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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 자판기의 부활과 변신 어디까지인가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컨설팅학 박사) | 승인 2022.08.17 09:00

[여성소비자신문] 자판기는 시간적 정의다. 자판기(vending machine)는 돈을 넣고 지정된 버튼을 누르면 구매하려는 제품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기계라고 사전적으로 정의한다.

즉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대면접촉이 필요없는 사업형태를 의미한다. 최근 들어 사라져가던 자판기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와 맞물리면서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자판기의 대명사인 ‘커피’로 대표됐던 자판기는 그 모습도 고기부터 피자, 주류, 간식은 물론 약국, 반찬, 중고상품 등, 심지어 자동차까지 판매하는 다양한 아이템 마켓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나 코로나19이후 비대면적 소비환경에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직원과 접촉하지 않고 24시간 연중무휴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언택트 소비의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자판기의 진화는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자판기의 특성과 장점을 파악해보면 이만한 편리한 기계가 없다.

일단 사용방법이 편리하다. 소비자가 현금이나 카드를 투입구에 넣고 원하는 제품의 버턴만 누르면 1분도 안되는 시간에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구매에 따른 시간적 제약이 없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부각된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공급자 입장에서도 인건비는 물론 시간적 운영시간 제약이 없으므로 관리나 영업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자판기는 비교적 공간적 제약이 작기에 창업과 운영이 간편하며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없는 사업이라는 장점이 메리트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최초의 자판기의 역사는 어디서부터일까?

기원전 215년 고대 이집트의 신전에 있던 성수 자판기가 자판기 역사의 시작이었다. 동전을 넣으면 손잡이가 있던 접시에 떨어지며 레버가 밸브를 열고 물이 흐르게 되어있던 구조적 장치가 태초의 자판기 형태였다.

일본의 경우 1904년 우표판매 자판기가 생겼고, 유럽은 1700년 담배 자판기가 영국에서 최초로 소비자에게 선보였고, 미국의 경우 1888년 뉴욕철도역에 껌 자판기가 등장했다. 국내에 자판기가 처음 도입 된것은 1977년 롯데산업(현 롯데유통)이 일본 샤프(SHARP)로부터 커피자판기 400대를 수입하면서 시작되었다.

수입된 커피자판기는 지하철역사에 설치되었고 이후 급속하게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새로운 사업 형태로 성장했다. 하지만 자판기산업은 커피전문점과 편의점의 확산으로 성장동력이 하락되었고 사업자의 졸속 아이템 추가와 관리소홀로 소비자들로부터의 관심이 줄어들었다.

그러던 자판기가 AI(인공지능)중심의 4차 산업혁명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유통업계의 무인화, 자동화 바람, 그리고 코로나19라는 언택트 소비형태 변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산업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자판기는 점포에 대한 부담이 없이 전기만 공급되면 원하는 장소에 설치할 수 있고 직원 없이도 24시간 가동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다. 최근의 자판기는 IOT기술을 접목하면서 유통이 까다로운 신선식품까지도 판매할수 있도록 발달했다.

4차 산업혁명발달과 함께 소매(Retail)와 첨단정보기술(Tech)이 만난 “리테일 테크”가 활발히 사업화 영역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리테일테크는 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 전통적 오프라인 소매점부터 방문판매, 홈쇼핑, 이커머스 등 온라인사업에 이르기까지 전반적 유통시장에 ICT를 접목함을 뜻한다.

빅데이터, 러닝머신, IOT, AR/VR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들이 리테일테크에 활용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한 리테일테크중에서 가장 대표적 성장 아이템이 무인시스템이며 무인시스템은 키오스크, AI, 로봇과 같은 첨단기술이 직원을 대신함을 의미한다.

무인점포나 무인자판기는 기술집약적 산업이라 불려진다. 무인화, 비대면 추세가 확산 되면서 자판기사업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주로 커피나 음료등 식음료 판매에서 지금은 헬스,화장품,네일아트 심지어 고기자판기까지 다양한 아이템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 Markets)에 따르면 스마트 자동판매기 글로벌 시장은 연평균 1.3% 이상씩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17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커피나 음료를 넘어 자판기 종류 자체도 다양해졌고 신용카드나 스마트폰과 결합한 스마트 자판기로 진화하면서 산업 자체의 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색적인 자판기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반찬자판기나 야채 등 샐러드판매 자판기의 경우 생소한 아이템으로 주목받는 정도였으나 그 사용인구의 증가는 다른 자판기보다 성장속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정육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고기자판기도 등장했다. 편의점 미니스톱은 정육 상품을 24시간 내내 구매할 수 있는 정육자판기를 도입했다. 신선식품 회사와 콜라보로 정육자판기를 미니스톱에 입점하는 숍인숍 형태로 이뤄졌다.

약국도 자판기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0일 제22차 정보통신기술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화상투약기 스타트업 업체 쓰리알 코리아의 ‘일반의약품 스마트 화상판매기’ 등 규제특례 과제 11건을 승인했다.

