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4대강 보의 심각한 문제는 리베이트 때문

정부와 시공사는 현황도 파악 못한 채 출입통제만

수해를 막는다면서 시작한 4대강 사업의 실체가 베일을 벗고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에서는 4대강 보의 누수 및 보 구조물의 안정성, 강바닥 세굴현상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현황을 파악하기보다는 출입통제와 해명에만 급급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의 애매모호한 입장 표명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은 턴키 발주를 통한 비자금 조성.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4조원을 투입해 자연재해를 막고 국토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정부의 공약을 믿은 국민들은 망연자실하다.

낙동강 비자금은 빙산의 일각
시민단체 생명의강연구단은 2012년 3월 1일에서 3일까지 총 3일에 걸쳐 낙동강에 대한 공동조사를 실시했다. 그동안 논란이 되고 있는 강바닥 세굴 현상, 보 구조물 안전성, 수질 측정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이를 통해 창녕함안보 상류 등에서 세굴현상을 확인했고, 지속적인 보의 누수현상도 발견했다. 육안으로 확인되는 수질악화는 점차 상류 쪽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국토해양부는 2월 20일자 보도자료 ‘4대강사업 추진현황 및 최근현안’과 27일자 보도자료 ‘하상세굴에 대해 안전하게 보강할 계획’을 통해 최근의 4대강사업 문제점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이 자료에는 창녕함안보 하류의 세굴에 대한 해명만 있을 뿐, 상류의 세굴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과 언급도 없다. 또한 보 누수에 대해서도 1월 31일에 이미 보수완료가 됐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밝힌 것처럼 보의 누수현상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달성보에서도 조사단이 발견한 누수지점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파악조차 못한 채, 조사단의 지적 이후 보고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결국 정부는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러한 정부의 행태는 보 붕괴 위험성을 포함한 각종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2년간의 속도전은 결국 부실설계와 부실공사를 낳았다.

이러한 지적을 계속 외면해오던 정부는 뒤늦게 낙동강 사업과 관련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을 조사하고 나섰고 이제야 4대강 사업의 비자금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턴키제도는 비자금 조성의 경로
최근 경실련은 ‘노동자들 임금 떼먹을 수 없는 적정임금, 직접시공제 즉각 도입하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4대강 비자금 조성 경위를 밝혔다.

경실련은 4대강 비자금을 조성가능케 한 턴키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4대강 사업에 대한 사업비 검증과 함께, 적발업체에 대한 영업정지를 요구했다.

건설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할 4대강 공사비에 대해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온 대형원도급사 임직원, 하도급사 대표 및 공무원 등 10명이 검찰에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실련은 4대강 공사비의 상당 부분이 특혜제도 유지·재생산 및 극소수 정책관료들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불법행위는 비단 낙동강 24공구(칠곡보)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고질적 병폐로 고착해 돼 있다.

 

4대강에 대한 철저한 재검증 요구
경실련은 건설노동자들을 통해 입수한 통장사본을 통해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했다.

불법알선업자가 덤프노동자를 대상으로 가짜거래를 맺고 부풀린 금액을 지급한 후 차액을 되돌려 받거나 일도 하지 않은 덤프노동자에게 일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후 지급금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불법적 이득을 챙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4대강 사업비는 약 1.5배 이상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총 사업비 14조원 가운데 약 10조원 가량이 리베이트 명목으로 계산됐다는 말이다.

이 중 60%에 해당하는 금액이 턴키발주를 통해 시공순위 10위안의 건설재벌이 독점했다. 대형건설사의 로비와 특혜 구조로 4대강 사업의 턴키공사 낙찰률은 평균 90.5%로, 최저가공사 평균낙찰율 64%보다 25%가량 많이 지급됐다.

문제는 과다하게 지급된 공사비가 실제 공사를 수행한 건설노동자들에게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4대강 공사의 작업일보 집계를 통한 인건비 분석에서도 인력은 최대 38%, 건설장비는 최대 52%만 투입됐다.

원도급업체는 노임 1조원과 장비사용료 8천억원 등 1조 8천억원을 부당이득으로 챙긴 것으로 추정되며 이같은 차액 중 상당부분이 이번 사건과 같이 비자금 및 로비를 위해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원청 대기업에 지급된 선급금이 일한 일선의 노동자들에게는 지급되지 않은 불공정하도급거래 행위를 국무총리실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의뢰 했지만, 이에 대해 여전히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은 담합, 설계평가는 로비에 의해 결정
오랫동안 턴키에 의한 낙찰자 선정 방식은 이미 수년간 각종 로비 문제가 불거지며 건설 병폐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가격보다 설계점수가 낙찰자 선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에 평가위원들에 대한 건설업체의 로비가 만연하고, 건설업체들은 로비자금 확보와 이윤 극대화를 위해 가격담합, 들러리 입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왔다는 의혹이 증폭 돼왔다.

설계시공일괄입찰방식인 턴키제도는 가격과 설계평가로 나뉘어 이뤄진다.

그러나, 가격은 대형건설사들의 담합에 의해 부풀려지고, 설계평가는 설계심의위원들에 대한 로비력 경쟁으로 결정되고 있다.

설계분과 심의위원이 특정 업체에 높은 점수를 주는 식으로 낙찰자 선정이 이뤄져왔기에 담당직원을 심의위원별로 배정, 식사 대접과 골프접대 등을 하며 상시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특히 턴키입찰이 로비력을 가진 대형건설사들의 독과점으로 이어지고 이는 필연적인 부패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송현아 기자  wsobi@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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