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식품업계가 ‘모디슈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라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신조어다.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의 조리법을 기호에 맞게 바꿔 새로운 음식을 만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해 화제가 되면 식품업체가 이를 정식제품으로 출시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제품개발을 소비자들이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관련 비용을 아낄 수 있고, SNS레시피가 정식으로 출시됐다는 점에서 입소문을 타는 만큼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SNS 상에서 유명세를 얻은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너볶이(너구리+떡볶이), 오파게티(오징어짬뽕+짜파게티) 등 레시피가 대표적인 예다. 앞서 짜파구리 레시피가 화제가 된 이후 짜파게티가 농심 내 매출 2위 브랜드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주)오뚜기는 최근 진라면 볶음밥을 출시했다. 최근 SNS 상에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컵라면으로 만든 볶음밥 레시피가 화제가 되자 이에 착안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기존레시피사 컵라면 면발을 잘게 부숴 물에 불리고 밥과 대파, 계란 등과 함께 볶은 뒤 용기에 다시 눌러 담는 방식이었다면 신제품은 별도의 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 3분30초만 돌리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농심은 소비자들이 김과 깨를 넣은 제품을 제안하자 이를 '라면왕김통깨'로 구현해 출시했다.신제품은 구운 김 후레이크와 볶음 참깨, 고추기름 조미유로 차별화된 고소함을 더했다. 국물은 멸치, 대구 등 각종 해물과 야채로 시원한 맛을 살렸다.

제품명은 핵심 소재인 김과 통깨를 캐릭터화했다. 농심은 향후 캐릭터에 스토리를 부여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청년 김통깨가 식당을 운영하며 라면왕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한다는 콘셉트다.

삼양식품은 라면 브랜드 '불닭 볶음면'의 다양한 확장판을 출시 중이다. 불닭볶음면에 크림소스를 섞어 먹으면 맛있다는 소비자 레시피에 착안해 2017년 12월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대표적이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자 삼양식품은 2018년 5월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정식 제품으로 출시했다. 이후 치즈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 커리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러블리핫불닭볶음면, 불닭짬뽕 등 다양한 확장 제품을 선보이며 이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제품을 활용한 변형 레시피가 SNS상에서 어느 수준 이상의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맛 평가와 선호도에 대한 검증이 이미 마쳐졌다는 의미”라며 “업체 입장에선 시장 트렌드 파악-제품개발-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만큼 효율적인 생산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