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공동취재단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실용급 자력 발사가 가능한 우주강국으로 도약했다. 고종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누리호로 이제 첫 발걸음을 뗐다. 우리가 우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한국, 7번째 세계 우주강국 반열...30년 연구도전 ‘결실’

21일 한국이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로켓) 누리호의 2차 발사가 성공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목표 궤도 700㎞에 도달한 뒤 성늠검증 위성과 위성모사체를 안정적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누리호의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로 진행하고 발사체 핵심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우주강국으로 한걸음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발사체 자력발사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9개이지만, 무게 1t 이상의 실용급 위성 발사가 가능한 국가는 6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은 누리호 사업을 통해 세계 일곱 번째 중대형 액체로켓엔진 개발, 우주발사체 엔진개발 설비 구축, 대형 추진제 탱크 제작 기술, 독자 발사대 구축 기술 등을 확보했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 때 첫 목표 고도(700㎞)에 도달했으나 최종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3단 엔진이 조기 연소되면서 목표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것. 이는 비행 중 진동과 부력에 의해 헬륨탱크가 하부 고정부에서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1990년부터 2003년까지 과학로켓(KSR) 개발에 주력하며 고체로켓 운용 기술부터 시작해 액체로켓 발사로 진화해 왔다. 이후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경우 100㎏ 소형위성 발사체로 러시아의 엔진을 사용해 온전히 ‘대한민국의 것’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나로호는 두 번 실패 끝에 2013년 발사에 성공했다.

나로호의 발사 성공 노하우를 토대로 드디어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시킬 수 있는 누리호 발사체를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했다. 2010년 3월부터 시작한 누리호 사업에는 총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개발에 3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누리호 제작에 참여한 국내 300여개 기업들로는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엔진을 생산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대를 제작한 현대중공업 등이 있다.

윤 정부 ‘우주강국 도약’ 지원 정책도 탄력

누리호의 발사 성공으로 윤 정부가 제시한 ‘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구체적 지원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는 미래 우주 분야 핵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차세대 발사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 기술을 확보하고 공공기관이 확보한 우주 관련 기술의 민간 이전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형 항공우주국(나사·NASA)을 목표로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한다. 항공우주청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위사업청, 항공우주연구원 등 각 부처에 흩어진 우주 정책 업무를 모아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 우주 산업 전담기구 역할을 맡는다.

항공우주청이 설립되면 달 탐사선 발사, 달 착륙선 개발,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 등 우주 개발 선진국들과 공동 협력을 통해 국내외 우주 개척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도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통과 됐다. 이로써 민간 기업의 우주 산업 참여 기회도 확대된다. 법안에는 우주개발 기반 시설 확충 및 개방 확대, 우주개발 사업에 계약 방식 도입, 우주 신기술 지정 및 기술이전 촉진, 우주분야 인력양성 및 창업 촉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우주산업클러스터'를 지정할 방침이다. 또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기술을 우주 신기술로 지정하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 지원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한민국은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우리가 만든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린 세계 7번째 나라”라며 “정부는 2027년까지 4번의 추가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기술적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8월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를 발사하고 국제 유인우주탐사사업 아르테미스에도 참여하면서 우주 개발 역량을 키워나가고 우주산업클러스터 육성과 재정, 세제 지원 등 다양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영계 “주도적 우주개발 사업 실현” 기대

경영계도 누리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면서 우주개발 사업의 적극 추진을 기대했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갖춘 7번째 국가로 입증되면서 앞으로 주도적으로 다양한 우주 개발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주산업은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릴만큼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민간의 창의성과 혁신성이 결합해 이룩한 성과이며 이를 계기로 우주강국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2010년부터 13년간 누리호 성공을 위해 힘쓴 연구진을 비롯해 관련된 모든 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설계부터 제작, 발사까지 모두 순수 국내 기술로 이루어진 누리호의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누리호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과학 분야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으로 이어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