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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안주인, 의문의 SK 지분 매각
고승주 기자 | 승인 2014.02.14 16:23
 
   
(좌)노소영 관장 (우) 최태원 회장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지난 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자신이 보유하던 ㈜SK지분을 전량 매각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SK(이하 SK)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이자 지배권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회사의 중요도에 비해 판 매각량은 그리 많지 않다. 애초에 지분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전체 지분율로 봤을 때 0.05%(1만9054주)정도다.
 
논란은 SK그룹의 늦장 공시에서 발생했다. 노 관장이 지분을 매각한 시기는 2013년 4월18일의 일이다. 하지만 SK그룹은 8개월이나 지난 12월 23일 전자공시에 매각사실을 기재했다. 공시 법규를 어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금융감독원은 문제없다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정말 의아한 점은 노 관장의 주식 매각 시점과 가격이다. 
 
1월 3일 한때 19만원까지 솟구치던 SK주가는 서서히 하향세를 타고 내려와 4월 17일 최저점인 14만1000원을 찍으며 주저앉았다. 노 관장이 주식을 매각한 건 바로 이 시점으로 4월18일 종가가 14만50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수료 등을 제하면 27억원의 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SK 주가는 반등세를 치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2013년 10월 단숨에 20만원 선을 찍은 후 SK 주가는 다시 하향국면에 접어들어 올해 2월 중순 16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두 달 정도만 기다려 매각했다면 약 31억원, 10월 초반에 매각했다면 38억원의 이익을 얻었을 것이다. 하필 최저점에서 판 탓에 노 관장은 최대 11억원이나 되는 차익을 놓쳤다. 
 
돈도 돈이지만, 헛된 손실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재벌들이다. 아무리 그룹 경영과 무관한 그녀라지만, 당시 애널리스트들도 맞췄던 반등세를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지분을 팔았다. 뒤집어 보면, 노 관장은 2013년 4월, 그때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위기에 처한 노태우 일가 
 
당시 노소영 관장의 집안은 큰 곤경에 처해 있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7년 불법 비자금 수사로 2628억원 추징을 선고받았고 231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완납했다. 그는 나머지 돈을 각각 자신의 동생인 노재우 씨와 사돈가문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금액은 각각 120억, 654억에 달한다. 
 
하지만 양 측은 환수를 거부한다. 노재우 씨는 아들이 보유한 회사에 헐값으로 부동산을 팔았고, 신 전 회장 역시 추징이 아닌 기부금 형태로 바꾸려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1년 노 전 대통령의 외아들 노재헌 씨와 신 전 회장의 딸 신정화 씨가 이혼 소송에 돌입한다. 두 부부가 2013년 5월 정식이혼하면서 노-신 사이엔 돌이킬 수 없는 금이 간다.
 
이 사이 노 전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전립선암으로 치료를 받은 후 2008년부터 소뇌 위축증이란 희귀 퇴행성 질환을 겪고 있다. 회복은커녕 막을 방법도 없는 병이다. 
 
2011년 12월 노 전 대통령의 폐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악화돼 산소호흡기에 의지한다는 소식이 퍼졌고, 2013년 8월과 10월 잇따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평소 자주 천식과 기침, 고열에 시달렸다고 알려졌다. 병원 측은 위중하지 않다고 전했지만,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입원사실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병원 특실병동은 환자가 원할 경우 입원 및 치료 사실을 철저히 숨겨 준다. VIP 전용 통로,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의료진에게도 함구령이 떨어진다. VIP 전용 병동 출입은 보안 요원의 엄중 통제를 받는다.
 
