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방산 기업들이 런던 인근 햄프셔카운티에서 18일 개막해 5일간 진행되는 세계 최대 규모 항공·방위산업 전시회 '판버러 에어쇼 2022(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2022)'에 참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 항공우주산업은 이번 전시회에서 KF-21과 국산 경공격기 FA-50 등을 선보였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항공우주기업들과의 업무협약에 나섰다.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도 UAM등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 중인만큼 글로벌 협력을 통해 개발중인 UAM기체를 선보이며 에어쇼에 참가했다. LIG넥스원은 이번 에어쇼에서 네덜란드 탈레스 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아항공방산소재도 에어쇼에 참가해 항공소재 기술력을 선보였다.

KAI, FA-50 등 전시...나토 회원국 공략 본격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번 에어쇼에서 국산경공격기 FA-50와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 소형무장헬기 LAH를 전시, FA-50의 유럽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 아래 수출대상국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 활동 중이다.

FA-50 경공격기는 30만 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을 보유한 세계적으로 성능이 검증된 국산 항공기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6개국에 납품됐거나 생산 중인 T-50 계열 항공기(FA-50 포함)는 230여 대에 달한다.

특히 KAI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이 첫 비행에 성공한 가운데 정부와 함께 영국 현지에서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을 총 1000대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KAI 안현호 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KF-21이 최초 비행에 성공한 어제(19일)는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역사적인 날"이라며 "KAI는 2200여 회에 달하는 시험비행을 통해서 KF-21의 완벽한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개발한 경공격기 FA-50을 향후 1000대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안 사장은 “이번 판보로 에어쇼에서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의 개념에 맞는 FA-50을 제시했다”며 “이를 통해 유럽 시장과 동남아시아 등에 200여대를 수출하며 이것을 발판으로 미국에 500대를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고등훈련기 시장에서 카이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중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기존에 없던 수요가 생기고 있고 문의가 많이 오는 등 수출대상국 관심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중유럽과 동남아시아 성과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이루고 이후 전 세계로 시장을 넓히면 1000대 이상 수출 달성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말레이시아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가 임박한 상태며 FA-50이 가장 유력한 후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내 계약이 성사될 경우 1차 18대, 2차 18대 등 총 36대 규모의 수출시장이 될 것”이라며 “필리핀 국방부는 반군 소탕작전에서 활약한 FA-50의 성능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FA-50PH 12대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또 “FA-50 1000대 수출은 매출 40조원과 후속군수지원 100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과 동시에 세계 2위의 전투기 생산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을 뜻한다”며 “이는 또 자동차, 철강에 이어 항공우주가 미래 먹거리로 확고히 자리 잡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 UAM·우주항공 소개...허니웰·사프란과 'UAM사업 위한 전략적 MOU'

한화에어로, 버티컬과 전기식 작동기 개발 공동협력의향서 체결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시스템이 판버러 에어쇼에 70여평 규모의 대형 부스를 마련하며 글로벌 UAM·우주항공·첨단 방산 시장 판로 개척에 나섰다. UAM과 방위산업 두 개구역을 통해 지상·공중·우주를 잇는 초연결·초지능·초융합 기술과 사업 역량을 선보인다. 한화시스템이 판버러 에어쇼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AM 존에서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 사와 공동개발 중인 '버터플라이' 기체의 실물크기 로터(대형 회전날개) 목업을 최초 공개한다. 버터플라이는 4개의 틸트로터를 전후방 날개에 배치, 1개의 로터가 고장나도 나머지만으로 안전 비행이 가능한 기체다. 

로터 내부 모터의 '전기추진 시스템', 최적 속도 틸트로터(Tilt-rotor·수직 이착륙 프로펠러 운용 시스템) 특허, 능동 진동저감 기술 'IBC(Individual Blade Control)' 등도 소개한다.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는 2023년 상반기 실물 크기의 무인 시제기 제작을 앞두고있다.

