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남북교류협력위원회와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실이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6·25 전쟁 제72주년 기념 시 낭송회를 개최했다.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장의 특강 및 실향민 1세대 여성 시인인 최금녀 시인의 공초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망향시 낭송 등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조순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남북교류협력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앞날에 평화와 통일이 드리우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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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제 6·25 72주년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의 참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문제, 유가 인상, 곡물 수급난 등 전 세계가 어려움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전쟁이 다시 있으면 안 되고, 우리는 평화를 마련해야 한다”며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는데, 남북관계가 현재 매우 어렵다. 서해 공무원 사건, 천안함 사건, 내년 20주년을 맞이하는 연평도 사건 등의 가운데서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진행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남북이 적대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느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독일 통일도 신기능주의적인 접근을 통해서 역사적인, 시대적인 소명을 다한 사건이 아니겠나. 우리가 북한을 경계하고 또 조심 하면서 (이산 가족을)기리고 교류협력을 계속 증진하는 이런 자리가 통일을 앞당 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허명 회장은 “날씨와 계절은 변함없이 바뀌고 또 바뀌고 있는데 우리 한반도는 아직도 긴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향민들은 망향의 아픔에 지쳐 살아가고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국민들의 갈망은 점점 깊어가고만 있다”며 “올해로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2주년이 되는 해다. 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통일을 이룬 지 32년이 지났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휴전 상태에 머물러 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과 또 북한 주민 모두에게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만큼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대북 정책으로 모두의 아픔을 식혀 줄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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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 낭송에 앞서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장의 특강이 진행됐다. 이 소장은 “지난해 TV에 김정은이 식량난에 시달리는 평양 시민들을 위해 본인의 개인 비축 식량을 풀라고 지시한 일이 있었다. 이는 핵심 계층이 모여사는 평양에서도 식량 보급이 원활하지 못할만큼 북한의 문제가 심각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중국의 봉쇄가 심해져 (북한에서 이탈하고 싶은 주민들이)북한 체제를 벗어날 수 없는, 참상에 가까운 상황이 (북한 내부에서)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북한 방송을 통해 김정은이 나와서 회의하고 미사일 앞에 서있는 모습들, 평양의 잘 꾸며진 모습들만 보기 때문에 착시 현상을 겪는것”이라며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김정은이 제 7차 핵실험을 진행한다지 않나. 언제 할지는 미정이어도 준비는 다 마쳤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지난 2018년 1월에 신년사에서 ‘앞으로 남북 관계, 평창올림픽에도 참석하고 잘해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후 4·27 판문점 선언에 이어 6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갖기 위해 5월에 기자들을 초청해 함경북도 풍계리 길주 갱도를 폭파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게 다 쇼였던 것”이라며 “입구만 무너뜨리고 이번에 4개 갱도가 전부 복구돼서 실험 준비를 마쳤다 것이다. 심지어 ‘핵은 미국을 겨냥한 거지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 대통령도 있었지만, 김정은은 지난 23일 당 중앙위 군사위 확대회에서 ‘전선 부대 작전 임무에 중요한 군사행동 계획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곧 서울이나 남쪽을 겨냥한 전술핵을 배치하겠다는 의미다. 