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여행자에 적용되는 면세 한도를 상향하고 면세로 반입할 수 있는 술의 총량도 확대하는 등 면세 업계 지원책을 시행한다. 그간 이어진 지원책에도 면세업계의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또 한차례 지원에 나선 것이다. 다만 업계는 정부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입국 여행자에 적용되는 면세 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하고 면세로 반입할 수 있는 술을 1병에서 2병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19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5일 밝혔다.

면세 한도가 확대된 것은 2014년 이후 6년여만이다. 앞서 정부는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1979년부터 면세점 구매 한도를 제한해왔다. 이후 1988년 해외여행 자유화와 함께 이 한도를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높였고 1996년에는 원화에서 달러로 바꾸면서 400달러로 다시 책정한 바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여행자는 800달러 이상 면세품을 들여오거나 400달러 이하인 술 2병(2ℓ)이상, 담배 200개비(궐련 기준), 향수 60㎖ 등을 들여올 때 세관에 신고하고 관세, 부가가치세 등을 내게 된다. 

정부는 신속한 업계 지원을 위해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기간 이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추석 이전에는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조치 시행으로 면세점들의 숨통이 트일지 여부에 업계 안팎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실적 변화가 있을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그간 △출국 내국인에 대한 면세품 구매 한도(5000달러)해제 △전세계 최초 ‘면세품 역직구’ 허용 △내국인의 출국시 면세한도 해제 △면세사업장 임대료에 매출 연동형 요금제 적용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에 대한 면세품 구매 허용 △면세점 재고 상품의 일반 유통 허용 등 면세 업계 지원 조치를 추진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대책에도 면세업계의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면세점 총 매출액은 1조4615억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전인 지난 3월(1조6629억원)보다는 12% 감소 바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그간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출 90%이상 급감, 인천공항 사업장 포기, 시내 면세점 철수 등 앞서 겪어보지 못한 위기를 겪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휴가철을 맞았지만 고물가 흐름, 코로나 재확산세, 중국인 단체 관광객 부재 등 실적 회복의 걸림돌이 산적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이번 조치로 실적이 회복되기를 기대하지만 단기간 내 변화가있기엔 확대폭이 충분치 않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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