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건설업계가 국내외 업황 부진에 고전 중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침체했던 2020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 하락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해외 수주의 경우 전체 건수는 늘었지만 대형프로젝트 수주가 줄어들면서 상반기 수주액이 전년 대비 18% 줄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6월 CBSI가 전월 대비 18.7p 하락한 64.7p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CBSI는 지난 4월 16.1p 하락한 뒤 5월에 13.9p 상승했으나, 6월에 18.7p 하락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18.7p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 우려가 가장 심각했던 2020년 1월 기록한 20.5p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64.7p도 2020년 60.6p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설업계가 느끼는 경기 상황이 최근 2년 사이 가장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같은 경기 체감의 원인으로는 유가 및 원자재가격 부담 가중,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심리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7월 지수는 전달 대비 8.9p 상승한 73.6p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70선 초반대에 불과해 업황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도 전년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주 건수는 늘었지만 대형 프로젝트 수주 실적이 부진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6월30일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약 120억3972만 달러(한화 약 15조6348억원)다. 이는 전년 동기 147억4677만달러 대비 약 18% 줄어든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수주 건수는 274건으로 전년 동기(245건) 대비 12% 증가했다. 국가 수도 114개국에서 119개국으로, 업체수도 487개 업체에서 543개 업체로 늘어났지만 수주액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10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프로젝트 실적이 유독 부진했다. 실제로 올해 공사규모 10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공사 수주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2월 러시아에서 수주한 11억4260만달러 규모의 발틱 화학 플랜트 프로젝트가 유일했다.

지역별로도 수주액에 변동이 있었다. 올 상반기 중동 지역 수주액은 전년 동기(41억2753만 달러)의 68% 수준인 28억583만 달러에 불과했다. 태평양 및 북미 지역 수주고는 지난해 상반기 15억1167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억7889만 달러로 12% 수준까지 급락했다. 중남미 지역 역시 전년 동기(5억2298만 달러)의 35% 수준으로 감소한 1억8099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다만 유럽 지역은 올 상반기 19억789만 달러를 수주해 전년 동기 19억9444만 달러 대비 하락 폭이 좁았다.

아시아 지역은 올 상반기 67억3403만 달러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64억6442만 달러) 수주액을 넘어섰지만 성장 폭이 미미했고,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전년 동기(1억2571만 달러)의 두 배 수준인 2억3208만 달러를 수주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다. 

하반기에는 중동 지역의 보수적 사업 발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 국제 경제상황 악화와 후발주자들과의 치열해진 경쟁 등도 영향을 끼쳐 부진한 경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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