 가지이다. 장관직 여성비율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 여성비율과 국가수반 남녀재임기간의 성 격차 지수를 개선하는 데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치 다음으로 성 격차가 큰 것은 경제 분야다. 경제적 참여와 기회에 있어서 세부지표를 보면 입법자와 고위·관리직의 성 격차가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 임금, 소득 순으로 성 격차가 크다.

입법자와 고위·관리직의 성 격차는 국회의원 여성비율과 맞물리고 고위·관리직은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성 격차를 줄이는 것을 솔선수범하면서 민간에 대해서도 장려할 수 있을 것이다. 임금 및 소득 분야 성 격차 지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과 연계되는 측면이 강한데 정부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런데 개선의 속도는 아주 느릴 수밖에 없다. 성 격차가 해소되는데 앞으로 132년을 더 기다려야 된다는 세계경제포럼의 지적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정부가 아무리 유능한들 정부의 노력만으로 성 격차 지수를 단번에 개선할 수는 없는 것이다. 

황인자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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