자그마한 소형 핵폭탄을 이제 남한을 겨냥하는 포에 장전해 한반도를 핵 사정권에 놓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소장은 “이외에도 우려되는것이 북한의 코로나인데, 북한이 이전에는 하루에 30만 명씩 걸린다고 발표했으나 최근의 확산세는 확진자 7000명 (누적)사망자 73명 수준이다. 472만명이 발병 했는데 73명만 사망했다면 믿어지시겠나. 치사율이 0.01%이다. 우리보다 의료 시스템이 잘 돼 있고 국민 건강이 좋다면 모르겠지만 북한 주민들의 건강 상태와 열악한 의료 환경, 백신을 맞은 이들이 없다는 점, 황해도 해주 등에서 ‘급성 전염병’이라고만 밝히는 전염병이 발병한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며 “여기에 태풍 장마철도 겹쳤으니 문제일 것이다. 우리 수준에서는 그냥 강의 수위가 조금 높아진 정도라도 북한은 그것으로 몇십명이 죽고 농경지가 잠길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가운데 엘리트 탈북, 유학형 탈북이 북한의 고위층 자재들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다. 뇌물을 써서 유학을 보내고 대사관을 통해서 탈북시키는 부모들의 판단은 뭘까. 평양에서 김일성 대학교 나와봤자 후에 북한에 문제가 생기면 이 아이가 제대로 사람 구실을 못하겠구나, 외부에 가서 배워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으로 지금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늘 여성 지도자분들이 모이셨다. 탈북민의 70~80%가 여성인 점을 들어생각하면 자녀 교육을 위한 엄마의 열정과 자식들을 굶기지 않겠다는 일념, 변화에 민감한 특성 등이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저는 개인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두 가지 숙제를 진것 같다. 우선은 ‘남북 정상회담은 왜 진보 정부만 했을까’라는 점이다. 보수 정부도 정상회담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부분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원래 남북 정상회담을 처음에 약속했던 건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이었다”며 “또 퍼주기보다 잘 주기를 했으면 좋겠다. 국민 여론 지지를 받으면서 누구나 동의하는 대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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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시 낭송회가 진행됐다. 이날 낭송회의 작품을 집필한 최금녀 시인은 1939년 함경남도 영흥 출생으로 1962년 자유문학에 소설이 당선되었고 1998년 문예운동을 통해 등단했다.

4선 국회의원, 장관, 헌정회장 등을 역임한 신경식 전 국회의원의 정치가 아내로 지내던 도중 어린 시절 가졌던 문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시인으로서의 창작 활동에 나섰다. 8권의 시집과 두 권의 시선집을 포함해 11권의 책을 발간 했다. 한국시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펜자문위원, 한국여성문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한국 여성문학상, 공초문학상 등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날 권갑하 한국문인협회 부 이사장은 “최금녀 시인은 삶의 근원에 대한 섬세하고도 심리적인 탐색과 본연적인 근원을 사유하는 깊은 언어적 자의식으로 신세계를 흡착해 왔으며 자신의 내면에 기울이는 신인의 예지와 더불어 생성과 소멸 사이에 놓인 존재에 대한 극한 응시와 성찰도 보여주고 있다는 문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번에 공초 문학상을 수상한 ‘서쪽을 보다’는 서정시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작가 특유의 감성과 문체로 실적 훈련의 폭을 드넓게 열어가고 있다는 좋은 평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최 시인은 “6·25가 엊그제 지나갔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통일을 그 누구보다도 열망하는 실향민 1세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실향민들은 통일이라는 말만 들으면 당장 통일이 되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무도 이해 못할 것이다. 이북 5도청이라는 곳이 있다. 아마 여러분은 잘 모르실 테지만 통일을 대비해서 북한에 있는 함경남북도 평안남북도 황해도 이런 5개 도의 행정부 관청을 만들고 사실상 도지사가 있는, 행정업무를 하는 곳이다. 저는 1세대, 약 12살에 북한을 탈출해 나온 실향민이라 우리들끼리 모이면 국민의례를 하고 도민회를 한다. 그러면 마음 놓고 평안도 함경도 사투리를 사용하고, 남남끼리라도 친척이나 만난 것처럼 유쾌하고 반가워 여기가 평양인지 함흥인지 헷갈리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끔 탈북민들이 ‘남북한이 각자 이렇게 살지, 통일을 하면 경제적 손실이 나서 싫다’는 말을 하더라. 그런 말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몇 나라 중에 하나로 남을 것이고 영원히 북한 땅은 남의 나라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소원도 유언도 통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후세들에 남겨줘야 할 커다란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시 낭송회에서는 도라산역, 오장동, DMZ저편 등 최 시인의 작품이 낭송됐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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