환자들 역시 지켜야 하는 수칙이 있다. 국민건강보험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을 이용하면 공단 전산에 치료내용이 드러난다. 카드도 이용할 수 없다. 하루 수백만원의 병실료, 막대한 치료비를 현금으로만 내야 한다. 중환자인 경우 일주일에 억 단위의 돈이 우습게 사라진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노 전 대통령은 반란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재산 대부분을 추징당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역시 박탈당해 연금도 받지 못한다. 세상을 떠날 경우 국가 장 역시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병원비나 장례비는 가족의 몫이다. 장남 노재헌 씨의 경우 신정화 씨와 이혼 후 재산분할조정 건으로 함부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다. 그는 노 관장이 설립한 한중문화센터 원장직을 제외하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사실을 가리키고 있다. 2013년 4월 당시 노 전 대통령 가족들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장녀 노소영 관장과 사위 최태원 회장뿐이란 것이다.
 
이혼과 재판
 
최태원-노소영 부부의 사이는 그리 좋지 않다고 알려진다. 둘은 미국 유학 시절의 인연으로 맺어졌다고 밝혔지만, 정략결혼이란 해석이 대다수다. 
 
최 회장은 회삿일과 사업으로 바빴다. 나쁜 일도 많았다.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로 인한 유죄 확정, 소버린의 적대적 인수 방어전에서 본 1조원의 피해. SK가 석유화학, 에너지, 통신이란 튼튼한 수익창구를 가지지 않았다면 쓰러지고도 남을 피해였다. 
 
노 관장은 재벌 안주인들과 달랐다. 전직 대통령의 딸이란 자부심 탓인지 다른 재벌 부인들처럼 숨어 살지 않았다.
 
‘미디어 아트’의 창시자, 2010년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 총괄 감독, 다수의 이름이 그녀를 지칭했다. 남편이 비자금 수사를 받을 시점에도 그녀는 더 화려하게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자신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2012년 6월의 최-노 이혼설도 그 무렵의 일이다. 최 회장과 돈독한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최 회장이 결혼으로 고통스러워한다고 언론에 고백한다. 검찰 수사를 받은 최 회장에게 노 관장이 위로는커녕 힐난했고, 최 회장이 충격과 배신감으로 이혼을 결심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A 씨는 노 관장이 이미 7~8년 전부터 최 회장에게 이혼을 요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7~8년 전이면 최 회장이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시점이었다.
 
2013년 4월 노 관장의 태도가 돌변한다. 최 회장의 항소심 공판에 꼬박꼬박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9월 남편이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자 눈물을 흘렸다. 11월 최종건 SK창업주 추모식에도 나섰다. 진심이야 무엇이든 최 회장을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버지가 어려울 때에 이뤄진 무리한 SK지분 매각, 때마침 이뤄진 최 회장에 대한 헌신. 2013년 4월을 중심으로 벌어진 일들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SK의 급성장
 
SK그룹은 전두환-노태우 정권을 기점으로 급성장한 기업이다. SK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 에너지, 통신의 기틀이 모두 이 시기 만들어졌다.
 
12.12군사반란 직후 전두환 정권은 재계 50위권 안팎에 맴돌던 선경그룹(SK의 모태)에 대한석유공사를 팔았다. 선경그룹은 노태우 정권 말기 제2이동통신사업자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사돈 특혜라는 국회의 반발에 자진 포기한다. 
 
그러자 노태우 정권은 우수한 인프라와 주파수 품질을 가진 한국이동통신 민영화를 추진한다. 선경그룹은 김영삼 정부 직후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성공한다. 여기서 엄청난 특혜가 생기는데 정부는 한 푼의 이자도 없이 인수대금을 5년 후로 미뤄줬다. 
 
선경그룹은 20년간 막대한 통신 인프라를 만들어온 한국이동통신(현 SKT)을 이용해 곧바로 무주공산인 이동통신 시장을 점령해갔다. SKT는 국내 이동통신 점유율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4조원의 현금흐름, 1~2조원의 순이익 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의 비자금 재판은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 최근 재벌총수들이 일찌감치 죄를 인정하고 손해액을 갚아 집행유예를 받고 있는 것에 비해 최 회장 측은 동생 등 주변 인물들을 범인으로 지목하며 철저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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