방위산업 존에서는 △한화시스템의 초소형 SAR위성 △저궤도 위성(LEO) 통신용 전자식 안테나 △한국형 전투기(KF-21) 탑재용 AESA 레이다 기술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와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MFR 등 대공방어체계 △국내 최초 항공기 생존장비 DIRCM(지향성적외선방해장비) 등 첨단 방산 제품을 전시한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주요 방산기업들과 UAM 사업모델 구체화 추진에도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우선 지난 19일(현지 시간) 에어쇼 현장에서 미국의 글로벌 방산·우주항공 기업 허니웰과 '미래형 항공기체(AAV·Advanced Air Vehicle) 체계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현재 개발 중인 1세대 기체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와 자율비행 및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2·3세대 미래형 비행체' 개발협력에 나선다. 이를 위해 △2·3세대의 AAV 분야와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 관련 사업협력 △국내외 시장 신규 서비스 발굴과 수요 창출 등에서 협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어 한화시스템은 20일(현지 시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프랑스 사프란 그룹과 군·민수 분야부터 미래 우주·모빌리티 산업까지 '전방위적 사업협력 강화를 위한 다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사는 △UAM 시장 확대에 필수적인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경제성·효율성을 갖춘 추진 시스템 △위성발사 서비스 분야 등에서 상호협력 가능한 사업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우주항공 산업 부문 협력을 보다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동완 한화시스템 UAM 사업부장은 "글로벌 UAM 가치사슬에서 주도적 위치를 선점하도록 기체개발·버티포트·교통관리서비스 개발 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 메이저 플레이어들과 함께 각사의 강점을 활용, UAM 시장에서 새로운 융합형 사업기회를 발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UAM 전문기업인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도 '전기수직이착륙기용 전기식 작동기 공동개발 및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전기식 작동기'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모터의 회전 동력을 통해 UAM의 각종 기계적인 동작을 제어하는 구동장치다. 주로 기체의 방향과 자세를 제어하는 비행조정장치 등에 적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버티컬이 개발 중인 4인승 에어택시 VX4에 적용될 전기식 작동기 개발 및 양산공급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향후 UAM 사업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현우 사장은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글로벌 UAM 시장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지위를 인정받았다”며 “그동안 각종 전투기 및 민항기의 작동기 공급을 맡아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판버러 에어쇼 첫 참가...정의선 회장, 롤스로이스·사프란 등 CEO와 면담

항공·방산업계 전시회인 이번 에어쇼에는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처음으로 참가했다. 현대자동차가 항공모빌리티 사업을 확장하고 종합 모빌리티솔루션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에어쇼 개최가 취소되며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에어쇼는 지난 2018년 이후 4년만에 개최됐다.

현대차그룹 미국 UAM법인 슈퍼널은 이번 에어쇼에서 전시 부스를 마련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중인 eVTOL(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의 내장 콘셉트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는 "첨단 항공 모빌리티가 대중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승객 경험부터 규제와 인프라까지 모든 조건들이 처음부터 함께 발전해야 한다"며 "슈퍼널은 현대차그룹 등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부품, 건설, 로봇 및 모빌리티 솔루션 등 50개 이상의 계열사 및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에어쇼에는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참가해 슈퍼널 부스를 찾은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CEO와 함께 부스를 둘러보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개발중인 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및 배터리 추진 시스템, 슈퍼널이 개발 중인 UAM 기체의 배터리 추진 시스템에 대한 공동연구를 2025년까지 수행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약으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미래 항공 업계에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특히 2050년까지 항공기의 배출가스를 ‘제로’화 하겠다는 항공 업계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롤스로이스 외에 프랑스 사프란사와의 업무협약에도 나섰다. 현대차그룹과 사프란은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AAM 기체에 탑재될 추진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밖에도 보잉 등 주요 항공 업체의 최고 경영진과 만나 AAM 사업이 나아갈 방향성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LIG넥스원, 네덜란드 탈레스사와 최첨단 무기 운용유지 체계 구축 협약

국내 방산업체인 LIG넥스원도 에어쇼에 참가해 글로벌 행보를 이어갔다. LIG넥스원은 네덜란드 탈레스 사와 ‘함정탑재 핵심무기체계에 대한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및 성능개선 분야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1998년부터 우리해군의 대형함정인 구축함에 탑재된 무장통제체계의 기술협력생산과 창정비를 추진해왔다. 2016년부터는 CIWS(근접방어체계·골키퍼)의 창정비 능력을 LIG넥스원이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하는 등 양사간의 협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권병현 LIG넥스원 C4ISTAR 사업부문장과 파스칼 수리세(Pascale Sourisse) 탈레스 수석부회장은 이번 MOU 체결을 통해 MRO 분야를 포함한 성능개선 분야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MRO는 무기체계의 안정적 운용유지를 위해 전(全) 순기간 운용유지, 수리, 창정비를 지원한다. LIG넥스원은 2022년 MRO 분야에서 3000억대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병현 LIG넥스원 부문장은 "무기체계의 수명 주기간 전투준비태세 향상, 성능발휘 보장, 군수지원 용이성, 개발 및 배치소요 기간 단축, 총 수명주기 비용의 절감 등을 위해 양사가 보유한 강점을 활용할 것"이라며 "당사의 정비능력을 해외로 수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아항공방산소재, 알루미늄 합금소재 등 선봬 

미국 알코닉사의 한국 내 생산기지를 지난 2020년 세아베스틸지주가 인수해 설립한 세아방산소재도 이번 에어쇼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잉 등 글로벌 민항기 용도의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공급하는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보잉 737, 767, 787 등 항공기 날개와 기체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압출·단조 및 방산 제품, 에어버스 A320, A330에 사용되는 항공용 인발 제품을 소개한다. 

민항기와 군용기에서부터 도심항공교통(UAM) 시제기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항공·방산용 알루미늄 합금소재를 세계 시장에 공급 중인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이번 전시회 참가가 한국의 항공소재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아항공방산소재 관계자는 “이번 판버러 국제 에어쇼 참가를 통해 세아그룹이 글로벌 항공소재 시장에서의 지위를 한층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지속적으로 해외 고객과의 수요 접점을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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