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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 사면으로 복권됐다. 이 부회장의 복귀를 통해 삼성은 대규모 투자를 다시 재개하고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따라 '뉴삼성' 구축에 닻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경제에 힘 보태 국민과 정부에 보답할 것”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일 광복절 특사 대상자 최종 의결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사면의 대상과 범위는 어려운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넓게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했다”며 “특별사면으로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사면 소감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기소돼 지난해 1월 징역 2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고 지난 7월 형기는 종료됐으나 앞으로 5년간의 취업 제한을 받아 경영 전면에 나서기 힘든 상태였다.

삼성, 대규모 투자 경영 재점화 전망

이 부회장의 사면으로 경제계에서는 무엇보다 삼성이 예고한 대규모 투자 경영이 다시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올해 초부터 반도체·모바일·가전 등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 및 인수합병을 예고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도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향후 5년간 450조원을 국내외 시장에 투자해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부문을 집중 육성하고 8만여명의 고용 규모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전면적인 경영활동 중단으로 인해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정체하고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인텔사와 대만 TSMC사 등이 몸집을 키우는동안 삼성은 미국에 제2파운드리 공장 건립 등을 검토했으나 오랫동안 원활한 마무리를 짓지 못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이 부회장의 전면 경영을 통해 의사 결정 지연 없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의 NXP, 독일 인피니언을 비롯해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 등을 인수 후보 기업으로 보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선점 본격화 예상

삼성전자는 1983년 메모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래 30년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3.9%로 1위다.

문제는 비메모리 시장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방식 따라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와 설계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로 나뉘고,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반도체를 포함하고 있어 비메모리 반도체의 종류가 더 다양하고 시장 규모도 매우 크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대만의 TSMC가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업계 1위 기업인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 175억29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분기(157억4800만달러)보다 11.3% 급등했다.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52.1%에서 53.6%로 확대되면서 TSMC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33.8%포인트에서 37.3%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에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비메모리 분야 선도를 위해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을 선포하고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등에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파운드리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공정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1세대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아울러 차세대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와 손을 협력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유럽 출장을 통해 지난 2020년에 이어 두번째로 네덜란드 ASML의 피터 베닝크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반도체 혹한기와 수급난 등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펼쳐온 네트워크 경영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언론 “삼성, 적극적인 경영 활동 기대”

해외언론들도 이 부회장의 사면 소식을 전하면서 삼성의 적극적인 경영을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부회장 복권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삼성에 새로운 자극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복권으로 이 부회장은 보다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경영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며 “삼성은 앞으로 인수합병 및 투자를 더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 부회장 사면을 통해 삼성이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이끌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적 혼란과 코로나19 등으로 촉발된 한국의 물류대란이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준법위 “국민과 국가경제 위해 더 큰 수고 기대”

삼성 준법감시위도 이 부회장의 사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16일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두고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 더 큰 수고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 계열사들의 준법 감시·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한 독립적·자율적 위원회다. 이 위원장을 포함한 6인의 외부위원과 1인의 내부위원으로 구성됐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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