이에 대한약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성, 코로나 유행으로 촉발된 비대면 시대에 약품 구입 절차 간소화 필요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사전 성인인증을 통해 주류구매를 자동 결제하는 방식의 AI 실내 주류판매기도 시장에서 인기가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홍대 등 대학가에서 시작된 꽃이나 생화, 드라이 플라워 자판기는 젊은 이들 사이에 새로운 편리성 구매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어마인드회사에서는 독립서점자판기를 통해 서적이나 ,노트등 문구류도 자판기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파라바라는 아이파크몰과 롯데마트에서 중고물품을 자판기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자판기로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여성들에게 폭팔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아이템인 네일아트의 경우 IT기술을 활용하여 사전에 디자인과 서비스방식을 프로그래밍하여 자판기로 시연하고 있으며, 직접 끓여주는 무인라면 자판기, 가정간편식 판매자판기와 더불어 부대찌개를 끓여서 제공하는 자판기 까지 상용화 되고 있다. 그 외에도 마스크전용 자판기, 해외복권 구매대행 자판기까지 등장했다.

또한 정부기관에서도 자판기를 활용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중구청에서는 재활용 캔,패트병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자원활용 인공지능 자판기를 운영한다. 해당 사업은 관내 설치된 자판기에 깨끗하게 씻은 캔이나 패트병을 투입하고 등록한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구민들에게 참여를 독려하며 자원의 재활용 측면에서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시행 결과에 따라 지지체로의 확산이 예상된다.

해외의 경우 자동차 자판기도 등장했다. 2012년에 처음으로 중고차 자판기를 만들어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카바나는 중고차 판매 업체로써 지금까지도 오직 자판기에서만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카바나는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10배 가까이 폭등하는 등 언택트 시대의 성공아이템으로 자리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기업 알리바바 또한 자동차 자판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얼핏보면 주차타워 또는 '포드'차량 전시장처럼 보이는 건물에서 포드의 SUV부터 머스탱까지 구입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는 프리미엄 차량, 페라리, 맥라렌, 람보르기니 등과 같은 스포츠카까지 자판기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오토반 모터스라는 중고차 판매업체에서 만든 자판기는 15층 건물에 4열로 정렬되어 있는 슈퍼카들의 모습은 장관이다.

자동차 온라인 마켓기업 '오토트레이 다른 자판기들과는 다르게 건물형태가 아닌 정말 자판기처럼 컴팩트한 모습이 특징으로  한 번에 차량 한 대씩 판매하는 방식으로 결제가 되면 유리문이 열리고 바로 차량을 운전해서 갈 수 있다.

이처럼 아이템의 진화는 자판기 시장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자판기의 상품유형은 끊임없이 다양화 되고 있다.

생과일쥬스자판기, 아이스크림자판기, 원두커피자핀기, 보석자판기, 랜덤박스자판기, 화장품 자판기등 새롭고 다양한 유형이 생겨났으며 상품에 대한 응용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전체 유형별 비율로 보면 음료자판기가 54%가량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가지고 있고, 자동서비스기기 28%, 티켓발권자판기 8%, 식품자판기 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접촉 쇼핑문화가 확산되면서 중고 밧데리등 다양한 제품들의 자판기가 등장,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자판기 보급대수는 미국, EU에 이어 세계3위다.

하지만 인구와 면적당 설치 대수로 보면 세계에서 자동자판기가 가장 많이 보급된 나라라 할수 있다. 그러나 일본 자판기 시장과 해외시장과는 설치장소나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이나 EU에서는 주로 자판기를 옥내에 설치되어 있는 한편, 치안이 좋은 일본에서는 옥외에 설치된 자판기가 훨씬 많다. 식품판매는 적지만 음료수를 비롯한 주류, 담배, 아이스크림, 생리대, 성인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옥외에서 구매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동판매기의 설치대수는 2000년대 560만대를 돌파했지만 그후 감소해 2020년말 시점에서는 404만 5800대로 전체의 56%가 음료류를 판매하며 자동정산기, 물품보관함 등의 자동기기가 약 3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는 상품의 다양성이 크게 늘어나 곤충으로 만든 쿠키/어르신 용품, 시리얼, 스포츠용품, 신발 등 아이템의 확장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판기시업의 명암은 극명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적 구매환경으로 자판기 사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나, 아이템의 한계와 소비자들의 소비기호도변화로 인한 자판기사업에 대한 성장동력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판기시장의 대표적 아이템인 커피, 음료, 스넥류, 일회용품등 기존 아이템들의 식상함에서 다양한 상품이 등장했으나 경쟁력을 말하기엔 아직은 한계가 있다. 특히나 법적 인허가사항과 관변단체의 이권 그리고 성인인식이 필요한 아이템 등 아직 자판기 산업이 성장하기에 넘어야하는 규제와 법적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자판기사업은 편리성과 적합한 공간적 접근성이 생명이다. 벤딩머신을 활용하는 셀프이용 방식이 편리한 세대나 구매환경에 지원되는 서비스적 영역도 해결해야하는 과제라 하겠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컨설팅학 박사)  icanbi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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