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라면 3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엇갈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라면 제조 원가가 상승한 가운데 전체 매출 구조에서 라면 비율이 높은 농심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5% 감소했고,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호실적을 거뒀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증가했다. 특히 2분기 별도기준(해외법인 제외한 국내 실적) 영업이익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4% 성장한 1조4925억원을, 영업이익은 15.4% 감소한 38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28.9%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 상승은 국내 및 해외법인의 성장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는 주력 브랜드 판매가 늘었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법인은 현지 시장을 확대해 20.3%로 큰 폭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이익은 원부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원가부담 증가와 수출 비용 등 각종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인해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고, 이외 유가 관련 물류비와 유틸리티 비용 등 제반 경영비용이 상승해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뚜기의 연결 기준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47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한 7893억원, 순이익은 13% 늘어난 307억원을 달성했다.

오뚜기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067억2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1조5317억원으로 14.3%, 순이익은 861억2000만원으로 30.4% 각각 늘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와 간편식 등 주요 제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었다"며 "매출 증가 대비 판관비 비중이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들이 효과를 거둔 것이 영업이익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73억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한 실적을 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155.1% 증가한 276억원, 매출액은 73% 증가한 2553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은 해외 사업이 견인했다. 2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1833억원으로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국을 중국, 동남아 시장 중심에서 미주, 중동, 유럽 등으로 확대하고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등 현지 맞춤형 제품과 불닭소스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한 효과를 거뒀다. 

이에 올 상반기 수출액은 3000억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연간 수출액(3885억원)에 근접했다. 상반기 국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4% 성장해 720억원을 달성했다. 비빔밀면, 열무비빔면 등 여름 시즌 제품과 짱구 캐릭터 스티커 띠부실을 넣은 짱구 스낵, 불닭소스 등이 흥행한 영향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원가 상승 부담에도 영업력 강화,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 분기에 이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호실적을 거뒀다”며 “향후에도 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수익성 확보에도 힘써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라면업계는 올 하반기 중점 추진 전략으로 내수와 수출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농심은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 국내 시장은 장수 브랜드의 가치 제고는 물론 배홍동 비빔면 점유율 확대도 노린다.

건강기능식품과 식물성 대체육 같은 신사업도 전개한다. 글로벌 사업은 올 상반기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주 시장과 중남미 시장에 공급해 글로벌 시장 매출을 더 늘릴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는 만큼 올 초 가동을 시작한 경남 밀양공장을 통해 수출에 박차를 가한다. 총 2400억원이 투입된 밀양공장은 연면적 7만303㎡에 지상 5층 규모를 갖췄다.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사업의 경우 현지 마케팅 및 영업활동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현지 주 고객인 한국계 및 아시안계 수요에서 벗어나 월마트나 코스트코 같은 판매 채널 입점을 시도하고, 맞춤형 상품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 상반기에 프리미엄 전략을 활용한 신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올 하반기에는 신제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고급화 전략의 선봉은 지난 2019년 론칭한 프리미엄 HMR 브랜드 오즈키친이 맡는다. 오뚜기는 오즈키친을 통해 밥류와 면류, 스프류, 튀김류 등 맛과 품질을 앞세운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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