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29일부터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에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국내 면세품을 살 수 있게 됐다. 기존 국내 면세 업계 주 고객이던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의 수요를 온라인 방문객들이 대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3월 면세업계 지원책의 일환으로 한국에 방문하지 않은 외국인도 국내 면세점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판매 방식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이날 미국, 중국, 일본 등 9개국을 대상으로 역직구 플랫폼을 오픈한다. 해당국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이라면 한국 방문 이력이 없어도 인터넷면세점을 통해 설화수, 라네즈, 정관장 등 220여 개 브랜드 3000개 품목을 구매할 수 있다.  아마존, 쇼피, 티몰 등 현지 플랫폼에서 같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5∼2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70달러 이상 구매시 무료 배송을 진행한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은 중국 물류 플랫폼인 알리바바 자회사 ‘차이냐오’와 업무협약을 맺고 7월 중으로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에 국산품의 역직구 해외판매 서비스를 오픈한다. ‘차이냐오’가 한국 내 물류 작업부터 중국 내륙까지 신라면세점 상품 배송을 모두 담당한다. 신라면세점은 국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위주로 300여 종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면세품 역직구’인 이 같은 방식은 글로벌 면세업계 가운데서도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하이난 면세특구에서 내국인에게 한시적인 온라인 면세품 구입을 허용한 바 있지만,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와는 다르다. 

정부가 면세품 온라인 역직구를 허용한 것은 국내 면세업계가 코로나19 확산 직후부터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 등 실적 타격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에 대한 면세품 판매, 43년만의 면세품 구매한도 폐지, 면세 판매용 명품 재고의 일반 판매 등 다양한 시도에도 면세업계의 실적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각국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확진자 수가 감소한 이후 하늘 길의 빗장이 풀렸지만 관광 수요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고(高)환율 흐름이 겹치면서 면세 가격이 일반 유통채널 판매 가격보다 비싸진 점도 문제다. 앞서 국내 면세점에 코로나19 발병 이후 2년 만의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 등이 방문하기도 했지만 그간의 손실을 메우고 매출을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4536억 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1150억원 줄어든 상태다. 앞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1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신라면세점은 흑자를 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면세점 업계의 2021년 전체 매출은 17조8334억원, 2020년 전체 매출은15조5051억원으로 코로나19 발병이전이던 2019년 24조8586억원에서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확산 첫해 신라·신세계·롯데면세점 등 ‘면세 빅3’ 3개사의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96% 이상 급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판로를 개방한데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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