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윤석열 정부의 815 광복절 첫 사면을 앞두고 재계 인사 및 단체들이 입을 모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경제수장들의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후 취업제한이 지속 중이다. 국내에서의 경영은 물론 해외출장도 제한적이다. 신동빈 회장도 국정농단 등에 연루돼 지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현재 경영활동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등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는 현재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 명단을 추리고 있는데, 이번 달 말까지 대상을 확정한 뒤 8월 초 심사를 진행한다.

지난달 2일 대한상공회의소·전경련·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장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기업인들의 사면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 많은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기업인들의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노동개혁, 세제개선 등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활발하게 뛸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기업인들 사면도 적극 검토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기업인들의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우리 경제에 도움될 것"이라며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13일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사면 문제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면서 “가능하면 기업인에게 선처를 많이 해달라는 것이 항상 갖고 있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경제가 어렵다보니 좀 더 풀어줘서 활동 범위를 더 넓게, 자유롭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현재 경제위기와 관련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해본 적 없이 이자율을 내리고 돈을 풀었다. 중소기업 쪽에서 훨씬 더 어려움이 클 것”이라면서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체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곡물 값까지 올랐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는 침체 국면으로 흐를 것이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를 타개해야 하기 위한 방편으로 경제수장들의 사면을 언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제공=뉴시스

벤처기업협회도 25일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및 국민통합을 위한 경제인 특별사면 호소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물가 금리 환율의 3고 현상,반도체 대란이 촉발한 공급망 위기,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글로벌 복합위기 한복판에 서있고, R의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국민의 삶은 더욱 팍팍하고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없다면, 전 세계에 다가오는 초대형 경제위기 ‘퍼펙트 스톰’이 우리 경제의 기초를 흔드는위험요소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제인들이 투철한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보다 폭넓은 활동으로 신산업의 글로벌 시장 선점, 대규모 투자활성화, 혁신기술개발, 질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을 만들어낼 때, 당면한 위기 극복에 한층 더 가까워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 보편적규범에 어긋나는 파렴치범은 제외해야 할 것입니다만, 경제인들이 헌신과 사명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선봉장이 되게 함으로써 참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바란다.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경제는 이러한 이해와 포용의 통합을 바탕으로 더욱 탄탄해 질 것이다. 경제인들은 위기극복에 앞장서고 준법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의 사면은 현재 장미빛으로 전망된다. 먼저 국민적 요구 때문이다.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기업인 사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2%이 기업인 사면에 찬성한다고 답변해, 사면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37.2%)보다 많았다.

삼성의 준법 감시 활동을 벌이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이찬희 위원장도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고 한덕수 국무총리도 "처벌이 이뤄졌고 괴로움도 충분히 겪었다고 판단되면 사면하는 것이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국민적 눈높이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